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D-29
사는 거 사실 별거 아니다. 다 한 80년 살다 조용히 가는 것이다. 그나마 글로 남기는 사람이 좀 덜 허무하긴 할 것이다.
혼자는 작가의 숙명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곧, 끝내야 하는데” 하며 조바심 내는 게 작가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글을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어차피 혼자 써야 하고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작업이고, 집중해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안 되면 외부로부터 방해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 언제나 자신을 엄습하기 때문이다. 외부는 자신처럼 마음대로 안 된다. 겨우 안방에서 거실을 거쳐 작업실로 들어설 때, 마치 출근하는 것처럼 정장을 입는 작가도 있다. 이처럼 작가는 자기만은 대체로 잘 다스린다.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주어진 숙명을 거역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결국엔 그리로 돌아갈 운명에 놓여있음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이 팔자를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그걸 하늘의 뜻에 반(反)하는 일이라 여긴다.
나는 둘 중 하나 때문에 아니면 둘 다 때문에 죽거나 책을 못 읽을 것이다. 눈이 멀거나 술을 많이 먹어 간이 망가지는 것이다. 지금도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술 때문에 간이 망가져 벌써 피로가 밀려온다.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위가 아프거나 장이 쑤신다. 그런데 양주 대신 막거리를 마시면 그 다음날 허리가 아파 꼭 파스를 붙여야 한다. 그러나 꼭 10시에 운동을 하러 갈 것이다. 이것마저 건너뛰면 나는 죽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살려면 운동을 해라.
여자들은 유행이 민감하다. 드라마ㅇ에서 유행인지 남자보단 여자들이 담배 피우는 게 더 많이 나오고 술을 너무 많이 그리고 그 다음날 또 바로 마시니 너무 자주 마신다. 이래도 되나? 이게 유행 타면 한국 여자들 간 다 망가진다. 실수하고 여기저기 토하고. 이게 무슨 짓인가? 이래도 되나? 드러마에서. 못하게 말려야 한다.
그리고 그게 뭐라고 자기 각 잡는 것에 엄청나게 신경 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긴 확실히 왼쪽이 더 예쁘니 그걸 너무 철저하게 고수하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이런 식으로 유행에 엄청나게 민감하다.
아줌마들이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자유통일당이 사거리에서 뭔가의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왜 사는 것인가. 헌법을 무시하고 다기들 맘대로 하는 것에 찬성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쌓은 걸 다 깔아뭉개도 좋단 말인가. 돈만 받으면 끝이란 말인가. 돈도 받고 교회에서 나가라고 해서 그냥 나온 것들 같다. 진짜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이게 뭐하는 짓인가.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다.
독재치하에 있으면 자신의 기질을 살리지도 못하고 그냥 그런 그늘에 살다 허무하게 한 생을 그냥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길을 갈까? 독재 치하에 있으면 자신의 기질을 살리지도 못하고 그냥 그런 그늘에 살다 허무하게 한 생을 그냥 날려버릴 수 있다. 대신 자유로운 세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세상에 살면 자신도 모르는 자기 타고난 성정을 맘껏 펼 수 있다. 그러나 판단하기 싫은 인간은 또한 자유를 두려워한다. 누군가의 그늘에 살던 사람은 그 밑에서 시키는 것만 지도하는 것만, 따라 하는 그런 피학적 삶에 물들어 그냥 그게 마치 자신의 행복인 양 살다 가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펴지도 못하고 그 안온한 그늘에서만 마치 한 번도 눈 부신 태양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안주하며 사는 것이다. 대신 그렇게 살면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생을 바로 마감하고 마는 것이다.
원래 세계사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독재라며 데모가 일어난다. 그리고는 항상 나폴레옹이나 박정희 같은 독재가 반드시 등장한다. 그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고 인간은 어리석어서 교훈을 바로 잊는다.
젊은 애들은 가지 삶은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민주화를 염원하는 혁명이 일어나고 그 혼란 속에서 독재가 다시 창권하는 건 그 흐름에 반드시 이걸 일어나게 하는 단초가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아우 아래 부하를 미워하는데 중간 이 그 애를 같이 미워한다면 자기도 미워하면서 안 미워하는 척한다.
식장도 너무 깔끔게만 하면 안 된다. 음식을 대접하고 맛있게 하는 그런 열정이 안 보이고 손님이 간 자리를 깔끔하게 치운다는, 그 손님은 더러운 손님이라는 인상, 즉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테이블에 있는 음식을 치우는 것은 그런 인상을 줘서 다신 그 식당에 안 온다. 오기가 싫은 것이다.
운칠기삼이라고 노력한 것이 아닌 엉뚱한 것이 당선된다. 상대의 마음은 나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거 생각 말고 그냥 내 글만 죽어라, 아니 즐겁게 쓰는 게 낫다. 어디 응모하지 말고.
흐르는 물이 아니라 고여 있는 저수지 같은데 별장이 있으면 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그리로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 저수지에서 자살자가 많다고 한다. 흐르는 강보단 더. 아마도 더 우울해지는 것 같기는 하다.
나는 공해를 유발해 비행기를 잘 안 타지만 그래서 분비는 공항도 별로 안 좋아하지만 버스터미널은 좋아한다. 일부러 거기 자판기 커피를 마시러 방문하기도 한다. 특히 타는 곳 말고 내리는 곳의 한가한 곳에서 커피를 마신다. 앞에 TV가 있고 내리는 사람은 대개 의자에 안 앉고 그냥 가기 때문에 의자가 만석인 적은 별로 없어 일부러 그곳으로 가기도 한다. 지금은 그게 공항으로 옮겨갔지만 전엔 이곳으로 마중을 많이 반가운 사람을 맞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러진 않는다. 나는 이미 한물 간 곳을, 그래 쓸쓸한 곳을 의리를 생각해 가끔 방문한다. 가면 자판기 커피도 있고 주로 YTN 뉴스지만 TV도 한가롭게 볼 수 있어서.
전광훈이나 황교안 같은 미친 것들이 왜 나타나냐면 교회는 많고 불경기라 교회에 돈이 안 들어오니까 이런 식으로 교회장사를 하는 것이다.
왜 남편을 칭찬 안 하나? 여자는 자기 남편을 칭찬하지 않는다. 그러면 꼭 손해라도 보는 것처럼 대개는 안 그런다. 진심에서일 수도 있고, 그러는 게 친구를 포함 주변에서 다들 그래, 따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편 아닌가. 그러니 가장 소중히 아껴야 하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이 그 누구도 아닌 그뿐이지 않은가. 그에게 왜 남보다 못하게 표현하고 정성을 들이지 않나. 서운한 게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라 그러나. 남편은 남자니까 좀 더 넓은 마음을 갖고 너그럽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러나, 왜 그러나?
너무 서로 잘 대해주기만 하면 그 관계가 오래갈까. 나는 그렇게 잘 해줘야 하는 강박 때문에라도 같이 있는 것 자체가 힘들 것 같다. 잘 해줘야 하는 것 같은 무슨 의무 같은 게 보인다. 차라리 자기 남편이 훨씬 편할 것 같다. 역시 남은 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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