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2부 4장 혁명: 신생하는 세계> 257쪽 ‘흘겨보는 자‘였던 예관 신규식-’을사오적’을 처단하려다 실패한 후 음독자살을 시도하고 그 후유증으로 한쪽 시력을 잃어 평생 흘겨보는 듯한 눈초리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도 신해혁명 소식을 듣고 비로소 국망의 타격에서 벗어났다. 263쪽 일본의 도쿠토미 소호는 메이지의 열혈 청년들에 비하면 다이쇼기의 청년은 “패기가 없는 모범청년, 입신출세열에 들뜬 성공청년, 및 아무 일에도 무관심한 무색청년 (…) 성공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부자가 되는 것”이 고작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267쪽 종교와 정치와 경제, 이 셋이 모두 바뀌지 않는다면 진정한 ‘혁명’은 없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이번주도 주말에 몰아읽기를 시전중입니다. 2부2장 약육강식을 읽는 중에, <불쌍한 동무>라는 책을 최남선이 번역했다는 내용이 있길래 이게 무슨 책일까, 혹시 레미제라블 아닌가? 궁금해져서 찾아봤더니 아 생각지도 못했던 책이네요. <불상한동무>.. 네.. <플란더스의 개>였을 줄이야.. 저도 어렸을 때 만화를 보고 동심을 파괴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데요, 1910년대 조선의 어린이들 마음도 똑같이 울렸겠지요.. 아, 레미제라블은 1914년 벽초 홍명희 선생이 <너참불상타>라는 제목을 붙여 초역을 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이 참으로 적절하네요.
와, 이런 자료가 있었네요. 오래 전 <레미제라블>의 번안 소설이 있더군요. 옛날 작가 민태원이 번안한. 번안 가요가 있는 것처럼. 기본 골격은 원작 그대로 하되 이름이나 지명을 바꿔 썼죠. 당시 일간지에 연재했다는데 인기가 꽤 많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소설이 몇 작품이 더 있습니다.
애사 - 한국의 번안 소설 8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일본의 구로이와 루이코의 신문 연재소설 <아아, 무정(噫無情)>을 바탕으로 다시 번안한 작품. 1910년에 「매일신보」에 연재된, 순 한국어 문장의 번안 소설이다. 당시 서양의 고전 명작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신문 연재소설의 위상을 다지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유로운 영혼 장팔찬을 통해 <레미제라블>과 장 발장, 그리고 세계 문학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와.. 제목이 정말.. 향토적 느낌이 풀풀~^^;; 저희 아이들도 아직도 플란더스의 개를 권장도서로 읽더라구요. 애들 다 눈물 펑펑..
어머, 처음 접하는 자료입니다~
번안 제목이 기가 막히다는..
고무신으로 가득 찬 수레 위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장면이란 독특한 장관이었으리라. 마땅히 높은 데가 보이지 않을 때는 지붕위에 올라서기로 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1, 권보드래 지음
산상 봉화시위는 주로 촌락공동체에서 출현한 현상이다. 지역별 편차는 크다. 충청도의 시위는 거반 야간의 봉화시위였을 정도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3, 권보드래 지음
무척이나 추워 겨울 날씨 같았다는 1919년 3월, 학생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미투리 신은 채, 상복 입은 군중 속에 섞여들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00, 권보드래 지음
3월 5일 학생시우 전날 "미투리에 들메 하고 나올 것" 이라고 적은 쪽지가 돌았다는 회고도 있다. 들메 : (벗어나지 않도록)신을 발에 동여매는 일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299, 권보드래 지음
비록 '민족대표 33인' 중에는 불참했으나 3.1운동은 유림 세력이 전국적 음역을 확보한 사회적 목소리를 낸 마지막 사건이기도 했다. 오래된 사상과 낡은 테크놀로지를 가지고, 그러나 이들은 새로운 시대의 폭력에 최선을 다해 항거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03, 권보드래 지음
대신 선전 작업에 주력하기로 하고 85원을 헐어 풍선을 사서 격문을 살포할 것을 결정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15, 권보드래 지음
풍선 선전이 이때부터 있었군요...
그땐 쓰레기 오물풍선은 아니었겠죠..ㅜㅜ
그럼에도 봉화는 장관이었다. 이기영이 수십 년 후 『두만강』에서 묘사해냈듯 "사면팔방으로 꽃밭처럼 불길이 타오르는데 마치 아우성을 치듯 만세 소리가 그 속에서 들끓는다. 이 근감한 횃불들은 '합방' 전에 성행하던 '쥐불놀이'보다도 더한 장관이었다". 3·1 운동에 이르기까지 의병부대가 유지됐다고 주장하는 이기영은 의병들이 이르는 "곳곳마다 만세 소리가 드높고, 산봉우리 위에는 봉화가 줄줄이 켜 있었다"고 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 295, 권보드래 지음
3·1 운동을 통해 공화주의의 새로운 물결과 왕도주의라는 오래된 습관 사이 관련은 복잡하지만, '죽은 황제를 애도하는', 그곳도 복제(服制)도 반포하지 않고 유락장(遊樂場) 휴무를 선포하지도 않는 식민권력에 맞서 애도를 실천한다는 자세는 민족적 일체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으리라.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300, 권보드래 지음
그 이전의 이주가 주로 생활에 쫓긴 결과였다면 1910년대부터는 이주를 새로운 삶에의 출구로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1910년 봄 신채호, 1910년 12월 이회영, 1911년 4월 박은식 등 '개신유학(改新儒學)'을 지적 배경으로 하는 명망가들이 대거 북쪽으로 떠났고, 1913년에는 이동휘도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활동을 개시했지만, 젊은 청년들도 식민지로 낙착된 조국에서 다투어 벗어났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망국에 좌절한데다 아버지가 순국(殉國)한 충격을 감당해야 했던 홍명희는 20여 년 후 당시의 심경을 술회하면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죽지 못하여 살려고 하니 고향이 싫고 고국이 싫었다. 멀리멀리 하늘 끝까지 방랑하다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는 것이 소원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참... 그 심정 생각하니 먹먹하네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고 싶다는 소원.
@장맥주 권보드래 선생님도 마지막에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는데, 이광수 대신에 염상섭, 심훈, 홍명희 등과 같은 대안의 목소리를 좀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인용하신 대목을 포함해서 이 세 작가가 곳곳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건 그런 전략의 하나 같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자꾸 감정이입을 해보곤 하는데, 원체험의 차이 때문인지 가늠이 되지를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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