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나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질 못해. 가는 것, 그냥 가는 것, 그럴 땐 그게 내게 정말로 필요한 거야, 그리고 결국 '얻고 말지.'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43~24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남작이 환영단이 기다리는 고향 역에 도착해서 내리는 장면이 첫 경고부분을 떠올리게 하네요 악장과 단원들의 모습과 남작과 환영단의 모습이 교차되는 느낌을 줍니다. 이 부분은 첨 읽을 때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시간이 정지하고 주변에 감도는 것은 공포뿐이라는 게 마치 종말의 때에 모든 생명이 신이 강림하는 모습에 경외감에 차서 바라보는 그런 광경을 연상하게 하네요
말해보세요, 아빠, 진심으로요, 이곳이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원에 불과한 것 아닌지 말이에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78,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래서 번역이 중요한가봐요. 위에서 마침표로 딱딱 끊어주니까 평이하게 잘 읽혀요. 하지만 확실히 카덴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 신기하네요. 1월에 읽었을 때는 만연체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 자체를 하나의 악보로 본다면 쉼표도 시각적으로 끊기지 않고 흐르는 이미지라 음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에 만연체가 꽤 괜찮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들을 때 모든 음계를 집중해서 다 들을 필요가 없듯이 이 책도 모든 부분을 전부 이해하고 곱씹으며 읽어내려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그걸 몰랐어서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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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 이 짧은 챕터가 마치 누아르 영화 한 편을 찍듯 순식간에 사건이 전개됩니다. 증오심을 가득 품은 혼외 자식인 딸이 교수인 아버지와 대치합니다. 한켠에는 자신들을 자경단쯤으로 과시하는 오토바이족들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교수가 쏜 총에 맞아 '작은별'이라고 불리는 일원이 죽자 오토바이족 대장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일단 후퇴(?)한 딸은 TV 방송을 통해 저명한 교수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인터뷰를 합니다. 그 와중에 마을 사람들과 오토바이족은 아메리카에서 곧 귀향할 남작에 대한 기대에 들떠있습니다. 사실 어수선하기 그지 없는데요,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교수가 왜 외곽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남작의 서사와 교수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가 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앗, 자세한 요약 감사합니다!
도움이 됐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드디어 토요일이네요! 오늘은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를 끝까지 읽는 일정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만연체의 리듬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작품에 조금씩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주말 동안 한번 달려보자고요! (저는 오늘 집을 이사해야 해서 읽을 시간이 없지만 가능한 빨리 정리하고 내일 몰아 읽으려고요😢)
일정보다 늦게 시작해서 "경고"와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 (22~121쪽)를 오늘 아침까지 읽었습니다. 보통의 소설은 읽는 동안 내가 소설을 끌고 간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는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소설에 끌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문장이 끝나지 않았서인지 글을 읽으며 숨이 차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습니다. 낯선 문장 구성에 몇번이나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했지만 마치 랩을 하는 듯한 전개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는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교수 아버지와 혼외 자식인 딸의 막장 스토리는 B급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합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디쯤에 벵크하임 남작이 등장할지 궁금했습니다. 낯선 작가와 낯선 문체와 낯선 전개 방식에 아직도 어리둥절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일등칸의 이 6번 객실에 있는 동승자들은 번들거리는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거나 대부분 일제히 머리를 숙인 채 스마트폰에 열중한 것이 마치 각각의 승객이 일종의 불투명한 공 안에 앉아 있는 꼴이었기에....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85,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제목 때문에 그런지 전 자꾸 배경이 1800년대로 막 느껴졌는데 185쪽에 스마트폰이라는 단어가 나온 후 아! 현대구나! 했습니다 🤣
@브엠버 공감이요! ‘남작’이라는 작위때문에 당연히 옛날 시대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실제로 지금도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도요! 그런데 현대문물을 많이 쓰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생활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과거로 느껴졌던 걸 보면요. 흥미로워요.
그나저나 남작이 귀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보 후퇴한 딸은 어떤 식으로 되돌아올 것인가... 기대가 됩니다 !
자네는 나보고 계속 가라고만 손짓하는군, 그건 좋아, 하지만 난 알고싶어, 이 친구야, 이 여정의 목적이 뭔가, 어딜가고 싶은 거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375,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무한한 어려움 파트를 읽었습니다.. 이 부분은 교수의 의식의 흐름을 서술하고 있고 그 의식의 흐름이 다분히 철학적인 내용이라 다시 읽어도 이해가 어렵네요 ㅜ 그래도 일단 표시한 부분을 토대로 나름대로 정리느낌으로 해석을 해본다면..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정론에 입각한 존재에 대한 고찰인 듯...하며 인간은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만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즉 교수가 살인을 하게 된 것도 필연적 결과였다고 말하는 것으로 읽었어요. 뒤이어서 모든 존재들의 운명은 거대한 하나로 통합되면서 원을 이루고 그것은 순환을 하지만 존재의 안이나 밖이나 오로지 '무'만이 있을 뿐, 인간의 사상 및 모든 문화의 근원에는 그 '무'를 직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하였기에 현재 인류가 이룩한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거짓이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어렵네요 다른 분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집니다
<트르르르……> 파트를 다 읽었습니다. 만연체 문장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잘 읽히는 편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유명한 교수는 왜 고립생활을 하는 것인지, 교수의 딸은 왜 분노하는지, 해당 파트 마지막 엔딩은 무엇을 의미하는지(혹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등등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그가 이곳 가시덤불땅에서 이런 생활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은 창문 밖을 내다보며 자신이 통째로 거부한 세상을 끊임없이 엿보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므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5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내가 이 이끼들을 보는 것이 이끼 자체 때문이라면 이끼들을 내가 보든 말든, 내가 자기들에 대해 무엇을 말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도 하지 않는가, 이끼는 그냥 이끼이고 나는 그냥 나이고,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0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처음에 낯설었는데 만연체에 익숙해지니 음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소설 속 장면이 풍경처럼 그려지는 것처럼 읽혀지네요.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에서는 아직 뭔가가 다 드러나지 않는 장이라, 의문이 계속 생기는데 해결은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교수를 감옥에 보내거나 망가뜨리겠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결국 교수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결국은 교수의 운명도 딸의 저주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서 세상 일은 참…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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