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D-29
여자들은 대개 거의 90%이상이 그냥 사람은 다 비슷하게 사는 거라며 그냥 산다. 그럼 너무 허무하지 않나?
일본 버스는 시간을 아주 잘 지킨다. 그리고 승객이 자리에 다 앉은 것을 확인한 후 출발한다. 한국처럼 바로 출발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일본은 차가 완전히 선 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질서를 아주 잘 지키는 국민이다. 그러다가 그냥 조용히 죽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안기부 관리의 첩이 사는 기와집이 우리 동네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어른들은 첩이라고 업신여기면서도 남에게 괄시받는 걸 알기에 그 여자와 그 자식들을 안됐다고 여겼지만, 나는 그 집에 놀러 갈 적마다 부럽기만 했다. 방바닥에 기껏 교과서와 공책만 뒹구는 우리 집과는 달리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만화책이 사방에 즐비했고, 우리 집에선 7대3으로 국수를 넣어 라면을 끓였지만, 그 집만은 100% 라면만 넣어 끓여 먹었기 때문이다. 그 애는 동네에서 나와 유일한 동갑이고 (그해, 을사년에 태어난 아기는 우리 둘밖에 없었다) 키도 덩치도 비슷해 동네 형들이 벼를 베어낸 보송보송한 논바닥에서 글러브를 끼워주며 복싱을 시키거나 씨름을 붙였다. 언제나 말뿐이지만, “네가 불리하다 싶으면, 말려줄게.” 하며. 그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빙 둘러앉아 우리 시합을 지켜봤다. 적수가 되어 달리기하거나 딱지치기할 때 우린 항상 라이벌이었다. 내기에서 내가 지기라도 하면 너무 분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분한 기운이 종일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 애도 공부를 잘해 나와 함께 청주에 있는 고등학교로 갔는데, 그는 “글로 꼭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말겠어.”라고 내게 말하곤 했다. 그땐 내가 그걸 평가할 수도 없었지만, 자신이 쓴 글을 내게 보여준 적이 없어 글을 잘 썼는지 못 썼는지 그건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와 승부를 걸 때만은 눈에 불을 켜고 덤벼 글도 그런 식으로 쓸 것 같기는 했다. 하여간 이제 중학교 때까지는 그럭저럭 뭘 몰랐다가 고향을 떠난 청주에서 자기 태생과 환경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것에 대해 고뇌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냈으리라. 자기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 아니고 첩의 아들로 태어난 거고 자기 누나나 여동생이 그렇게 남들에게 예쁘다는 소릴 자주 듣고, 자기가 그렇게 잘생긴 것도 첩의 피를 받아 그렇게 된 거라고 단정 지어 버린 것이다. 그 애는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왜 첩살이를 했어?” 하며 자기 엄마를 구박하고 살림을 집어던지고 난동 부리며 엄마까지 때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하다못해 그 엄마는 내게 찾아와 “이를 어쩌면 좋으냐?”며 너흰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였으니 좀 만나서 달래 보라고 했지만 나도 중학교와는 달리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인 청주에서 공부에 허덕이고 있었고 그 앤 절대 나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결국 내 귀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후에 들려오는 소문은 그 애의 시체가 어느 야산에서 발견되었다는 것만 물속에서 듣는 말처럼 귀에 멍하게 울리는 것이었다. 그 애는 겨우 18년만 살다 갔다. 만약은 중요한 게 아니라지만, 그 쌓인 울분을 문학 작품으로 남겼으면 어땠을까. 물론 그런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고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도, 세상 현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걸 찾아내 자신이 가진 것과 자신이 살아온 환경을 어쩌면 그게 자신의 유일한 자산일 수도 있는데 자신만의 그 에너지를, 사는 동안 잘 살리는 것도 또 다른 좋은 삶, 아니었을까?
윤석열은 자기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유튜부만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런대로 공평하려고 하는 레가시 미디어는 멀리해야 한다고 한다.
원래 어려울 땐 동지라며 뭉치지만 공은 자기 혼자 독차지하려는 게 인간의 마음이다. 원래 그런 것이다.
작가는 대개 한 쪽으로 안 치우킨다. 아마도 세상은 상대적이란 걸 이미 알아 그런 것 같다. 극좌도 극우도 아닌 회색분자가 작가의 인간 세상에서의 위치다.
작가의 위치 작가는 대개 한 쪽으로 안 치우친다. 아마도 세상은 상대적이란 걸 이미 알아 그런 것 같다. 극좌도 극우도 아닌 회색분자(灰色分子)가 작가의 인간 세상에서의 위치다.
한국은 성의없이 그러는데 일본은 밥을 미리 해놓은 걸 절대 안 주고 그때그때 새밥을 줘서 좋은 것 같다.
일본은 카레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보면 항상 거의 반찬이 짜다.
일본은 항상 식당이 깨끗하다.
고독한 미식가는 밥을 너무 씹지도 않고 빨리 마구 입으로 넣는 것 같다.
일본 식당은 직원이 대개 물을 갖다주고 식탁에 항상 나무 젓가락이 꽂아져 있다.
한자 뜻은 그렇다쳐도 그 음은 처음에 누가 정하나?
일본 식당은 버릇인지 손님에 대한 예의인지 작은 수첩에 주문한 걸 볼펜으로 항상 적는다. 우리나라는 좀 건방져 적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자기 머리를 믿는다는 시건방진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어 그런 것이다.
일본인은 우롱차를 마치 물 먹듯이 마신다.
일본 음식엔 사실 꼬치도 많다.
한국처럼 김치찌개 하나만 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대체로 양이 작아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시켜 골고루 먹는다.
술을 많이 마시면 특히 막걸리를 많이 마시면 허리 부분의 신경이 긴장을 해서 아랫배 부분이 불편한 이유가 뭔가.
일본 식당은 직원이나 주방장이 복창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힘차게 일한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인 오사카 사람들을 별로 선호 안 한다. 아마도 이들이 소수라서 그럴 것이다. 원래 다수는 소수를 혐오하게 되어 있다. 인간이 그렇다.
일본은 다큐도 픽션이다. 이걸 위해 많이 준비하는 것 같고 항상 정해진 틀이 있다. 시작과 끝이 같고 중간에 다른 내용을 집어넣는 식이다. 매뉴얼과 깔끔함을 추구하는 일본인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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