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
저도 이 문장을 읽으면서 착하고 온순한 것이 지배받기에는 딱 좋은 조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장맥주 아유, 뭐 그렇게까지 자책들을 하고 그러시나요. 어찌보면 그건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바라는 거고, 그래야 잘 굴려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가 근성이 있어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하는 깡이 있잖아요.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는 것처럼. 솔직히 윤치호에게서 볼 수 있듯이 나라를 살렸던 건 지식인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그 아는 지식 때문에 나라를 말아 먹으려고 했지. 근성이 있어야 합니다. 근성! 나라 없으면 나도 없다는 근성! 우리가 가오가 없지 근성이 없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근성이 없습니다! 가오도... 흑흑...
장맥주님 꼭 막내같으십니다. 😆
저두 근성 가오 일절 없습니다. (아, 근데 가오는 일본어의 얼굴에서 파생된 것인가요?)
맞아요 그 가오. 제가 예전에 찾아본적 있거든요. 원래 일본어 가오에서 파생되어서 가오잡다라는 말은 표정을 관리한다는 뜻이었는데, 이게 변해서 폼을 잡다 라는 의리로 쓰이고 있다고.
@바나나 아유, 다들 왜 이러십니까? 빨갱이 쳐들어 오면 가장 먼저 돌 들고 나서실 분들이! ㅎㅎ 이책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완독에 가까워질쯤 그렇게 말씀하신 거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자, 그러니 돌들 다 준비하시고 책 마저 읽으시죠. 이 가오 아니 폼이라는 게 근성이 있어서 잡아지는 것도 있지만 폼부터 잡으면 나오는 게 근성이기도 합니다. 아시죠? ㅎㅎ
입 양쪽 가장자리를 올리면 행복한 기분이 드는 것과 같은 효과일까요? ㅎㅎㅎ 안그래도 나는 과연 그 시대에 그런 근성/폼?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조건들과 맥락이 맞았어야 했을까 고민해보면서 이번 장에 밑줄을 쳤는데요. 약육강식의 인식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 회의와 균열의 계기가 필요하며 그것은 민족과 더불어 상승하고자 하는, 아니 어쩌면 민족 상승 없이는 불가능다고 판단될 만큼 차별과 수탈의 구조를 뼈저리게 경험하며 개인의 상승에 대한 욕망을 키우고, 그리고 벗과 경쟁해야 한다는 모순에서 비롯되는 자괴감 및 회의감, 이런 회의와 한계점에서 새로운 사상과 대안을 모색하게 되는 분위기, 인류적 이상과 민족적 가치 사이의 전도와 함께 좀더 적극적인 국제 사회 참여와 더이상 무관심이나 거부에 안주할 수 없는 정치적 참여 및 문제의식 등이 어쩌면 돌 돌고 나설 준비과정이 될 수도 있겠네요. ㅎㅎㅎ How to be a revolutionary 매뉴얼? 레시피?같네요. 근데 전 악다구니 근성은 몰라도 폼과 얼굴과는 태생적으로 거리가 너무 멀어서 ㅋㅋㅋ
borumis 님은 꼭 잘 나가시다가... ㅎㅎㅎ 거 폼은 제가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열혈사제 2'를 보시면 됩니다. 저는 1편은 보다가 말았는데 정말 유치의 극치를 보여주긴 하는데 등장인물이 얼마나 똥폼을 잡다 개폼잡다 하는지 저렇게 유치해도 보긴 보게되는구나 합니다. 정말 웃겨요. 주인공 김남길 사제복이 뽀인뜬데 그야말로 자제복 휘날리고죠. 혹시 시간되시면 함 보세요.^^
가장 친일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정신에 대해서까지 차별은 엄격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69쪽, 권보드래 지음
"오직 돈이니라 오직 돈이니라"는 욕망은 용인되어야 했지만 한편 그 배금주의는 자칫 도덕과 규칙을 위협하지 않도록 제어될 필요가 있었다. (...) 성실히 노동하여 사사화(私事化)되고 가정화된 개인의 영역을 공고히 한 후, 여가에는 건전한 쾌락을 추구하고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는 공익심, 자선심을 견지함으로써 성공적인 타협을 이루는 것이 191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모범적 처세술의 요약본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70쪽, 권보드래 지음
다른 지역의 식민지 기억과 비교해보면 한반도의 식민지 기억은 오히려 특별하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독립한 여러 지역 중 한반도처럼 단호한 적대성으로써 식민지 시기를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1950~1960년대 반식민투쟁의 전면성과 폭력성에 비한다면 20세기 전반기의 반식민투쟁은 그 규모와 강도가 비교적 약했기 때문이리라. (...) 식민 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반식민을 요구할 수 있을까. 식민 바깥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탈식민을 갈망할 수 있을까. 인간은 경험의 지평에만 갇혀 살지 않으니 그런 일도 응당 가능하겠지만, 경험과 기억의 힘이란 막강한 터, 적어도 그것을 대신할 만한 욕망과 상상력이 필수적이리라. 이런 맥락에서 볼 때 3.1 운동은 일종의 가상적 독립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72-173쪽, 권보드래 지음
공정하게 말하자면 1910년대에 시행된 대부분의 조치, 즉 토지조사사업이나 지방행정조직 재편, 조세 정비와 시구 개정과 식산 장려책 등은 식민지라는 조건이 아니었어도 근대화, 자본주의화를 위해서는 겪었음 직한 절차다. 그러나 식민지라는 조건은 이 절차를 무단적, 폭력적으로 굴절시켰고 일체의 불만이 식민권력을 향해 집중되게끔 했다. (...) 대중적 오락이 장려되는 대신 사회적 발은 및 활동의 기회는 차단되었다. 식민지라는 새로운 조건에서는 수동적인 삶, 열등성을 감수한 삶만이 가능했으되 1910년대에는 그나마 자의적 폭력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183-184쪽, 권보드래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11일 화요일부터 2부 들어갑니다. 2부도 1부만큼, 혹은 그 이상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한데요. 특히 1919년 3월 1일을 둘러싼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 아주 유용합니다. 일단 2부 1장 '침묵'은 1910년 강제 병합 이후에 1919년까지 기이한 침묵에 휩싸였던, 무기력한 한반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borumis 님께서 바로 위에서 인용한 170쪽 대목이 핵심!
저도 2부가 1부보다 훨씬 더 속도감 있게 읽히는 것 같아요.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 머릿속으로 가만가만 그려보기도 하고요.
제가 상상했던 식민지 시대는 뭔가 대놓고 엉망진창? 인 느낌이 강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요. 되게 은근하게, 하지만 치밀하게 천천히 세뇌화시키는 게 보여서 더 무서워요. '어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고 생각하다가 하나둘 선이 넘어가는 게 느껴진달까요. 그렇게 서서히 속내를 드러내다가 종내는...
'하얼빈' 읽을 때 이토 히로부미가 저격 당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50년은 식민생활 했을 거 같았어요. 들은 얘기지만, 정교한 방식으로 천천히 문화적으로 스며들던 이토 히로부미가 사망한 이후의 정권이 한국을 매우 압박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못 참고 들고 일어난 거란 얘기를 듣고 소름이 끼쳤어요. 영국이 딱 그랬잖아요. 근데 전 지금도 제가 정부의 놀음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닌가란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하는...컥
정말 그러네요.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대놓고 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교묘하게 하나씩, 하나씩 조종하는 움직임 같아요.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어, 힝). 저는 요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는데요. 꼭 식민지 시대가 아니더라도, 훗날 지금의 시대를 돌아봤을 때, 과연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AI 시대의 분기점에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한참 근현대사 이야기 잘 하다가 갑자기 AI 뿌리기? 하하.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도, 정치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진짜 요지경입니다.
그쵸. 은근묵직하게 스물스물 스며드는 게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너무나도 익숙한 무기력의 습관이 더 떨쳐내기 힘들죠. Panem et circences (빵과 서커스)라고 말하잖아요. 안그래도 요즘 대체휴일이나 기타 휴일의 수를 늘리는 게 의심스럽다고.. 그리고 요즘 불경기인데 숙박비도 비싸서 연휴여도 놀러나 가겠냐고 투덜대기도 하고..;;; 삼일절 연휴에 어디 놀러가진 않고 간만에 친정집 가서 엄마가 중고로 사놓은 책들을 빌려왔습니다..;;; 뭔가 겹쳐지는 게 있어서 슬펐는데... 날씨도 따스해졌는데 창경궁에나 가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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