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왕조를 민족의 상징으로 승인하는 심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3.1 운동을 통해 그런 심리는 민족의 새로운 주체성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갔다. 물론 그런 진행이 처음부터 의식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한 전개가 미리 토의되고 준비되지는 않았다. 3.1 운동을 통해 국가와 정부가 탄생했으나, 그 실제는 3.1 운동을 통해 어떤 각성과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명확히 이해, 정리하지 못한 채 3.1 운동의 결과로서의 대중 심리를 수용한 측면이 크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0년간 3.1 운동을 회고하고 평가할 때 겪였던 혼란은 3.1 운동 자체가 지닌 혼란의 반영이기도 하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00쪽,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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