어떤 미소

D-29
자유분방한 프랑스 여류 소설가의 글을 한 번 접해보자. 나는 어떤 경계 없이 자유로운 생각을 그대로 적은 글이 좋다. 이것저것 잰 다음에 쓴 글은 읽으나 마나다. 그 글은 그 사람 말고도 해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떠오르는 개인적인 생각을 그대로 적은 글을 나는 자꾸 접하고 싶은 것이다.
일본은 그래도 우리와 정서가 잘 맞는데 프랑스는 안 그런 것 같다.
감기 기운이 계속 나를 지배하고 있다. 차라리 온도가 심하게 낮으면 감기가 안 온다.
젊은 여자가 쓰는 글은 잘 이해가 안 간다. 그러나 같은 또래의 남자(나라도 같은)가 여자에 대해 쓰면 이해가 너무나 잘 간다. 당연히 나와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글을 읽다가 이해가 안 가는 게 많다. 그러면서 잠시 드는 생각을 나는 여기에 토하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서양은 안 한다. 그래서 정서가 우리와 안 맞아 공감하기 힘들고 그들의 소설을 읽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게 그냥 정서가 안 맞는 것이고 그들이 더 심오한 것도 아니다. 공감하기 힘드니 실은 남는 것도 없는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따라가고 문구 한 구절에 신경을 꺼버리자. 그러면 오히려 헷갈린다.
나는 읽는데 느낀 점을 적는 게 아니라 잘 읽어나가는 기술만 기술하고 있다.
역시 마광수 글이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서양 소설은 직접적으로 안 쓰고 관념적으로 쓰는 것 같다.
서양 소설은 이야기 전개와 상관없을 것 같은 것들을 말한다. 그래서 와 닿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이 이럴 줄 알았다.
아이를 잘 기르는 여자가 있고 잘 못 기르는 여자가 있다.
암시와 비유적인 표현이 남발되면 글이 재미가 없어진다.
이글을 읽을 적마다 그의 다른 작품도 역시 읽지 말자는 결심만 자꾸 선다. 감동은커녕 이해도 안 가면 어디 그에 내게 맞는 글인가.
양지은은 마누라가 아무리 봐도 정이 안 간다고 한다. 마누라는 한국 표준이라 그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인기를 못 끌고 계속 안 좋은 소문이 많은가. 정서주도 아줌마들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척 봤는데 마누라가 그 애는 눈이 작다고 했다. 하여간 여자들은 예쁘다는 상대 여자의 단점을 귀신같이 빠르게 잡아 그것을 입으로 바로 지른다.
흘러간, 옛날 노래도 섹시한 젊은 여자가 색소폰으로 연주하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윤석열은 주변에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고 AI가 골라준 유튜만 보니까 그게 사실인줄 알고 그것만 믿고 어리석게 그대로 계엄을 실행해 생명을 단축한 것이다. 이게 어리석은 인간의 전형이다. 다른 인간은 나 같지 않은 것만 알아라.
이가 점점 아프고 눈이 점점 침침해진다. 초점이 흐릿하다. 이건 책 읽는데 엄청 치명적이다.
글의 운칠기삼 기질(氣質, Temperament,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 기질이다. 사람은 기질을 살려야 삶을 즐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을 그렇게 타고나서 그 남녀 사랑에 대한 글만 쓸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시대에 맞아 유행을 타면 그가 스타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지금 안 유행하고 그래서 그의 글이 뛰어나지만 묻히는 경우도 있다. 다른 글들이 너무 많아 영원히 묻혀 빛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반드시 아니 많이 있다. 많은 건 운칠기삼이다.
원래 안 고쳐지는 것이다 요즘 부쩍 곧잘,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건 이제 발견된 게 아니라 원래부터 인간이 갖고 있는 아이덴터티(Identity)다. 상대의 입맛대로 고쳐지는 게 아닌, 사람 고유의 기질이 있는 법인데, 이건 원래부터 사람이 갖고 태어난 고쳐지지 않는 성정(性情)이다. 고쳐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마치 이제 발견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게 아니다. 그게 가능하면, 사회의 가장 안 좋은 형태인 다원성(多元性)이 사라지고 획일화(劃一化)만 득세할 뿐이다. 자기들이 뭔데, 사람을 감히 고쳐 쓰려고 한, 오만방자한 생각을 가졌었다는 건데 거꾸로 자기들은 남에게 고쳐지나?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불순(不純)하다. 그건 독재자(Strongman)나 품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독서량이 방대하고 늘 뭔가 사유(思惟)하는 우유부단한 사람보단 뚜렷한 신념 덩어리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잘 품는다. 이런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여의치 않으면 세뇌해서라도- 사람을 고쳐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기 생각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자기 생각대로 사람을 조종하겠다는 도그마(Dogma)에 지나지 않는다. 각자 자기 인생이 있는데 누가 누굴 고치나? 자기 인생 살게, 남을 그냥 내버려 둬라. 남의 인생에 끼어드는 훈수나 괜한 오지랖은 사양한다. 자기가 그의 인생 전부를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다가 잘못되면 “아니면 말고.” 하며 나 몰라라 할 것 아닌가. 그 결과 일부 연예인이 아까운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게 뭐라고? 그럴 필요 없다. 여기서 “너나 잘하세요.” 자세가 꼭 필요하다. 자기 인생은 남의 말에 좌우될 만큼 그렇게 가볍지 않다. 요컨대, 서로 맞는 사람끼리 살고 아니라면 서로 절충하며 사는 것이다. 그럴 수도 없지만, 상대를 고치려고 하지 말고 타협하고 서로 양보하며 상대를 진심으로 위한다면 희생도 좀 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며, 받아들이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MBTI로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게 맞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자기 마음대로 상대를 고쳐보겠다는 생각과 시도는 원래부터 잘못된 것이고, 오만(傲慢)의 소치(所致)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해마다 책을 한 권씩 내고 있다. 그런데 자기 집하고 거리와 상관없다. 출판사가. 그냥 메일하고 카톡으로만 주고받으니까 거리는 절대 상관없다. 집 주변 출판사를 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번 책은 글을 쓴다는 것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김태길 교수의 수필과 제목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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