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무한한 어려움 파트를 읽었습니다.. 이 부분은 교수의 의식의 흐름을 서술하고 있고 그 의식의 흐름이 다분히 철학적인 내용이라 다시 읽어도 이해가 어렵네요 ㅜ 그래도 일단 표시한 부분을 토대로 나름대로 정리느낌으로 해석을 해본다면..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정론에 입각한 존재에 대한 고찰인 듯...하며 인간은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만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즉 교수가 살인을 하게 된 것도 필연적 결과였다고 말하는 것으로 읽었어요. 뒤이어서 모든 존재들의 운명은 거대한 하나로 통합되면서 원을 이루고 그것은 순환을 하지만 존재의 안이나 밖이나 오로지 '무'만이 있을 뿐, 인간의 사상 및 모든 문화의 근원에는 그 '무'를 직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하였기에 현재 인류가 이룩한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거짓이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어렵네요 다른 분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집니다
<트르르르……> 파트를 다 읽었습니다. 만연체 문장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잘 읽히는 편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유명한 교수는 왜 고립생활을 하는 것인지, 교수의 딸은 왜 분노하는지, 해당 파트 마지막 엔딩은 무엇을 의미하는지(혹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등등 궁금해지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그가 이곳 가시덤불땅에서 이런 생활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은 창문 밖을 내다보며 자신이 통째로 거부한 세상을 끊임없이 엿보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므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5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내가 이 이끼들을 보는 것이 이끼 자체 때문이라면 이끼들을 내가 보든 말든, 내가 자기들에 대해 무엇을 말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도 하지 않는가, 이끼는 그냥 이끼이고 나는 그냥 나이고,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0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처음에 낯설었는데 만연체에 익숙해지니 음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소설 속 장면이 풍경처럼 그려지는 것처럼 읽혀지네요.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에서는 아직 뭔가가 다 드러나지 않는 장이라, 의문이 계속 생기는데 해결은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교수를 감옥에 보내거나 망가뜨리겠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결국 교수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결국은 교수의 운명도 딸의 저주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서 세상 일은 참…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17. 내가 자네들, 악사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때 이 임무가, 가능성에 입각한 이 임무가 결실을 거두더라도 나는 조금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작별 인사차 자네들에게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으니 자는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데,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교수나 딸의 전사는 혹시 앞선 권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궁금했는데 어떤가요? 독자로서는 인물들 가운데 내던져진 기분이라 얼떨떨하면서도 추리하게 읽게 되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만연체 호흡에서 적응이 되어 읽기는 처음보다 많이 수월해진것 같아요. 재단사나, 객차내에서 수중을 들어주는 역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하지만 뭘 수행하긴 해야하고 이 상황에 대한심리묘사를 글로 읽으니 나도 이런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던것 같은데? 싶어요. 직장생활, 시댁생활 등이요.
이 책은 문장을 읽어나가야 누구 시점인지 알게 되는 부분도 재미인거 같아요. 엇 지금 교수시점인가? 남작시점인가? 아니면 또다른 누군가인가? 모른체로 읽다가 파악되는 방식이요.
수시로!?ㅎ 올라온 글도(사실 그믐이 아직 익숙하지않아서 정신은 없습니다만ㅡㅡ 같이 읽고 있다는 새로운 기분이긴 합니다) 읽으며 챕터3이 거의 끝나가는중이고 이른 아침에 반눈뜬 상태로 가능하면 매일 70-80페이지 정도씩 읽고있는데요 이 책은 제 손 마디에 만져지는 종이의 질감, 연필로 뭔가 남길때의 작은 소리도 좀 특별한것 같습니다 얇고 질감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융!?같은 느낌의 무언가가 손에 전달되며…촉감으로도 책을 읽고 느끼게하는 그런 책읽기.
올려두신 글들을 보노라니 같은 책을 읽고 있는것이 맞나 싶어서 다시 한번 깜놀하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아니 저의 인식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좁디좁은 다리미형 빌딩 같구나 싶어서 또 한참 머뭇거림과 폭소를 와리가리하고만 있는데, 아직 주인공의 이름도 만나지 못한 게으름과 속절없음이 묘한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는 이 묘한 이야기에 어느듯 뱅며들고 있나보다 하며 스스로 기특해해봅니다.
121쪽 까지 읽고서야 이 사람이 남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충격이란...
저도 그 충격 느꼈어요. '아..아직 나오지도 않았두나..' 갑자기 남작과 교수가 분리되면서 길을 잃은 느낌이였어요 😂
결국 사람은 자신에게 기대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이 경우에는, 말하자면 그 기대가 컸던 것이, 내가 하려는 말은, 거대했다는, 어마어마했다는 것으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55,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처음 100p보단 확실히 읽기 수월하고 재미있었어요. 아이폰에 대한 언급이 간간이 나와서 현대 얘기란 걸 알고 있었는데 애플뮤직에서 대표 앨범도 프로필에 뜨는 가수 언급까지 나와서 '남작'이란 워딩이 주던 옛날 느낌이 좀 옅어졌다고 느껴요. 하루키 작품의 우시카와 격의 인물도 등장하는데 서술방식 때문인지, 외적인 묘사 때문인지 그려지는 이미지가 좀 다르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우와... 많은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읽어주고 계시네요. 확실히 소설이 낯설고 난해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 보니 재미있는 소설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여러 분들께서 저자의 혹은 번역가의 내공을 말씀해주셨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과도한(?) 만연체가, 저 또한 본격적으로 소설 내부의 리듬을 타기 시작하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강보원 평론가 말처럼 굳이 앞을 꼼꼼히 읽지 않아도 제 호흡대로 나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신기했고요. 무엇보다 이런 식의 다소 산만한 서술인데도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확실히 잡힌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인 것 같아요. 이를테면 앞에서 설명된 인물들이 장면이 전환되면서 그, 또는 그녀로 우선 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짧은 묘사나 설명 만으로도 그중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감이 빨리 잡힌달까요? 양귀비꽃 립스틱을 바른 딸, 그 딸에 정신 못차리는 취재진들(특히 뉴스 편집장...) 가죽 코트를 입고 다니는 오토바이 무리, 린처토르테를 잘 만드는 가정부, 무엇보다 이끼를 주목하는 삶을 살다가 느닷없이 총잡이가 된 교수까지... 소설의 문장 스타일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정신 없이 쏟아지는 문장들의 폭격 속에... 과잉된 부사어랄지 최상급의 표현이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들러붙어 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유일하게 분명한 것은" , "가장 쓸모없고 무의미하고 어리둥절한 선물"과 같이... 사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라기보다는 강한 표현을 붙여 주목하게 만드는 방식이랄까요? 그런 게 늘 실은 별 게 아니었던 것과 연결되어 진행되는데...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연극성이랄지 재미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트르르르...> 후반부에서 호들갑을 떠는 남작의 귀향이 실제 큰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것은 오히려 그가 이끼에 대해, 자신이 평생에 걸쳐 천착한 주제이자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계기인 이끼에 대해 흥미를 잃었다는 사실의 자연적 귀결이었으니 그날은 그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찾아왔는데, 그는 길 건너 페니마켓을 보고 있었으며 개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선 것으로 보건대 오늘 토마토 꾸러미나 코카콜라 0.5리터들이 병을 할인하는 것이 분명했으며 그는 이 광경을 보고서 과학적 연구에 대한 흥미가 모조리 떠나갔는데, 갑자기 이끼에 대해. 아는 것이-이끼에 대해 그가 아는 것은 온 세상을 통틀어 그만 아는 것이었으나-어떻게 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졌는가, 대체 왜 자신이 이끼들에, 특히나 평생에 걸쳐 노심초사했는가, 더 나아가서는 대체 왜 그 무엇에든 노심초사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니와 <네이처> 말마따나 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끼 전문가 세 명 중 하나라는 사실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인데, 엿 먹으라지, 라며 그가 자신의 유명한 욕설을 내뱉길 엿 먹어, 엿 먹어, 그가 격렬하게 되풀이했으니, 전부 엿 먹어, [...]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102-10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런데 교수는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요? <네이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끼 전문가 세 명 중 하나인 그가, 그의 집 앞에선 도시 사람들이 모자까지 벗어가며 인사를 할 정도로 존경을 받는 그가 어쩌다 저렇게 극단적인 고립의 상태가 되었을까요... (그나저나 금정연 선생님, 헝가로셀의 정체를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외자식의 존재는 그의 고립 이후에나 밝혀진 것인데요. '이끼'처럼 실은 아무도 관심 없고, 그것에 대한 지식은 지식을 가진 자에게나 중요한 무언가에 삶을 걸었던 이가 그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되고... 그러니까 이게 사실 나에게나 중요한 거잖아, 하는 그런 엄청난 깨달음..? 그처럼 세상을 향한 극도로 허무주의적이면서도 냉소적인 각성이 "토마토 꾸러미나 코카콜라 0.5리터들이 병을 할인하는 것"과 같은, 본질과 전혀 무관하면서도 일상적인 어떤 순간에 발생하고, 그게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이것이 가장 과잉된 수식어와 소박한 사물을 나란히 두며 마구잡이로 나아가는 소설의 문체와 어딘가 닮아 있는 태도 같기도 하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전서림의 1:1 Q&A에도 알린 배송오류 이슈로 책을 늦게 받았는데 제시된 일정상 대단히 늦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걸 다행이라도 할 수도 없는 것이 이와 같은 배송오류는 그것이 비록 책이 아니라 책자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발생해왔고 또한 만연해왔다는 것인데, 그래서 본래 지난 금요일에 받았다면 조금 더 여유로웠을 것이지만 어쨌든 오늘 처음 받았을 때 왜 내가 이렇게 두꺼운 책을 시켰을까 후회했던 책이 더군다나 별 이상한 서술방식을 따르길래 프루스트의 악몽이 재발하나 싶다가도 확실히 그보다는 나은 것이 지나치게 내적이지 않기 때문이오 와중에 홀가분함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이런 책이 계절의 소설이 되었다 함에 후반부로 갈수록 마땅히 있어야 할 재미가 특별히 기대가 되지는 않는 나는 123p에 이르러서는 마지막에 당최 누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소 분별이 되지 않으면서도 구태여 다시 읽어 제대로 식별할 노력을 기울일 동기까지는 느끼지 않는 바이니 유일하게 표현 자체가 조그마하지만 충분히 크기도 한 흥미를 끌어 그것이 속한 모서리를 접어두게 한 바로 그 부분을 적는 것으로 어쩌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이 부가적인 비대면 독서활동에 최소한의 의무감을 표현해보겠소(요).
ㅋㅋㅋㅋ @조용한목조건물 님 배송 지연으로 늦게 받으셨지만 누구보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신 분이네요 ㅋㅋㅋㅋ 목조건물 님 댓글 보려고 들어왔어요 ㅋㅋㅋ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라스트 사피엔스/도서 증정] 해도연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예수와 교회가 궁금하다면...
[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이수호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교사 예수> 함께 읽기[올디너리교회] 2025 수련회 - 소그룹리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톱클래스 20주년 특별호 <질문력> 함께 읽어요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속으로!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셰익스피어 - 한여름 밤의 꿈, 2025년 6월 메인책[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반가운 이 사람의 블로그 : )
소란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조용한 질문 하나씩[n회차 독서기록] 에리히 프롬 '건전한 사회'를 다시 펼치며, 두 번째 읽는 중간 단상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궁금한 사람들, 주목!!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