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안그래도 얼마전 Y2K 밀레니엄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명대사들을 보는데 어찌나 오글거렸는지..^^;;; 이 당시가 이런데 일제강점기 소설을 읽으면 정말 ㅎㅎㅎ '불상한 동무'보다도 낯설은 느낌입니다.
<3부 4장 여성: 민족과 자아> 419쪽 희생과 타락이 표리의 관계이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무력한 희생과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타락-그것은 둘 다 주체성의 결여 양식으로서, 미래의 과제를 타자에게 의뢰해야하는 존재에게 어울린다.
국경과 치안의 완성과정, 즉 '국민'의 완성 과정은 '난민'의 형성과정과 일치한다. 447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저도 이 문장에 밑줄 쫙.. 요즘 난민에 대한 혐오 차별 관련 의견들을 볼 때마다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우리도 한 때 난민이었을 때가 역사 속에서 많았는데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벽 속에 갇혀서 반대로 너무 이질적에 대해 배타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는 역사적 고찰에 국한해, 제1차 세계대전 전후 등장한 '난민'의 형상이 1910년대 식민지 조선인들의 모습과 겹친다는 사실만을 확인해두도록 하자. 생각해보면 식민지시기 조선인들은 늘 '국가 사이의' 또는 '국가 너머의' 존재였으며 그 때문에 쫓기고 박해받고 죽음을 당해야 했다. 448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그러나 홍종현의 만세 소리를 듣고 그 순간 다른 인생에 뛰어든 사람도 있었다. 스물네 살 김정희가 그런 경우였다. 결혼하여 평범한 아낙으로 살고 있었으련만 김정희는 과전리 장터의 만세 소문을 듣고 흥분토록 감격했다.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나보다. 새벽 3시가 돼서야 독립기를 만들었다니 말이다. 옷감으로 사둔 흰 비단을 사용했다는데, 거기 한글과 한자를 섞어 '대한독립만세'를 써 넣을 때 김정희는 피를 내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써 나갔다. 집게손가락을 베었다고도 하고 잘랐다고도 한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396, 권보드래 지음
자식은 있었는지, 남편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동생뿐 아니라 온 가족이 김정희를 미친 사람 취급한 건 아닌지. 혹은 김정희 자신 평소 여느 여성과 다르다는 곱잖은 시선을 받아왔던 건지. 한밤중 혼자 손가락 베어 깃발 만들고 혼자 거리에서 만세를 불렀다니, 과연 어떤 불만과 소망이 그를 그렇게 움직인 것인지.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397, 권보드래 지음
한사람 한사람... 그분들을 떠올리는 시간이었어요.
이렇듯 3·1 운동은 새로운 자아의 기원인 동시 새로운 로맨스의 원천이다. 그러나 3·1 운동 한복판에서 맺힌 '사랑의 꽃봉오리'는 다 피기 전에 지고 만다. 정치와 연애가 일체화돼 주체를 갱신할 가능성은 끝까지 추구되지 못한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409, 권보드래 지음
3·1 운동의 여성 표상은 희생이라는 측면에서나 타락이라는 측면에서나 극단의 전형성은 피할 수 있었다. 유관순은 무력한 동시에 최고의 용기를 갖춘 존재였고, 이광수의 주인공들은 심훈의 주인공들에 의해 공박당했으며, 무엇보다 3·1 운동의 여성들은 이후 넘어지고 실패하면서도 미개척의 길을 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래도록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생물학적 기능을 중심으로 편제돼 왔던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아직도 남은 숙제이지만, 각자 어떤 길을 가든, 3·1운동기 여성의 용기는 기념할 만한 자취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420, 권보드래 지음
저는 어제부로 3.1의 밤을 완독하고 @YG의 유혹에 넘어가 '거인들의 몰락'을 시작하겠습니다. 스케일이 크고 재미있을 것 같네요.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평안한 하루되세요
저도 어제부로 완독하고... (숭고한 그. 3.1혁명을 놓기가 아쉽긴 했습니다. 그리고 권보드래교수님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 반납하러 갔다가.. 괜히 한국단편집 뒤적거리고 조금 읽다가 오게 되네요.. 근대단편집들은 입시준비를 위한 책으로 엮인것들이 많다는;;; 하긴 저도 십대때 읽고 다시 읽은 기억이 없네요.. @소피아 님 글 보고 정통파 투수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 읽으려구요 ㅎㅎ
저도 다시 한국근대소설을 읽어보고 싶네요.^^ 예전과 다른 눈으로 읽게 될까요?
저도요! 항상 그렇지만 읽고 싶은 책은 많고 막상 읽는 책은 적고 이러고 한 세상 살 것 같습니다. ㅠ
같은 또래인 김동인조차 「백조」에 대해 "거기는 아직도 학생 기질이 많이 남아 있었다"고 술회했으니 말이다. 김동인이 지적한 '학생 기질'은 "술을 먹었다. 술을 먹고는 놀러 다녔다. (···) 기생네 집에를 다녔다. (···) 요릿집에서 기생들을 앞에 놓고 문예를 논하였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창조파에서는 기생의 집에를 놀러 다녀도 (···) 유흥 이외의 다른 일을 기생 앞에 운운하는 것을 어린 것이라 하여 피하였는데 반하여" 「백조」 동인은 무분별하게도 기생과 더불어 예술을 떠들었다는 것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아우, 너무 싫습니다. 제가 딱 싫어하는 부류들이었네요.
학생기질 ㅋㅋ 문예와 기생... 뭔가 옛날 양반님들 놀이문화 아니었을까요?
한마디로 놀 줄 아는 사람이었네요.
아ㅡ 이렇게 노는거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요 ㅎㅎ
아우,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같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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