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1910년대의 젊은이들은 세계의모순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부국강병과 입신출세로는 다 설명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암흑면을 성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08, 권보드래 지음
현실주의자 윤치호를 사로잡은 것은 지금 질서대로 세상이 굴러갈밖에 없다는 일종의 절망론이었다. 힘센자가 비재하고 약자는 잡아먹힐 수밖에 없으리라. 희생자가 포식자를 이기는 일은 영영 불가능하리라. 세상은 바뀌지 않으리니, 현재 질거를 받아들이고 적으나마 제 몫을 늘려가는 것밖에 다른 방법은 없으리라-사회진화론을 맹종한다면 순응은 당연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11, 권보드래 지음
2부 2장을 마무리했는데요. '약육강식'의 진화론이 지금까지 지속되는 것 같네요. 윤치호의 "물 수 없다면 짖지도 마라"는 것을 보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떠오르네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요. 온 세계가 물수 없는데 짖는, 겁먹은 약소국의 현실을 목격했잖아요. ㅠ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민족자결주의 흐름 속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세계사적 변화를 포착한 것이 3.1운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는데... 지금 현재 무질서의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는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제가 걱정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요
안그래도 요즘 세계 정세가 점차 다시 약육강식의 체제로 들어서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2부2장이 더 와닿았던 이유가 과거에만 국한된 울림이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어쩌면 다른 세계의 다른 이념이 요구되기 시작하는 때가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고 이 부분에서 저번달에 읽었던 '호라이즌'의 배리 로페즈가 생각났습니다.
2부 2장을 정리하면... 3.1운동의 정신은 세계사적 큰 흐름에 기인하고 있는 것 같다. 문명화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국들의 말로는 1918년 11월에 마무리된 1차 세계대전의 비참함이였고, 그 당시 풍미했던 약육강식의 논리는 세계와 인류애라는 보편주의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3.1.운동은 일부계층에서만 향유되고 있던 이와 같은 인류애와 세계평화의 가치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기류가 형성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오구오구 님께서 언급하셨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활약(?)을 보면서 이제는 정말 '우아한 위선의 시대는 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가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2부 2장은 3.1운동 당시 추구했던 이념적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거 같아요~ 정직한 야만의 시대는 너무 좋은 표현같습니다... 저는 발가벗은 탐욕만 남고 그 탐욕만 부딪히는 쌩야만의 시대 ㅋㅋ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쌩야만의 시대... 느낌 팍!! 오는데요? 가치의 추구는 개나 줘버리고 오로지 이익의 추구에만 골몰하는 쌩야만의 시대!!
점점 더 세상이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요. 폭력과 욕망만 난무하고, 양심은 사라져버린... 무섭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그러게요. 저는 살만큼 살아서 괜찮은데, 아직 10대 20대인 아이들이 걱정됩니다 ㅠ 그리고 미안하구요.
우아한 위선, 정직한 야만! 그러네요. 그 다음엔 뭐가 올까요?
@stella15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전제하여 말씀드리면,,, 결국 지금까지 쌓아왔던 국제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공동선의 가치를 추구한다는(비록 위선일 지라도) 방향으로 회귀하지 않을까요?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후발 제국주의가 선발 제국주의 간 식민지 쟁탈이라는 극단적인 국가적 이기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면, 전후 참상과 아픔을 극복하면서 더 큰 가치 - 노동문제, 여성문제, 민족과 인종간의 평등문제 - 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논의되면서 (가치의 진정성과는 별개로) 인류 문명이 한단계 발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부 3장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우드로우 윌슨은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정작 그는 식민지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 파리평화회의에서도 민족자결주의의 대상에서 조선은 배제되었고 - 인종주의자였음에도 그가 제시한 유토피아적 선동(?)은 식민지 청년들에게 새롭고 낯선 사상과의 조우를 마련했으며 그들로 하여금 자유와 평등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고민하고 동참케 했다는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부조리라고 해야하나?) 한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역사는 반복되나 봅니다. 지금 각 나라마다 극우가 살아나고 있잖아요. 그 극우가 언제적 극우입니까? 전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런 세상을 볼까 했더니 보네요. ㅋ 그 중심엔 트럼프가 있고. 또 어느만큼 가다 아니다 싶으면 다른 방향으로 틀겠죠. 그게 말씀하신다로 공동선이길 바랄뿐이죠. 위선적일 지라도.
네. 저도 @stella15 님의 희망에 동참하는 일인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siouxsie @도원 @밥심 『『도련님』의 시대』 추천을 한 김에, 함께 읽으면 좋을 (제가 오래전에 정리했던) 기사도 하나 소개합니다. https://blog.naver.com/semicoloni/220583609798
이런 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12일은 2부 2장 '약육강식: 진화론의 갱생, 인류의 탄생'을 읽습니다. 저는 2부 2장 읽으면서 정말 한국 사회가 분단과 한국 전쟁 이후로 문화적으로는 엄청나게 퇴보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19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세계와 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독일, 프랑스에서 새롭게 태동하는 새로운 사상도 (일본을 경유하긴 했지만) 거의 실시간으로 접했던 것 같고, 또 그를 단순히 추종하기보다는 한국 사회 현실에 맞춰서 고민도 했었던 것 같고. 그러니 이광수가 아래처럼 얘기했을 만했죠.
나아가 이광수 같은 이는 “조선에서라고 로크나 루소가 나지 말라는 법이 있으며, 벤덤이나 밀이 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고 오연하게 묻는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1917넌,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경악을 서술한 직후의 질문이다. 여러 사상가가 경합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사상계는 암중모색 중이라며 이광수는 당당하게도 “이러한 모든 문제는 반드시 서양인만 해결할 권러와 의무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선언한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부 2장, 209쪽, 권보드래 지음
아 이 부분 밑줄쳤어요. 이것과 '더불어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 해외 사상가와 작가들이 절대적 표준으로서보다 방편적 참조를 위해 인용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국문학 전공이셔서 그런지 단순히 시사적 사건들보다 문학사상의 흐름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이광수의 말, 이 부분 표시해두었는데요, 읽으면서 빙그레 웃게 되더라구요. 로크나 루소나 밴덤 쯤은 우리도 배출할 수 있다고! 겨우 23살(!)때 헤이그 밀사로 파견되었던 이위종은 만국평화회의 참석이 좌절되자 따로 기자 회견을 한 자리에서, 조선은 유럽의 스위스같은 중립국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했다고 하던데요, 역쉬 나라가 망해가는 판국에도 당당하고 기개넘치는 우리 조상님들!
3.1운동은 각성의 과정이자 자아 형성의 과정이었다. 목표를 뚜렷하게 정하고 실현 가능성을 가늠한 후 나선 운동은 아니었지만, 전략적 숙고와 준비 끝에 결행된 어떤 사건보다 폭발적인 혁명이기도 했다. 3.1운동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은 비로소 수천 년 군주 체제와 작별할 수 있었으며, 3.1운동을 통해 태극기는 비로소 만인의 국기가 되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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