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맞아요, 이런 게 바로 함께 읽기의 즐거움 아닐까 싶어요.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저는 몇 해 전부터 웹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누군가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크툴루 게임속 천재 마법사가 되었다>를 추천해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처음에만 좀 견뎌'인데, 이 소설과 정반대로 그 소설은 처음에는 너무 유치하고 문장도 후지고 내가 이런 걸 왜 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말씀해주신 걸 보고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면서, 이런 걸 두고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아님)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연‘이란 단어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절대 나 개인의 선택으로는 만나지 못했을 책이었을텐데, 주어진 기회로 만난 덕분에 마치 여행 중 큰 광장에서 정신없이 걷다가 부딪혀 만나게 된 인연처럼 전혀 생소하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얼굴 표정과 눈빛으로 대화하며 통하는 그런 인연.. 이 책을 통해서 받은 여운이 오래 오래 남을 듯 합니다.
혼자서는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책을 읽게 된다는 것, 그러는 과정에서 전에는 얻지 못했던 독서 경험을 얻는 것. 그게 바로 독서 모임이 존재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책이지만 심은 님께 깊은 여운을 남겼다니 제가 괜히 마음이 좋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완독했습니다. 남작이 갑자기 교황을 만난 이후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신대로 정말 아름다웠어요. 모든 소동의 근원인 남작이 사라지자 이야기가 급격하게 파국으로 치닫는 것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유실된/파손된 자료의 리스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읽는 동안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소설이었어요. 언젠가 <사탄탱고>도 도전을... 책을 마무리한 후 프롤로그를 다시 읽어봤는데,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자‘인 지휘자가 엔딩의 노래 부르는 저능아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어쩐지 타르코프스키 영화 속 ‘유로지브이‘를 떠올리게 하는 엔딩이었어요. 혼자라면 가볍게 넘겼을 부분도 많은 분들과 함께라 더욱 풍성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이번 주도 화이팅하시길!
저는 남작이 죽는 장까지 읽은 다음 며칠 개인 일정 때문에 이어 읽지 못하고 여운에 잠겨 있었는데요, 책을 다시 펼쳐 '급격하게 파국으로 치닫는' 후반부를 읽으니 이게 같은 소설인가 싶고, 참 대단한 소설이고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새삼 했어요. 독서 모임을 할 때면 마지막까지 읽은 다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첫 장을 다시 읽어보시기를 권하는데 벌써 읽어주셨네요. 끝까지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딱 절반을 읽고 현실의 일 때문에 책을 펴보지 못했어요. 이제서야 마무리하고 다른 분들의 감상을 먼저 읽고 나머지 읽으려 해요. 삶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던 남작의 결말이 궁금해집니다.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앞부분과는 또 다른 재미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화이팅!
처음부터 끝나지 않는 만연체에 압도돼서 읽기가 겁났는데 함께 읽기 컨탠츠 덕분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복잡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들이 실제로 저에게 리듬감있게 다가왔나, 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잘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물 관계를 파악하고 문장들을 이해하는 데만 집중하느라 문장이 가진 리듬을 놓쳐버린 것 같아요. 다음에 읽을 기회가 있다면 책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확실히 처음 읽는 거랑 두 번 읽는 거랑은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마치 처음 가는 길은 낯설고 긴장해서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다가, 두 번째로 길을 걸을 땐 처음에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이는 것처럼요. 저 역시 아직 이 책을 두 번 읽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고생하셨어요!
저도 완독했습니다. 혼자라면 읽기 어려웠을텐데 함께 읽어서 그나마 조금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남작의 귀향에 비해 그의 죽음은 허무했고 징례식은 초라하기 그지 없네요. 아마도 작가가 헝가리의 사회상이나 무언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 나라와 문화에 대해 잘 모르니 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 읽고나니 뿌듯하네요. 문체도 그렇고 연주곡처럼 배치된 구성도 그렇고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어떤 벽돌책도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저 역시 구체적으로 헝가리의 어떤 부분을 풍자하는 것일지 궁금했는데, 남작의 이름으로 발송된 헝가리인들을 꾸짖는(?) 편지에서 '헝가리인'을 '한국인'으로 바꿔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당연히 헝가리인들도 그렇지 않겠죠), 뭐랄까요 그것이 문학의 '보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네요. 완독을 축하드려요!
오늘자로 완독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다 읽고 난 뒤에 기억에 남는 건 딱 한 문장이네요. 자, 이제 다 같이 (p.754) "보이지 않는 관객에게 몸짓하면서 객석을 향해 활기차게" 노래했다는게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정말로 긴 노래였구나, 하는 감상이 들기도 하네요. 사실 중간의 많은 부분은 끊임없는 쉼표의 행렬에 질려 설렁설렁 읽었던 터라 잘 와닿지 않았는데(문단을 좀 구분해 주었으면 읽기 수월했으려나요) 폐허를 앞에 두고 무형의 관객과 합창단과 악단에게 "이제 다 같이" 연주하자고 하는 광기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긴 노래였구나"라는 말씀이 너무나 공감되면서, 완독 직후의 제 감상을 대신 말씀해주신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ㅎㅎ
문장의 형태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의미를 전달해주는 형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시각에서 마지막 챕터인 <연주용 참고 자료>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사라진 것을 <유실된 자료>로, 망가진 것을 <파손된 자료>라고.. 꼭 도시의 창고 장부를 정리하는 것처럼 이 모든 존재들의 결말을 건조한 목록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여운을 길게 남기네요. 솔직한 감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 물리적으로 눈이 아프다는 느낌을 받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라서ㅎㅎ 다시 읽으려면 꽤나 큰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라슬로의 작품세계가 궁금해지는 책이었습니다! 다른 저작도 펼쳐보고 싶네요.
저는 마침표를 찾아 표시하면서 읽었는데, 나중에는 눈이 가물가물 해서 쉼표인지 마침표인지 제대로 보이지 않아 몇 번이나 눈을 비벼야 했어요. 문단을 나눴으면 좀더 수월하게 읽혔겠지만, 지금과 같은 감상은 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 또 다른 모임에서 라슬로의 다른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드디어 재독을 마쳤습니다. 한 번 읽기도 힘들었는데 특히 '무한한 어려움' 부분은 재독이어도 읽는 속도가 더뎌지더라고요. 사실 처음 읽을 때 잘 이해하지 못하고 스르륵 넘겨 읽어서 이번엔 좀 꼼꼼히 읽어보려 했으나.. 역시 무리였습니다😂 사실은 지난 주말에 <사탄탱고> 영화를 보고 왔어요. 7시간 넘게 앉아있느라 허리 부서지는 줄..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이 책과 유사한 점이 눈에 띄더라고요. 시간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장면이 영화에도 있었는데, 전후로 이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넘어간다는 점에서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의도로 넣은 장면일지 더더욱 궁금해졌는데, 책에선 도시를 휩쓴 두려움 때문이라고 하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인지, 혹은 헝가리 사회에 대한 두려움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또 책에서 알 수 없는 편지의 작성자가 마지막에 헝가리인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사탄탱고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어요.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화자는 여기에 일체의 자기혐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이 문장을 신뢰할 수 있을지... 결과적으로 도시가 멸망하면서 이 화자의 바람이 일부는 이루어지게 된 셈이네요. 마지막 연주용 참고 자료에서, 유실된 자료에 포함된 인물(혹은 물건)의 공통점이 도시 멸망 전에 이미 도시를 떠났다는 거죠. 그렇다면 이는 도시의 관점에서, 혹은 이 도시를 멸망에 이끈 어느 존재의 관점에서의 유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소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들의 삶도 소멸한 건 아닐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도시와 그 안의 모든 것을 없애려던 어느 절대자가 몇몇을 놓치고 아쉬워 하며 이 목록을 작성하는 모습이 상상돼 좀 섬뜩했습니다..ㅎㅎ 몇몇 분이 말씀하신 대로 헝가리의 역사와 사회상을 좀 더 알고 이 책을 읽으면 보이는 게 더 많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 읽으면서도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생소한 문체, 특이한 전개로 구성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을 재독하시고 러닝 타임이 7시간 넘는 <사탄탱고> 영화까지 보셨다니... 존경합니다... 저는 <사탄탱고>를 보지 못했는데, 이 소설을 완독하고 난 다음에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유사점과 차이점이 명확하게 보여서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도시와 그 안의 모든 것을 없애려던 어느 절대자가 몇몇을 놓치고 아쉬워 하며' 유실된 자료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는데, 그거야말로 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았네요. 감사합니다!
일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주말을 이용해 다 읽었습니다. 헝가리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았더라면 조금 더 깊이 있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두꺼운 책을 먼저 받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완독은 해야하고 일은 일대로 해야하는 상황에서 헝가리를 알아보려는 시도를 해보지도 않고 독서를 시작했지만, 다행히 그믐을 통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읽어, 결국 완독에 이르렀습니다. 이 책이 과연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라는데엔 의문이 들지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도전에의 욕망을 일으키는 두께 자체만으로 소장하는 의미는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눈으로 읽기만으로도 급했던 저와는 달리 숨은 의미를 찾아 해석해 주신 여러분들이 계셔서 손에서 놓지 않고 읽었습니다. 벽돌책 한권을 읽어냈다는 만족감으로 이 책을 덮습니다.
맞아요, 3주 동안 750쪽이 넘는, 게다가 마침표는 다 합쳐서 200개가 조금 넘는 책을 읽으면서 헝가리에 대해 찾아보기까지 하는 건 절대적으로 무리죠. 저 역시 헝가리 사회를 조금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럼에도 소설은 소설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06. 남작은 기억이 아니라 습관을 따르는 사람처럼, 주저하지 않고 도로에서 돌아서서 제방을 내려가 과감하게, 하지만 평소처럼 불규칙한 걸음걸이로 이따금 살짝 균형을 읽으며 숲속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출발했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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