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이런 혁명의 흐름 속에서 등장하고 또 최후를 맞은 중요한 인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갈수록 중요하게 복기되는 사상가 칼 폴라니(1886~1964)가 당시 30대 초반으로 소장 급진 그룹의 리더로서 헝가리 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고, 유명한 로자 룩셈부르크(1871~1919)는 11월 독일 혁명 이후 사회주의 혁명을 꾀하던 (자신은 찬성하지 않았지만) 흐름이 가로막히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죠. 당시 케인스(1883~1946)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또 로자가 비극적으로 죽고 난 직후부터 시작한 전후 회담의 과정에 환멸을 느끼면서 『평화의 경제적 결과』(1919년 12월)를 출간합니다. 그 시점에 세계 곳곳에서 혁명과 전쟁에 반응했던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는 작년(2024년) 1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사람을 위한 경제학』(반비)에서 자세히 나옵니다.
칼 폴라니 : 왼편의 삶경이로운 한 인간의 역사이자, 균열과 격변의 시대사이며, 그에 응전했던 지성과 사상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유대계 망명 지식인으로서 격변의 시대와 상호작용하며 인격과 사상을 직조해나간 폴라니의 여정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레드 로자 - 만화로 보는 로자 룩셈부르크로자 룩셈부르크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린 작품이다. 로자의 탄생에서부터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사회주의자이자 혁명가이며, 연인들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여성으로서의 로자의 삶이 연대순으로 그려진다.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이 책은 여성이며 유태인이었고, 절름발이이자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로자 룩셈부르크의 평전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필가인 막스 갈로는 방대한 시각으로 유년기에서 최후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로자의 삶과 사상을 꼼꼼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로자가 살았던 시대를 정밀하게 포착하고자 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실비아 나사르가 이 책에서 추적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업적이 아니다. 저자는 독특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더더구나 191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혁명의 시대였다. 3.1운동 직전 양주흡이나 김우진이 '혁명'이라는 단어를 쉽게 발음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런 상황 한복판에서였다. 오늘날에는 3.1운동이라 불리고 있는 사건이 종종 '3.1 혁명'이라 불렸던 것 역이 그 같은 사정을 배경으로 해서였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55, 권보드래 지음
이 일련의 글에서 또 하나 주의를 끄는 것은 혁명은 곧 구 세계의 파괴라는 관념의 확고한 장착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69, 권보드래 지음
"주권자의 변경 여하와는 관계없으며, 정치조직, 사회조직이 근본적으로 변혁"되는 것....파괴와 건설의 이중적 리듬으로서 '혁명'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정치적 격변까지 다양한 층위를 포괄했으되, 아나키즘과 사회주의는 물론 급진적 민주주의의 입장과도 조화되는 광범한 스펠트럼을 갖고 있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72, 권보드래 지음
결과적으로 3.1운동은 많은 변화를 일구어 냈으나 청년들이 기대했던 '정치조직, 사회조직의 근본적 변혁', 유토피아적 신세계의 실현에는 현저히 미달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78, 권보드래 지음
1910년대는 전 세계가 전쟁의 광기에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세계적인 혁명의 시대였다는 관점에서 보는게 좋더라구요. 저도 3.1운동이 '3.1 혁명'으로 불려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1916년 도쿄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유학생들이 모여만든 '신아동맹단'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되었는데, 당시 지식인청년들이 일본 제국주의 타도와 새로운 아시아 건설을 목표로 한것도 인상적입니다. 당시 혁명이 파괴와 건설이라는 이중적이고 상충적인 내용을 포괄하고 또, 아나키즘, 사회주의, 급진적 민주주의와도 조화되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가졌다는 것도 충격적이네요. 오히려 더욱 다양한 생각이 포용되는 시대였어요. 혁명이라 부르기 무색한 촛불혁명 ㅠㅠ 처럼... 3.1운동은 많은 변화를 이루긴했지만, 실제 청년들이 기대했던 정치·사회조직의 근본적 변화 및 유토피아적 신세계는 오지 않았어요. 이게 역사에서 배울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말고 변화는 천천히 온다...
네, 3.1 혁명. 입에 딱 붙지는 않지만 정말 '혁명'이라는 이름에 걸 맞은 사건이었다는 게 이 책을 읽고서 저도 내린 결론이랍니다. 독립을 마음에 품게 하는 불가능한 일이 성사되기도 했고요.
@오구오구 이승만은 '본국혁명'이라고 했고, 김구는 3.1운동 기념식에서도' 3.1 혁명'란 용어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고, 하다못해 이책이 나온지가 꽤 됐는데도 우린 여전히 운동으로 쓰고 있네요. 대체공휴일은 할 수만 있으면 꼬박꼬박 챙기려 하면서 왜 이런 건 신경을 안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여론에 묻기라도 해야할텐데. 이책 역시 그냥 한 번 짚고 여전히 운동으로 쓰고 있네요.
그쵸. 프랑스대혁명도 사실 들여다보면 폭력과 선동이 난무한... 진짜 난장판이었던때가 많더라구요. 그런데도 대혁명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어느정도 정당성을 갖게 되는 부분도 있죠. 31운동이야말로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러게요. 저도 그 부분 읽으면서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촛불 혁명. 진짜 3.1운동에 비하면... 약발 떨어지는 탄핵도 그렇고. 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처음 일정 짤 때 예고한 대로 이번 주말에는 쉬고 다음 주에 3부를 시작하는 일정입니다. 각자 호흡대로 계속 읽으셔도 좋고, 주말에는 병행(병렬) 독서도 하시고 영화나 드라마도 보시고 그러시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 보고 있어요. :) 주말에는 정한아 작가의 새 소설과 과학 저술가 이은희 작가의 신작도 읽기 시작할 예정입니다.
3월의 마치『친밀한 이방인』의 정한아가 8년 만의 신작 장편 『3월의 마치』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한 인간이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지만 불가능한 방법을 실행에 옮긴다. 바로 과거의 나와 직접 대면하는 것. 이를 위해 정한아는 성공한 노년의 여성 배우 ‘이마치’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한국 대표 생물학 커뮤니케이터 하리하라 이은희가 몸으로 겪고 체득한 인간 생물학의 세계.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 등을 읽고 자란 성인들에게 보내는 엄마 하리하라의 따뜻하고 배려 깊은 선물.
어머 드라마도 보세요? ㅎㅎ 알수록 신기합니다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의 삶을 사시는 듯
@오구오구 제 정체성의 3분의 1은 드라마입니다. :) 저는 온갖 서사(이야기) 중독인가 봐요. ㅋ.
몇 년 전 제 아들이 아이유 콘서트에 겨우 가서 2층에 찡겨 앉아있는데 아이유께서 친히 거기까지 올라와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다 손을 잡아준 이후로 아들이 아이유의 찐팬이 되었다는..
와우, 드라마도 보시는군요. 저도 오구오구님 말 따라하려고 했는데. ㅋㅋ 시간을 잠시도 허투로 쓰시지 않으시네요. 근데 왠지 반갑네요. 책 많이 읽는 분들 드라마 거의 안 보는데.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책을 많이 못 읽어 드라마라도 보자는 쪽입니다. 저도 서사 중독쪽이라...
폭삭 속았수다. 다음 에피소드 업로드 기다리는 1인입니다.;; 오랜만에 취향저격...전 애순엄마 팬입니다 ㅋㅎ
정한아의 <친밀한 이방인> 재미있게 읽어서, <3월의 마치>도 궁금합니다. 요즘 읽고 싶은 소설 자꾸 나와서 고민... 다독가 + 드라마 애청자가 되려면 잠을 줄여야 하는군요! 제가 다독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 이번 생은 틀렸;; 그냥 깨어있는 시간을 100%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2부(침묵, 약육강식, 1차세계대전, 혁명)까지 오면서 그동안 이렇게 여러번 목차를 다시 들여보게 하는 책이 있었을까 싶어요. 부와 장의 구성이 저자가 3.1운동을 바라보는 시각을 명징하게 나타내는데..그 탁월한 초점에 감탄할 뿐입니다. 또 문학작품과 잡지 등의 당시의 글이 자주 인용되니 더 생생하고, 당시에 대한 실체적인 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부에서는 병합후 위축되고 약자로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도 세계지형의 변화 기류를 읽고 받아들이고 합류하고 독립을 향한 에너지를 응축해 가는 것이.. 결국 혁명으로.. 밟는다고 밟히지 않고 밀어내는 모습에 뭉클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최대 3주 대여라서.. 남은 일정 두배속으로 ㅎㅎ 다음까지 읽어보려합니다. 여기서 추천된 책들을 보면 읽고싶은데…일단은 찜만 해서 읽을 책만 늘어가네요… 다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아시는지…!!!
지금까지 읽으면서 그 당시 청년들이 세계를 바라볼 때-1차세계대전 종전,윌슨,상해혁명, 러시아혁명-의 소식을 들으면서 희망과 염원의 렌즈로 들여다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해서든 이런 흐름을 나라의 독립과 진보에 도움이 되게 만들어야 겠다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이 미래의 독자, 마음이 아프네요. 처음 들어가는 글에서 3.1운동을 공부하면서 프랑스 혁명, 러시아혁명, 중국혁명, 수많은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을 공부하셔야 했다는 말이 몹시 이해가 가는 2부였습니다.
『대한매일신보』 등에서 개척한 영국 청교도혁명과 프랑스혁명이라는 대표값이 바랜 것은 아니지만 별반 주목받지 못했던 종교개혁과 산업혁명이 정치혁명 못잖은 자격으로 부상하면서 '혁명'은 명실공히 역사의 보편 원리가 된다. '혁명=왕조 교체'라는 오랜 해석을 벗어버리고 '혁명=구세계의 파괴'라는 한결 보편적인 연상의 회로를 개척하게 된 것도 당시부터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267,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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