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제1차 세계대전 전후의 신 유대인 수난사가 보여주듯 '국가 없는 민족'·'국가 없는 유럽인'은 점차 존립할 땅을 찾기 어려워졌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47쪽, 권보드래 지음
제1차 세계대전 전후 등장한 '난민'의 형상이 1910년대 식민지 조선인들의 모습과 겹친다는 사실만을 확인해두록 하자. 생각해보면 식민지시기 조선인들은 늘 '국가 사이의' 또는 '국가 너머의' 존재였으며 그 때문에 쫓기고 박해받고 죽음을 당해야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48쪽, 권보드래 지음
'난민'의 반면(反面)인 '국민'은 과연 당연한 존재인가? 민족국가가 이상적 정치체로서 불가침의 주권(sovereignty)을 갖는다는 정치적 구상은 진정 최선의 결론인가?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48쪽, 권보드래 지음
@borumis 4부 1장에 등장하는 이태준은 울란바토르에 기념 공원이 있을 정도로 몽골에서도 대접 받는 분이에요. 맥락 없지만, 저 몽골 이태준 기념 공원에 가봤습니다. 신 나서 이런 기사도 썼습니다.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2/0001962370 몽골 초원에 묻힌 청년 의사…무슨 일이 있었나?
우와... 친구들 중 몽골 의료봉사가서 여기 가보았다고 하는데.. 정말 대선배시네요.. 이 힘든 시절에 의열단 항일운동과 의료봉사를 .. 괜히 벅차고 감동스럽습니다. "미국인 의사든, 일본인 의사든 한국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동양의 근대 의학 수용은 제국주의라는 어두운 얼굴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준의 예는 제국주의와 관계 없는 방식으로 근대 의학을 전파한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제3의 길을 선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국의 어두운 얼굴 뿐만 아니라 소설주인공이지만 '꺼삐딴 리'같은 의사도 많았겠죠. 이당시부터 이런 좋은 인상을 남겨서 지금 울란바토르에 '서울의 거리'도 있고 cu 편의점이 그렇게나 많은가봅니다..^^;;
소설 같은 이야기네요. 누가 소설로 안 냈나요? 이런 거 정말 널리널리 알려야하는데...
정말 소설같은 삶을 사셨군요. 이런 분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한여름 몽골에 가보고 싶네요~
378p 마지막줄에 "당신을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버리는 것"이란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문장을 수집하고 싶었으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참으려다 못 참겠어서 이렇게라도 올립니다. 이 오빠 쫓아가서 맴매해 주고 싶네요.
이 책에는 제주에서의 운동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것 같다고 일전에 말씀드렸는데 ’제주’ 단어가 드디어 한 군데 나오네요. 그것도 각주에서. 485쪽 귀향 후 지역에서 만세 시위를 조직하는데 기여한 학생을 소개하면서 제주 조천리 봉기를 주도한 휘문고보생 김정환을 언급합니다. 저자가 나가는 글 556쪽에서 ‘이 책에는 맹목의 지점이 많다. 지역 계층 사건 간 균형이 부족하고 문제의식도 편중돼 있다’고 고백(?)했으니 제주는 지역간 균형 부족 사례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겠어요. 저자의 수고가 너무나 많이 들어간 역작 잘 읽었습니다.
후일 함석헌이 말한 대로 3ㆍ1운동은 많은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다. 식민지의 하급 공무원으로 그럭저럭 자족하던 사람들이 사회운동가로 변신했고, 제 한 몸의 안녕을 목표 삼던 이들이 민족과 혁명의 대의에 투신했다. 생성과 초월에의 정념이 부활하여 배움에의 열망도 불타올랐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431, 권보드래 지음
삶이 공포·고통·비애라는 관점에서 보면 역사와 세계 또한 무한대로 확산된 시공간으로서 무미(無味)한 연장(延長)이요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문명론적 진보의 관념이 사라진 자리에 이 시공간 개념은 썩 적절하다. 그러나 '죽음'이 문학적 주제의 핵심이 된 순간, 개체들이 저마다의 자유와 공허 속에서 씨름해야 했던 시절은 근대 한국에서 오래 가지 않는다. 3·1 운동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죽음을 직시하면서도 신생에의 의지와 공동체적 감성, 개조에의 의지를 키워내게 됐기 때문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1910년대 내내 억눌려 있다가 3·1 운동으로 출로를 찾았던 민족 감정은 다시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다른 한편 '조선'은 이제 지식과 담론의 층위에서라면 엄연한 현실로 자리 잡았다. 3·1 운동 이후 언론 ·출판 공간의 개방 속에서 '조선인 사회'가 형성된 것이다. 그것은 기만적 유사 사회(psuedo society)에 불과했지만, 입법권도 선거권도 없는 식민지 사회에 불과했지만, 형용모순인 채로나마 '자유'의 여지를 부여하는 듯 보였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이광수가 임시정부 활동을 접고 귀국한 후 쓴 「민족개조론」은 위의 「개조」에서는 희망과 더불어 위태로이 공존했던 민족적 회의(懷疑)가 집대성된 판본이다. 여기 와서 3·1 운동은 "구원을 우리 밖에 구"하고 "목적을 요행에서 구"하려 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폄하된다. 「민족개조론」이 불러일으킨 파문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로는 이광수와 자기 자신과 조선인 일반이 느끼고 있던 균열의 지점을 그만큼 정확하게 파고든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독립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3·1 운동에 대한 평가도 동요했을 당시, 이광수는 한때 자부심의 원천이었던 운동을 반성의 출발점으로 바꿔 놓는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도서관에 갔다가 재미로 찍어봤습니다. 쪽수는 비슷한데 새폴스키의 승리로군요. 같이 찍진 못했지만 권보드래님 책은 아래 세 권의 벽돌책과는 두께로는 경쟁이 힘들겠네요.
호라이즌은 전자책으로 읽어서 몰랐는데, 저렇게 두꺼운 책이었군요.
저는 저 책에 압사 당했을 거예요. ㅠ
이런 정성스러움 너무 좋은데요(꺄). 저도 전자책으로만 읽다가 실물로 마주하면 새삼 놀라곤 합니다. 새폴스키님이 다시 등장해서 반갑네요. 벽돌 책 모임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아직까지는 <행동>이 가장 좋았습니다:)
3·1 운동에 대한 염상섭의 평가는 두 가닥이다. 하나는 3·1 운동을 통해 개선된 바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내용이다. 무단통치가 문화정치로 치장을 바꾸었지만 일본의 경제·문화적 지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으며, 넓게는 세계적으로도 해방의 과제가 전연 달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염상섭은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백성이 3·1 운동을 통해 "그래도 우리가 민족적으로 살아 있다는 것을 중외(中外)에 선포하였고"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입증을 하는 데서 마음 든든한 정신적 결속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말하자면 3·1 운동은 폐색과 해방이라는 이중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평가의 골자라 할 수 있겠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어릴 적부터 독립운동가들은 고립된 영웅처럼 보였다. 외롭고 때로는 무서워 보이기마저 했다. 만세 외친 대가로 고문당하고 난자당했다는 유관순의 일화는 어린 마음에 악몽 같았다. 그가 그렇게 기억되길 즐길까 싶었다. 개발독재 시절 본격화된 유관순 신화는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적 숭고의 선양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에의 공포를 조장한 은밀한 덫이 아니었는지. 그 고통의 반복적 현시는, 섣불리 정치에 뛰어들지 말라는 경고는 아니었을는지. 나는 위대한 운동가들을 고립과 소외에서 구출해 내고 싶다. 인간으로 마주 대하되 여전히 숭고하게 느끼고, 그 단처와 약점을 받아들이면서 그럼에도 경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옥관빈·윤치호·이광수······· 그런 문제적 생애를 다 추방하고 나면 내 자아가 얼마나 앙상해질까 싶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이 문단 너무 좋습니다. 완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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