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선언과 봉기와 독립 사이에는 다양한 시차가 있었으며, 그동안 이들 정치체의 운명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처해 있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4쪽, 권보드래 지음
「독립신문」은 창간호 1만부 인쇄에 그치지 않고 자발적 릴레이에 의해 여러 달 계속 발간될 수 있었으며, 이로써 증식과 변형의 운동성을 상징해냈다. 그것은 곧 3.1 운동 자체의 생리이기도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7쪽, 권보드래 지음
3.1 운동 당시 언어는 이렇듯 수행적(perlocutionary)이었다. '선언'이라는 말 그대로 그것은 미래를 당겨쓰는 방법이었으며, 목표한 미래를 일궈내려는 자기 결의의 표현이기도 했다. '민족대표 33인'은 청원과 선언 사이에서 고심했지만 3.1 운동의 대중은 '선언'의 급진성을 최대치로 고양시켰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51쪽, 권보드래 지음
독립의 선언이 곧 독립의 현실을 구성한다는 믿음이야말로 3.1 운동의 비밀이다. '와야 할 현실'을 '도래한 현실'로 변형시킴으로써, 그러한 정언명령을 표현하고 전달하고 감염시킴으로써, 3.1 운동의 대중은 그 스스로 새로운 현실의 일부가 되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정작 '민족대표 33인'은 다 믿지 않았을지 모르는 '기미독립선언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그 언어의 힘을 신뢰함으로써 1919년 봄의 거대한 봉기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가리워진 언어가 드러나면서 언어의 빛이 뻗어나오는' 희유한 순간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52쪽, 권보드래 지음
채만식이 만났던 촌로가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됐다면 신문 과정에서 그는 '독립이 됐다고 들었노라'고 진술했을 터이다.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곡절을 겪었다. 3월 1일 오후 1시 평양에서 열린 집회 명칭은 아예 '독립 축하회' 였다. 경찰과 헌병이 방관하는 가운데 성 안으로 진입, 축하회를 거행한 군중에게 독립은 이미 현실이었다. 관공서 앞에 독립선언서가 붙었고 연도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군수가 '독립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공식 문의를 보냈을 정도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대중은 독립 소식에 환호했다. 논리와 근거도 발전시켰다. "조선이 독립됐다 하여 독립만세를 외친 것"이라고 설명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역사 있는 나라와 인구 500만 이상의 나라로 타국의 속국인 나라는 남김없이 해방된다는 소식에 만세를 불렀던 것"이라고도 했고 "금번 만국 강화회의에서의 민족자결론이 타국의 속령인 나라는 해방된다고 천명한 바 있어 조선 경성에서도 민족대표 33인이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였고 전 국민이 만세를 외침에 따라서 피고 역시 독립만세를 불렀던 것"이라고 상세히 부연한 이도 있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식민권력의 통계로도 약 60만에서 100만이 참여했다고 할 정도다. 역시 식민권력의 인구통계 약 1,600만을 적용하면 전 인구의 3.7퍼센트에서 6.2퍼센트 정도가 된다. 이후의 어떤 사건도, 1960년의 4.19혁명이나 1987년의 6.10 민주화운동도 그만한 참여도에 이르지 못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11, 권보드래 지음
3.7~6.2%라고 하니 그렇게 많은 건가하고 와닿지 않네요. 4.19혁명이나 6.10민주화운동도 그만한 참여도가 아니었다고 하니....더 놀랍습니다. 저는 한 10~20%가 들고 일어난 줄..상상했거든요.
오늘 들어가는 글과 1장을 읽었어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미 독립되었다고 생각하고 움직은 사람들도 많았군요. 그 믿음이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선언'이라는 단어 의미가 이렇게 뚜렷하게 다가오다니요. 준비 부족 때문이었는지 전달 과정이 착오가 생긴 탓인지 시간이나 장소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우리들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 통지하자"라고 생각한 경성고등보통학교 채순병 김종현 채강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자칫 흩어질 마음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등사기들로.. 전국 각지에서..
오늘 들어가는 글과 1장을 읽었어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미 독립되었다고 생각하고 움직은 사람들도 많았군요. 그 믿음이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선언'이라는 단어 의미가 이렇게 뚜렷하게 다가오다니요. "준비 부족 때문이었는지 전달 과정이 착오가 생긴 탓인지 시간이나 장소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우리들이 시간과 장소를 정해 통지하자'라고 생각한 경성고등보통학교 채순병 김종현 채강윤" 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자칫 흩어질 마음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는 손의 역할을, 발의 역할을, 입의 역할을.
3.1 운동 당시 언어는 이렇듯 수행적이었다. '선언'이라는 말 그대로 그것은 미래를 당겨쓰는 방법이었으며, 목표한 미래를 일궈내려는 자기 결의의표현이기도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51, 권보드래 지음
독립의 선언이 곧 독립의 현실을 구성한다는 믿음이야말로 31운동의 비밀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52, 권보드래 지음
선언이 현실을 구성한다는 표현은, 새폴스키의 행동 어디에선가 봤을 법한.... 그런 문장으로 다가옵니다.
<들어가는 글> 12쪽 사랑은 앎에의 명령이다. 그를 잘 모르면서도 위로와 용기를 얻지만, 그를 매일 만나는데도 더 알고 싶어진다. 좀 더 잘 알려는 욕망은 사랑의 핵심적 동력이다. <1장 선언: 현재가 된 미래> 52쪽 독립의 선언이 곧 독립의 현실을 구성한다는 믿음이야말로 삼일운동의 비밀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1장에서는 다들 비슷한 문장을 수집하신 듯 합니다. ㅎㅎ
맞아요~ 그런거 같아요
믿음은 선언이라는 정언 명령으로, 그리고 선언은 현실을 구성하는 것은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도 나왔던 개념같네요. 그나저나 '어떤 선언에서든 구체적인 정치, 경제, 사회적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함구했다'는 문장이 불안하네요. 이후 근현대사의 위태롭고 분열된 파급을 예고하는 듯 합니다.
아, 정언 명령! 중요하죠. 저는 3.1운동이 단순히 독립을 갈망해서 일어난줄 알았더니 실제로 믿어버린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서 좀 놀랐습니다. 그건 독립의 신호탄 같은 거였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 주잖아요. 역시 정언 명령은 힘이 센 것 같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5일 수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1장 읽어요. (이미 1장으로 넘어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이번 주에 1장부터 3장까지 읽으니 독서 일정에 참고하세요. 1장에서는 제목처럼 3월 1일에 발표된 '독립 선언서'의 의미와 그 맥락을 짚으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3월 1일로 데려갑니다. 사실, 읽을수록 이런 대목이 많아요. 저도 '아, 내가 3월 1일에 대해서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여러분도 그런 생각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아;; 지금 보니 제가 월요일 쉬어서 늦게 시작한 줄..;; 연휴가 길어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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