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지역의 식민지 기억과 비교해보면 한반도의 식민지 기억은 오히려 특별하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독립한 여러 지역 중 한반도처럼 단호한 적대성으로써 식민지 시기를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1950~1960년대 반식민투쟁의 전면성과 폭력성에 비한다면 20세기 전반기의 반식민투쟁은 그 규모와 강도가 비교적 약했기 때문이리라.
(...) 식민 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반식민을 요구할 수 있을까. 식민 바깥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탈식민을 갈망할 수 있을까. 인간은 경험의 지평에만 갇혀 살지 않으니 그런 일도 응당 가능하겠지만, 경험과 기억의 힘이란 막강한 터, 적어도 그것을 대신할 만한 욕망과 상상력이 필수적이리라. 이런 맥락에서 볼 때 3.1 운동은 일종의 가상적 독립이었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72-173쪽, 권보드래 지음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