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2. 회색 여인

D-29
<늙은 보모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회색 여인>을 다 읽었습니다. 지난 번 <프랑켄슈타인>을 시작으로 해서 오랜만에 고딕 소설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었네요.
얼마나 이기적인 부부애인지 로이스의 어머니는 죽은 남편과 곧 다시 만난다는 사실만 기뻐했지 로이스가 혼자 남는 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회색 여인 98,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 할머니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소리쳤어요. 용기도 신념도 없는 마블헤드 사람들이 저 힘없는 여자 하나 구해주지 못한다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마블헤드 사람들과 그 자식들의 귀에 저 죽어가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거라고 말이에요.
회색 여인 108,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비겁함은 모두를 잔인하게 만들었고, 흡잡을 데 없는 사람들이나 심지어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조차 미신에 사로잡힌 잔인한 박해자가 되어 사악한 세력과 동맹을 맺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조금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회색 여인 131,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미개하고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대상을 종종 자신과 동일시해서 '내가 좋으면 내 개까지 사랑해줘' 대신 '네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도 싫어할거야'라는 자세를 취해버린다.
회색 여인 13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네가 가치 있는 게 아니라 재 마음이 또 어수선해지면 그때 널 머내시의 약으로 쓸 수 있을까 해서 놔두려는 거야.
회색 여인 161,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에 그저 두렵기만 했지만, 점점 상상력은 변질되었다. 공포심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까지 피하게 했고, 누가 그런일을 겪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사람들을 두렵게 했다.
회색 여인 169,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러자 세일럼 사람들 모두가 목사의 집으로 몰려들었다. 모두의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개 공포와 간절함이 서린 표정이었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잔인하게 돌변할 게 뻔해 보였다.
회색 여인 17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나는 얼마나 오래 비틀거려야 대단한 목사님들이 제대로 봐줄까? 그게 다 목사 딸이라 그런 거 아냐. 갠 이제 완전히 잘난 체할 거고, 사람들은 아무도 개한테 뭐라고 안 할 거야. 페이스 언니! 호타가 진짜 갤 홀렸을까? 지난번에 내가 태파우 목사님 집에 갔을 때 호타가 나한테 옥수수 케이크를 줬었거든. 내 눈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마음씨가 좋아 보였어. 근데 마녀라니!"
회색 여인 176,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코튼 매더 목사가 로이스의 죄목을 담아 소리 높여 기도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모두 로이스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듯 로이스를 지키기에만 혈안이 왜 있었다.
회색 여인 205,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것이야말로 수치심을 치유해주는 발삼 향 같았다. 고집 세고 맹목적인 그레이스는 이 영국인 아가씨가 세일럼에 도착하기 오래전부터 아들의 행동이 이상했고, 자주 우울해했으며, 폭력적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잊었다.
회색 여인 208,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깊고 깊은 한반중, 고요한 감옥에서 마치 어린아이에게 하듯 "우리를 위헤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에 관한 놀랍고도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로이스의 애기를 듣는 동안은 인디인 여인의 공포도 잠잠해졌지만, 로이스가 힘이 들어 잡시 쉬기라도 하면 네이티는 어릴 때 살았던 깊은 숲속에서 야생동물에게 추격을 당할 때처럼 다시 비명을 질러됐다. 그러면 로이스는 기억하고 있는 모든 복된 말로 무력한 인디언 여인을 계속 위로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위로받았고, 더 강해졌다.
회색 여인 228,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들이 아무리 참회한들 로이스는 살아 돌아오지 않습니다.
회색 여인 231,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 노인은 수얼 판사였는데, 자술서가 낭독되는 내내 서 있다가 끝에 가서 "선하고 자애로우신 신이시여, 부디 뉴잉글랜드와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소서!"라고 덧붙였다.
회색 여인 233,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특히 이전의 모든 관계에서 멀어졌고, 영국에서는 연락 한 줄 없으며, 남자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무겁고 단조로운 가족의 일원이 된 데다, 집안의 유일한 남자라는 이유로 영웅처럼 떠받들어지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청혼을 받는다면 여자들 대부분은 자포자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회색 여인 p.147, 마녀 로이스,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그렇담 더 기다려야겠군." 머내시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거칠게 대답했다 "하지만 결국 복종하게 될 거야. 결국."
회색 여인 pp.149-150, 마녀 로이스,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시련도 참 어렵게 읽었는데, 마녀 로이스는 그에 비하면 분량이 짧은 단편인데도 참 읽기 힘드네요. K-MOOC에서 '영미문학 속 여성 이야기'라는 강의를 수강 중인데, 마침 강의 중 세일럼 마녀 사냥과 관련 된 내용이 잠시 언급 되어서 (제 기분도 잠시 환기 시킬 겸ㅎㅎ) 강의 중 필기한 내용을 일부 공유 드려요. 유럽이 마녀 사냥의 광기로 벗어날 즈음인 17세기 중반 무렵, 미국의 마녀 사냥이 본격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략적으로 1640년대 즈음 부터 본격화 되었다고 보고 있어요. 미국 뉴잉글랜드 세일럼의 마녀 사냥은 1692년 발생했다고 하네요. 총 19명이 재판을 받고 사망했고 그 중에 여성이 15명, 남성이 4명으로 여성들은 대부분 기혼이거나 미망인, 그리고 41세~60세 사이의 여성이 많았다고 해요. 주요 고발 대상은 낙태를 행한 여성,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여성, 그리고 남성에 비해 상속분이 많아 지역 사회에서 마찰을 빚었던 여성이라고 해요. 마녀 사냥은 악을 처단한다는 명목 하에 경쟁자를 제거하고, 사회적 공포를 이용하여 기득권의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 되었다는 점에서, 또 이전까지 공동체에서 의료 기능을 담당하거나 점을 보고 묘약을 만드는 등, 다양한 역할로 공동체에 기여하던 여성들이 사회적 광기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 끔찍하게 느껴져요. '마녀 로이스'에서도 외숙모가 "네이티가 또 뭔가를 빌고 있군. 네이티가 없었다면 우리한테 여러모로 해가 미쳤을거야."라는 말을 하잖아요. 헤스터 태파우가 마녀라고 지목한 (*100% 자의는 아니더라도요) 호타도 그 자리에 헤스터를 돌보기위해 민간요법을 하고 있던 사람이고요. '마녀 사냥'은 정말 소설을 소설로만 받아들이기 힘들게 하는 주제 같아요 ㅎㅎ...
용기도 신념도 없는 마블헤드 사람들이 저 힘업는 여자 하나 구해주지 못한다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마블헤드 사람들과 그 자식들의 귀에 저 죽어가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거라고 말이에요.
회색 여인 P113,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당시 그 나라에서는 가톨릭교의 교리를 따르는 것을 미신적인 행위라 여겼고, 억압적이고 무종교적인 찰스 2세 가족을 섬기는 일을 비굴하다고 여겼다
회색 여인 P133,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이 이야기들에는 사악한 자에게 주문을 제대로 걸기 위해서는 인간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섬뜩하고 비밀스러운 연상 작용이 항상 동원됐다.
회색 여인 P135,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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