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으면서 그 당시 청년들이 세계를 바라볼 때-1차세계대전 종전,윌슨,상해혁명, 러시아혁명-의 소식을 들으면서 희망과 염원의 렌즈로 들여다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해서든 이런 흐름을 나라의 독립과 진보에 도움이 되게 만들어야 겠다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이 미래의 독자, 마음이 아프네요.
처음 들어가는 글에서 3.1운동을 공부하면서 프랑스 혁명, 러시아혁명, 중국혁명, 수많은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을 공부하셔야 했다는 말이 몹시 이해가 가는 2부였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Nana

연해
“ 『대한매일신보』 등에서 개척한 영국 청교도혁명과 프랑스혁명이라는 대표값이 바랜 것은 아니지만 별반 주목받지 못했던 종교개혁과 산업혁명이 정치혁명 못잖은 자격으로 부상하면서 '혁명'은 명실공히 역사의 보편 원리가 된다. '혁명=왕조 교체'라는 오랜 해석을 벗어버리고 '혁명=구세계의 파괴'라는 한결 보편적인 연상의 회로를 개척하게 된 것도 당시부터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267,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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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3부 1장 시위문화를 읽으면서 지금의 한국 시위문화의 뿌리를 찾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밴드와 농악까지 동원되는 시위는 100년의 시간을 넘어 작년 12월부터 이어지는 시위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아울러 어디서든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 선언문을 낭독하려고 팔각정, 지붕, 심지어 고무신 수레까지 마다하지 않은 사람, 대량의 격문을 인쇄하고 배부하기 위해 등사기 네트워크를 구성했던 이들, 개인 또는 단체가 자발적으로 때로는 분담의 모양으로 자금을 모아 지원했던 자들... 책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3.1운동은 실로 각색의 문화가 공존한 장이었으며, 각양의 테크놀로지가 병립한 현장" 이었던 것 같습니다.

stella15
저도 요 부분 읽으면서 영화 보는 것처럼 찌릿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독립운동가들은 극히 일부라고 하더군요. 5분의 1도 채 안 된다고. 정상규란 작가는 지금도 발굴 작업을 계속하기도 하고, 이렇게 책으로 남기기도 했더군요.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무명으로 사라진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라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집필한 책이다. 거기에 작은 욕심을 하나 더 보태 적어도 이분들이 순국하신 날만이라도 생애와 업적을 알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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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 때문인지 3·1 운동기 여성 참여 일반에 대한 기록이 귀한 데 비해 서울 시내 여학생들의 활약상에 대한 기록은 훨씬 풍부하다. 소설적 기록도 적지 않다. 그 대부분은 당대의 소산이 아니라 몇년후 3·1 운동의 후일담이라는 형식을 빈 창작이다. 이들 후일담은 아리따운 여학생이 3·1 운동을 겪으면서 사회와 정치에, 그리고 자주적 사랑에 눈뜨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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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다행히 3·1 운동의 여성 표상은 희생이라는 측면에서나 타락이라는 측면에서나 극단의 전형성은 피할 수 있었다. 유관순은 무력한 동시에 최고의 용기를 갖춘 존재였고, 이광수의 주인공들은 심훈의 주인공들에 의해 공박당했으며, 무엇보다 3·1 운동의 여성들은 이후 넘어지고 실패하면서도 미개척의 길을 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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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433쪽, 이위종 같은 인생 너무 신기합니다.

stella15
엇, 궁금하네요. 아직 그 부분을 읽지 않은지라...

소피아
윤치호 부터 시작해서 제가 관심있는 인물들 쏙쏙 골라내주시네요. 이위종이 너무 궁금해서 절판된 이위종 관한 책을 중고서점에서 사서 보기도 했어요. 진짜 풍운아라고 할 만한 사람인데,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조차 기록이 없는 사람. 러시아 붉은 군대에 속해서 내전 중에 죽었을거라 추측하더라고요. 딸 셋이나 부인에게 맡기고 자기는 나몰라라 전쟁터로 가버린 사람. 고종 밀사였던 사람이 나중엔 조선 백성은 독재자 (이씨 왕)아래서 신음하고 있다고도 했다네요. -로씨아 혁명 영향 지대로 받았음!
바로 얼마 전에 손녀분 돌아 가셨다고 뉴스도 나왔어요.

stella15
오, 그렇군요. 궁금증이 풀렸네요.

오구오구
제가 지금 이완용평전을 읽고 있는데 이위종이 친러파로 이완용에게 축출되었던 이범진의 아들이네요.... 격동의 시기를 살아낸 인물들이었어요
밥심
아이고, 간신히 2부 다 읽었네요. 3부는 내일부터..
어젠 아버지댁에 가서 일제시대 이야기를 좀 듣고 왔습니다. 아버지의 일본 이름도 처음 들었고, 국민학교에 입학했을 때 일학년 담임이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일본 여성 선생님이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2학년 때 해방되었으니 별로 기억나는게 없 겠지만 농사를 꽤 짓는데도 군량미로 전부 뺏어가는 바람에 하루에 한끼는 꼭 죽이었다고 하시네요. 어르신들 옛날에 하도 먹어서 죽과 보리밥 싫어하신다더니.. 꼬마였으므로 우리나라도 그냥 일본으로 알았던건 아니냐고 여쭸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엄연히 조선이든 대한제국이든 일본과는 다른 나라인 줄 알고 있었으나 하도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해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시네요. 면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까지는 친일파로 안보는 분위기였고 경찰은 친일파로 생각했다는데 당시 꼬마 이야기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바람에 아버지랑 일제시대 이야기까지 나눌 기회가 생긴거죠.

borumis
저희 애들은 잡곡밥해 주면 고소하다고 좋아하는데.. 남편은 좀 옛날(?) 사람이어서 그런지 싫어하더라구요;;
당뇨 때문에 일부러 남편 위해서 귀찮지만 해주는 건데;;;
저희 부모님은 아직 그래도 갓70대여서 그런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 저희 아버님은 90대, 어머님은 80대.. 이야기 배경이 완전 달라요..6.25 피난가던 이야기 들으면서 애들 눈이 휘둥그레해집니다;;

꽃의요정
그 시절에 독립운동하신 분들, 정치하신 분들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전 서민들의 삶이 어땠을지가 가장 궁금해요. 개개인마다 너무 다르겠지만,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건 필터링이 어느 정도 된 이야기들이라 읽어도 그저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돌아가셔서 들을 기회가...
오늘 지하철 노약자석에서 어느 어르신들이 "나 6.25 때 아홉살이었어요." "42년생이셨어요?"하면서 한참을 육이오 얘기하면서 가시더라고요. 이 책 읽느라 못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 때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
밥심
그러게 말입니다. 일제시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이제 90대에 접어들었고 한국전쟁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70대 중반이 되셨으니 역사의 산증인들이 점점 사라져가는거죠. 이제 태어나보니 내 나라가 선진국이었다는 젊은이들과 저같이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해온 과정을 거친 중년들같이 전쟁도 겪지 않고 나라도 잃은 적 없는 비교적 평탄한(?) 삶을 누려온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인데 앞날이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요.

borumis
치매에 걸리신 80대 어머님, 저희 애들은 기억 못하지만 6.25 당일 어디로 어떻게 피난가고 있었는지는 기억하시더라구요.. 그만큼 인상 깊은 기억이었을 듯.. 워낙 요즘 정신이 없으셔서.. 작년 계엄령 내린 날 깨어있지 않으셔서 참 다행입니다..;; 놀라셨을 듯;;
밥심
“ <2부 4장 혁명: 신생하는 세계>
257쪽
‘흘겨보는 자‘였던 예관 신규식-’을사오적’을 처단하려다 실패한 후 음독자살을 시도하고 그 후유증으로 한쪽 시력을 잃어 평생 흘겨보는 듯한 눈초리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도 신해혁명 소식을 듣고 비로소 국망의 타격에서 벗어났다.
263쪽
일본의 도쿠토미 소호는 메이지의 열혈 청년들에 비하면 다이쇼기의 청년은 “패기가 없는 모범청년, 입신출세열에 들뜬 성공청년, 및 아무 일에도 무관심한 무색청년 (…) 성공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부자가 되는 것”이 고작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267쪽
종교와 정치와 경제, 이 셋이 모두 바뀌지 않는다면 진정한 ‘혁명’은 없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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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이번주도 주말에 몰아읽기를 시전중입니다.
2부2장 약육강식을 읽는 중에, <불쌍한 동무>라는 책을 최남선이 번역했다는 내용이 있길래 이게 무슨 책일까, 혹시 레미제라블 아닌가? 궁금해져서 찾아봤더니 아 생각지도 못했던 책이네요.
<불상한동무>.. 네.. <플란더스의 개>였을 줄이야.. 저도 어렸을 때 만화를 보고 동심을 파괴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데요, 1910년대 조선의 어린이들 마음도 똑같이 울렸겠지요..
아, 레미제라블은 1914년 벽초 홍명희 선생이 <너참불상타>라는 제목을 붙여 초역을 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이 참으로 적절하네요.



stella15
와, 이런 자료가 있었네요. 오래 전 <레미제라블>의 번안 소설이 있더군요. 옛날 작가 민태원이 번안한. 번안 가요가 있는 것처럼. 기본 골격은 원작 그대로 하되 이름이나 지명을 바꿔 썼죠. 당시 일간지에 연재했다는데 인기가 꽤 많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소설이 몇 작품이 더 있습니다.

애사 - 한국의 번안 소설 8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일본의 구로이와 루이코의 신문 연재소설 <아아, 무정(噫無情)>을 바탕으로 다시 번안한 작품. 1910년에 「매일신보」에 연재된, 순 한국어 문장의 번안 소설이다. 당시 서양의 고전 명작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신문 연재소설의 위상을 다지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유로운 영혼 장팔찬을 통해 <레미제라블>과 장 발장, 그리고 세계 문학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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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와.. 제목이 정말.. 향토적 느낌이 풀풀~^^;; 저희 아이들도 아직도 플란더스의 개를 권장도서로 읽더라구요. 애들 다 눈물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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