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이번에도 어김없이 3월 1일이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에게 3월 1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부끄럽지만, 저는 3월 1일의 의미를 교과서에 박제된 내용 이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어요. 그저 매년 찾아오는, 봄을 맞이하는 휴일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유관순’ 같은 이름을 떠올렸을 뿐이고요. 그러다, 책 한 권을 읽고서 3월 1일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권보드래의 『3월 1일의 밤』(돌베개)을 읽고 나서입니다. 사실, 전부터 궁금하긴 했습니다. ‘방송도 인터넷도 소셜 미디어도 없던 그 시절에 들불처럼 번져나간 만세 운동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럿이 때로는 홀로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의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그 수많은 사람의 바람이 당연히 똑같을 리가 없었겠죠. (신분제는 없어졌지만) 양반의 만세와 백정의 만세가 달랐을 테고, 노동자의 만세와 자본가의 만세가 달랐을 겁니다. 남성과 여성의 만세는 물론이고, 한반도에 거주하는 이들과 이미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3월 1일의 만세 운동 소식을 들은 이들의 반응도 달랐겠죠.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궁금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1910년 강제 병합 이후에 기이하게 조용했던 한반도의 침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 침묵을 깨고 갑작스럽게 3월 1일의 에너지를 분출하게 했던 동력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제1차 세계 대전과 혁명, 그리고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에 한 세기 이상 고양된 유토피아를 향한 열정까지 살펴야죠. 읽다 보면, 3월 1일은 프랑스 혁명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유토피아를 향한 열정이 정점에 오른 시기였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고, 그런 열정에 기꺼이 이바지하려고 했던 당대 한반도 지식인의 호기에 놀라고, 그들이 점점 현실에 순응해가는 후일담에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저자 권보드래는 국문학자라는 정체성을 넘어서 사실과 해석, 역사와 허구를 가로지르면서 3월 1일을 놓고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풀어놓고 있습니다. 2019년 3월 1일 100주년에 맞춰서 나온 이 책이 기이하게도 주목받지 못한 것이야말로, 저는 지금 우리의 한심한 꼴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2025년 3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으로 『3월 1일의 밤』을 제안합니다. 전체 647쪽. 내용의 밀도까지 염두에 두면 단숨에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량이라서 벽돌 책 함께 읽기 목록에 넣었습니다. 읽다 보면, 전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에서 마주쳤던 사람들이 수시로 등장하고, 또 1월과 2월에 읽었던 책(『행동』과 『호라이즌』)과도 묘하게 겹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답니다. 3월에는 106년 전의 한반도와 세계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흥미롭게도 한 인터넷 서점의 후기를 보면 “장엄하고 아름답다”와 “3.1 운동의 정신을 훼손시킨 책”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있어요. 저는 이런 상반된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 후자의 댓글을 단 분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 책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였답니다. 『3월 1일의 밤』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됩니다. 우리 3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어요!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 (총19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2024년 8월) 『메리와 메리』 (2024년 9월) 『중국필패』 (2024년 10월) 『마오주의』 (2024년 11월) 『노이즈』 (2024년 12월) 2025년 『행동』 (2025년 1월) 『호라이즌』 (2025년 2월)
제가 워낙 책을 늦게 읽어서 벽돌서는 잘 안 읽는 편이긴한데,우라나라 개화기 내지는 일제강점기에 관심이 있어서 정식으로 신청해 봅니다. 특히 문학 전공자이신 권보드래님께서 쓰셨다니 더욱 관심이 가네요. 이분 책은 아직 읽어 본 적이 없어서 . 부지런히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많은 지도편달 바랍니다~🤭
@stella15 이렇게 또 인연이 닿아서 반갑습니다. 마침, 관심 있는 소재를 다룬 책이니 즐겁게 읽으실 거예요. 감상도 많이 남겨주세요. 3월 4일부터 읽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책도 정말 기대됩니다. :-) <호라이즌> 조금 일찍 끝내고 3/4일까지 짬시간에 @YG 님 또다른 추천책 <이완용 평전> 읽으면서 기다립니다.
한국에서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워가고 싶네요. 알라딘 중고에서 책을 구매했고 들어가는 말을 읽어보니 역사책보다는 문학 전공자답게 뭔가 연애소설이나 뭔가 은밀한 러브레터처럼 느껴져서 기대가 뿜뿜입니다.
ㅎㅎ 알라딘 중고에서 사신 분이 누구신 했더니 @borumis 님이셨군요. 그렇지 않아도 저도 이책을 알라딘 중고에서 살까하다가 마침 더 싸게 파는 개인 셀러가 있어서 거기서 샀죠. 배송료 치르고도 천원 정도가 빠지더라고요. ㅋ 요즘엔 천원 가지고 과자 한 봉지도 못 사는데. ㅠ
저도 부끄럽게도 이대목에서 참 무지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터라 책부터 바로 주문했어요.
@FiveJ 님, 3월에도 함께 읽기 모임에 참여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이완용 평전』 정말 색다른 재미가 있으실 거예요!
이완용 평전 - 극단의 시대, 합리성에 포획된 근대적 인간'한겨레역사인물평전'은 현재 우리의 삶이 과거와 유리되어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우리 과거사 인물들을 현재의 시각으로 조명해보려는 야심찬 시리즈이다. 이 책은 그 첫걸음으로, 그간 '매국노'로 낙인찍혀 거의 실체를 조명받지 못했던 이완용의 평전이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알면 이해하게 되는건지,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지, 그 뒤에 숨어 있는 자들에 대한 분노.. 많은 생각이 지나갔네요. 이책에서도 이완용이 3.1절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잠깐 나와서, 이번 모임도 더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98 "이완용이 매국노라는 오명을 쓴 것은 인간성을 상실한 그의 탐욕 때문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한 가운데서 나름대로 '합리적인실리'를 추구했던 그의 사고 때문이었다. 무모하게 분개하거나 실리없는 의리만을 고집하는 태도를 버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중시했던 그는 100년 전 다른 양반 관료들과 달리 선진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사고를 지닌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망국의 현장을 떠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3.1운동으로 민족의 분노가 표출되었을 때도 그는 일본의 식민 지배에 분노하는 군중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차별, 불평등, 억압에 분노하기보다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실리를 추구했던 그의 태도 가운데서 우리는 부조리한 현실 속 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믿는 현대인의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저도 인상 깊게 읽고 추천하는 책이에요. 추천하면 대부분 반응들이 아주 격렬하더라고요. "뭐? 이완용이 평전이 있다고? 그 평전을 추천한다고? (너 뭐 문제 있냐?)" 이런 식이었습니다. ^^
오 이 책도 흥미롭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borumis 님, 환영합니다. 이번 책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서 또 읽는 재미가 있으실 겁니다. :)
이번에도 신청합니다~잘 따라가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다만간서치로 환영합니다! 게시판에서도 자주 뵈어요~!
못 따라갈것같아 고민하다가.. (한 번 신청했다 취소..ㅎㅎ) 다시 신청했습니다.. 도서관에 빌리러 가야겠네요
647쪽 음.. 고민중이요..
상호대차 신청했습니다, 참여신청도 했습니다, 저에게는 아주 큰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만, 잘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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