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운동의 여성 표상은 희생이라는 측면에서나 타락이라는 측면에서나 극단의 전형성은 피할 수 있었다. 유관순은 무력한 동시에 최고의 용기를 갖춘 존재였고, 이광수의 주인공들은 심훈의 주인공들에 의해 공박당했으며, 무엇보다 3·1 운동의 여성들은 이후 넘어지고 실패하면서도 미개척의 길을 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래도록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생물학적 기능을 중심으로 편제돼 왔던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아직도 남은 숙제이지만, 각자 어떤 길을 가든, 3·1운동기 여성의 용기는 기념할 만한 자취다. ”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420, 권보드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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