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고전] 3월 『재능 있는 리플리』 함께 읽어요

D-29
"세상에, 무슨 운이 이라도 좋아! 이런 행운은 여자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다니까. - 중략 -" 톰은 웃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했다.
재능 있는 리플리 28,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5장(29~32쪽)
과일 바구니에는 높다란 손잡이가 달려 있었고, 노란 셀로판지가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바구니 안에는 사과며 배며 포도는 물론, 캔디바와 미니 술병 몇 개가 담겨 있었다. 톰은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바구니는 처음 받아 보았다. 엄청나게 비싼 가격표에 헛웃음이 나오던 화원 앞 쇼윈도에 전시된 꽃바구니와 다르지 않은 과일 바구니였다. 이제야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톰은 두 손에 얼굴을 급히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능 있는 리플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이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리플리에 대해 으레 가지고 있던 이미지 ㅡ 양심없는 사기꾼, 거짓말쟁이, 리플리증후군 ㅡ 와는 달리, 소설 초반의 리플리는 거짓말에 불편한 감정이나 불안감도 느끼고, 양장점에서 폴로셔츠도 (그린리프씨 앞으로 외상을 달수 있었음에도) 자기 돈으로 구매하는 면을 보이네요.
톰과 미키의 차이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는 주인공 톰 리플리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그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개념이 탄생할 정도로 톰의 정체성에 대한 집착과 타인의 삶을 욕망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저는 자연스럽게 최근 개봉한 영화 <미키 17>의 주인공 미키와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두 인물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또 다른 자신과의 조우입니다. 톰은 디키가 됩니다. 그는 디키의 재력, 태도, 유럽에서의 삶을 동경하며 결국 디키를 죽이고 그의 삶을 차지하기로 결심합니다. 이는 곧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모습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고 믿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를 선택합니다. 반면, 미키는 조금 다릅니다. 그는 식민 행성을 개척하는 임무를 맡아 수많은 죽음을 반복하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그는 죽을 때마다 다시 태어납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신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복제가 생성됩니다. 미키는 매번 동일한 기억을 가지고 다시 살아가지만, 이전의 자신과는 완전히 동일한 존재가 아닙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사건은 17번째 미키와 18번째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닮았지만, 동시에 독립된 개체로서 갈등을 겪습니다. 저는 여기서 또 다른 자신을 연기하는 톰과, 복제된 자신을 인정하는 미키의 차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두 캐릭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있습니다. 톰은 타인이 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완전히 지웁니다. 반면, 미키는 자신이 복제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정체성의 일부로 인정합니다. 이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톰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떠날 때, 디키의 아버지가 그에게 선물을 건네자 톰은 눈물을 흘립니다. 디키의 아버지는 단순한 친절을 베풀었을 뿐이지만, 톰에게는 그 따뜻함이 생애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그의 삶에는 언제나 고독이 가득했고, 그 외로움이 결국 그를 디키로 만들었습니다. 반면, <미키 17>에서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는 17번째 미키와 18번째 미키를 보고 환하게 웃습니다. 그녀에게 미키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설령 복제된 미키가 존재하더라도, 그녀의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두 인물의 차이는 사랑이었습니다. 톰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에, 디키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반면, 미키는 사랑받는 존재였기에 자신의 복제된 모습조차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부정하고 타인이 되기를 선택한 톰과, 자신을 받아들이고 확장된 자아를 인정한 미키. 저는 이 차이가 결국 두 인물의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의 눈물이, 자신이 무사히 떠난 것에 대한 안도, 그린리프 부부의 호의에 대한 감사 같은 마음, 어쩌면 디키에 대한 부러움 같이 복잡한 눈물이였을 거 같아요 앞에 묘사된 그의 인생이 썩 따뜻했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자식을 걱정할 때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디키를 설득하러 가는 자신에게도 의례차 주는 바구니로 조금이나마 느껴서 좀 더 울컥 한 느낌이였어요
이제야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톰은 두 손에 얼굴을 급히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능 있는 리플리 32,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6장(32~37쪽)
대사들 1동시대 작가 중 가장 지적인 인물, 20세기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심리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헨리 제임스의 후기작이다. 『비둘기의 날개』, 『황금 주발』과 함께 제임스의 후기 삼부작으로 꼽힌다.
이젠 이모가 보내 주는 돈은 필요 없다. 그는 홀로 설 것 이다. 영영.
재능 있는 리플리 35,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7장(38~46쪽)
철문이 쾅 닫혔다.
재능 있는 리플리 46,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책을 마무리 짓고 보니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진 결말 이였을 지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8장(46~47쪽)
늦은 점심을 먹고 낮잠을 한숨 자고 일어나 석양을 맞으며 요트를 타고 항해하는 두 사람. 항해를 마치면 해변에 있는 카페에서 반주를 마시겠지. 두 사람은 톰이 살아 보지 못한 평범한 하루를 완벽히 즐기고 있었다.
재능 있는 리플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가장 급한 일은, 어떻게든 디키가 그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디키가 톰을 가장 좋아하게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
재능 있는 리플리 47,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장(48~62쪽)
톰이 마부에게 요금을 건네자, 디키가 이런 말까지 했다. "고맙습니다. 그린리프 씨." 그 말에 톰을 기분이 약간 묘해졌다.
재능 있는 리플리 5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장(62~74쪽)
사실 그 말엔 진실이 제법 많이 담겨 있었다.
재능 있는 리플리 7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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