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어머, 처음 접하는 자료입니다~
번안 제목이 기가 막히다는..
고무신으로 가득 찬 수레 위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장면이란 독특한 장관이었으리라. 마땅히 높은 데가 보이지 않을 때는 지붕위에 올라서기로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1, 권보드래 지음
산상 봉화시위는 주로 촌락공동체에서 출현한 현상이다. 지역별 편차는 크다. 충청도의 시위는 거반 야간의 봉화시위였을 정도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3, 권보드래 지음
무척이나 추워 겨울 날씨 같았다는 1919년 3월, 학생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미투리 신은 채, 상복 입은 군중 속에 섞여들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00, 권보드래 지음
3월 5일 학생시우 전날 "미투리에 들메 하고 나올 것" 이라고 적은 쪽지가 돌았다는 회고도 있다. 들메 : (벗어나지 않도록)신을 발에 동여매는 일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9, 권보드래 지음
비록 '민족대표 33인' 중에는 불참했으나 3.1운동은 유림 세력이 전국적 음역을 확보한 사회적 목소리를 낸 마지막 사건이기도 했다. 오래된 사상과 낡은 테크놀로지를 가지고, 그러나 이들은 새로운 시대의 폭력에 최선을 다해 항거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03, 권보드래 지음
대신 선전 작업에 주력하기로 하고 85원을 헐어 풍선을 사서 격문을 살포할 것을 결정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15, 권보드래 지음
풍선 선전이 이때부터 있었군요...
그땐 쓰레기 오물풍선은 아니었겠죠..ㅜㅜ
그럼에도 봉화는 장관이었다. 이기영이 수십 년 후 『두만강』에서 묘사해냈듯 "사면팔방으로 꽃밭처럼 불길이 타오르는데 마치 아우성을 치듯 만세 소리가 그 속에서 들끓는다. 이 근감한 횃불들은 '합방' 전에 성행하던 '쥐불놀이'보다도 더한 장관이었다". 3·1 운동에 이르기까지 의병부대가 유지됐다고 주장하는 이기영은 의병들이 이르는 "곳곳마다 만세 소리가 드높고, 산봉우리 위에는 봉화가 줄줄이 켜 있었다"고 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 295, 권보드래 지음
3·1 운동을 통해 공화주의의 새로운 물결과 왕도주의라는 오래된 습관 사이 관련은 복잡하지만, '죽은 황제를 애도하는', 그곳도 복제(服制)도 반포하지 않고 유락장(遊樂場) 휴무를 선포하지도 않는 식민권력에 맞서 애도를 실천한다는 자세는 민족적 일체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으리라.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300, 권보드래 지음
그 이전의 이주가 주로 생활에 쫓긴 결과였다면 1910년대부터는 이주를 새로운 삶에의 출구로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1910년 봄 신채호, 1910년 12월 이회영, 1911년 4월 박은식 등 '개신유학(改新儒學)'을 지적 배경으로 하는 명망가들이 대거 북쪽으로 떠났고, 1913년에는 이동휘도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활동을 개시했지만, 젊은 청년들도 식민지로 낙착된 조국에서 다투어 벗어났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망국에 좌절한데다 아버지가 순국(殉國)한 충격을 감당해야 했던 홍명희는 20여 년 후 당시의 심경을 술회하면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죽지 못하여 살려고 하니 고향이 싫고 고국이 싫었다. 멀리멀리 하늘 끝까지 방랑하다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는 것이 소원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참... 그 심정 생각하니 먹먹하네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고 싶다는 소원.
@장맥주 권보드래 선생님도 마지막에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는데, 이광수 대신에 염상섭, 심훈, 홍명희 등과 같은 대안의 목소리를 좀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인용하신 대목을 포함해서 이 세 작가가 곳곳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건 그런 전략의 하나 같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자꾸 감정이입을 해보곤 하는데, 원체험의 차이 때문인지 가늠이 되지를 않더라고요;)
저는 어느 즈음부터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읽고 있어요. 감정이입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약간 압도되어 읽고 있습니다. 너무 큰 시대의 비극과 부조리에 압도되기도 하고, 책에 압도되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안/못 하고 있네요. 그래서 단상도 별로 남기지 않고 그냥 문장 수집만 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 골라주셔서 감사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월요일 기분 좋게 시작하셨나요? 이제 3월 벽돌 책 함께 읽기도 후반부로 넘어갑니다. 오늘 3월 17일 월요일은 3부 1장 '시위 문화'를 읽습니다. 이번 주에 주로 읽는 3부는 '시위 문화' '평화(폭력과 비폭력)' '노동자' 여성' 같은 1919년 3월 1일 당시 주목 받지 않았던 주체(노동자, 여성)와 그 행위/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부, 2부도 흥미로웠지만, 특히 새로운 얘기가 많아서 재미있고 또 저마다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읽을 거예요. 다들 읽고 또 감상 나누면서 이번 주도 벽돌 책 함께 읽어요!
물을 주고 떡을 먹이고, 시위 대중을 성원하는 움직임은 3.1운동 내내 이어졌다. 봄을 넘기고 시위가 잠잠해지고도 한참동안, 투옥자 옥바라지를 위해 돈을 모으고 그 가족을 돌보는 일도 계속됐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7, 권보드래 지음
@aida 님! 앗, 저 지금 이 대목 인용하려고 했었어요. 뭔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대목이고, 1987년 6월, 촛불 집회 또 최근에도 계속 반복되는 패턴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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