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미월 소설가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함께 읽기

D-29
며칠 못들어왔더니 제가 아깝게 이벤트를 놓쳤네요 ^^ 그래도 다른 분들의 인생책이 뭔지 알게 되어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누군가의 인생책, 인생영화, 이런걸 서로 얘기해볼 기회가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그런 걸 알고 나면 왠지 그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거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저도 어린왕자, 카프카의 변신은 정말 고전 중에서도 고전이라고 생각해요. 기생수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인생책으로 꼽을 정도의 만화면 저도 한번 읽어야겠다 싶습니다. 10회차 [입후의 기준] "제가 '사람이 죽기가 가장 쉬운 일이네'라고 했더니, 윤이 '죄악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 거네'라고 하였고 저는 '복록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 거네'라고 하다가 서로 웃고서 그만두었습니다. 그가 말한 '죄악이 다한 연후에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대체로 이 세상을 괴로운 곳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만 이것은 바로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 말로 진정으로 도를 아는 사람의 말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정약용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본인이 억울하게 유배당한 처지인데 오히려 다른 사람이 이 세상을 괴로운 곳으로 여기고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고 아쉬워할수 있나요. 정말 대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약용에게 여전히 세상은 '복록이 있는 곳'으로 여겨졌던 걸까요.
7회차 넘어져도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라.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졌다고 결코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 하늘로 치솟겠다는 기상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 하여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언제나 가을 매가 치솟아오르는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손으로 가볍게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옳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어 늦게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정리가 되는데로 올려보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올려주신 많은 부분들을 보고 이번 회차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장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네요. 밑줄 그은 장이 많네요^^ 내가 살아가는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속에는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런 기상을 지니고 있다면 좋겠네요.
8회차 밥 파는 노파에게서도 배웁니다 - 아버지와 어머니의 차이 노파는 "선생의 말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습니다. 풀이나 나무에 비유하면 아버지는 종자이고 어머니는 토양입니다. 종자가 땅에 떨어지는 일은 그 베풇이 지극히 미미하지만, 흙의 자양분으로 길러내는 은공은 대단히 큽니다. 밤의 종자는 밤나무가 되고 벼의 종자는 벼가 되지만 그 온몸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가 땅기운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보기에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각자의 인생을 살아낸 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지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옛말에 어린아이에게도 배울점이 있고 논어에 보면 셋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각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다르고 다름에서 오는 깨달음도 다를 것입니다. 노파 역시 자신의 지혜를 건낸 것이고 정약용은 그 지혜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회차 성인들의 책을 읽고 말씀 올립니다 -<주역>에 대하여 "옛날 성인은 모든 깊이 있는 말과 오묘한 뜻에 대해 그 단서만 살짝 드러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하였습니다. 만약 숨겨진 것이 없이 모두 훤히 드러나 볼 수 있다면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역전>은 너무 자세히 밝혀 놓았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깊이 후회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려운 책은 그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해 도움을 주는 자세한 설명이 있는 책이 있다면 다가가기 더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원문만이 줄 수 있는 무엇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원문 그대로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스스로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외국 그림책이나 책을 번역한 것을 보면 우리식대로 의역하여 원문과 다른 의미로 한정짓게 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땐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10회차 아우 약횡에게 들려주는 말 - 고관대작보다는 가난한 선비에게 "하늘의 도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받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보답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를 베푸는 것을 군자는 귀하게 여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뜻하지 않는 곳에서 귀한 도움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작게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잡아준다던가 크게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까지도요. 그럴 때면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돌아온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언제든 누군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베풂을 보답을 바라지 않고 행한다면 나의 삶 어느 언저리에서든 그에 대한 보답은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에서뿐 아니라 정약용선생님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시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보입니다. 공부에 대한 즐거움이 느껴지신다고 할까요? 땅 위에 자라는 것들과 음악, 책에 대한 것까지. 유배지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세월을 보내실 수도 있지만 그 시간마저 자신의 학문과 도를 닦는 시간으로 잘 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많은 글을 쓰신 덕분에 후대의 사람들이 덕을 보고 있네요^^
@김미월 논어 읽기는 주자의 "논어집주"(ISBN : 9788972701866)로 시작하는게 가장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세로 쓰기인데다 한자 원문에 한자로 주석을 달아 놓았으니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논어에 대한 책 중에는 좋은 책 보다 피해야 될 책이 더 많습니다. 논어 원문에 대한 얘기 보다, 본인 얘기가 많은 책은 좋지 않습니다. 이게 참 어렵습니다. 희한하게 논어를 읽다 보면 자기 얘기를 막 붙이고 싶어집니다. 저도 요즘은 에라 모르겠다 그냥 아무 얘기나 하고 싶은 얘기 다 갖다 붙이고 있습니다. 논어 원문에 충실하면서 본인의 견해를 거의 담지 않고,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는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논어"(ISBN : 9791160800319)가 괜찮을 듯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께서 논어 원문을 설명해 주시는 팟캐스트(네이버 오디오클립의 "김원중의 논어백독")도 있으니 읽고, 듣고, 쓰기를 겸하시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친절히 소상히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논어는 십수년 전에 산 현암사와 범우사 출간본들인데 읽으며 딱히 좋은 책이라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좋다 나쁘다를 가늠할 안목도 없지만요^^; 말씀하신 '논어집주'에 흥미가 가지만... 세로쓰기에다 한자 주석이라니... 저는 안 되겠습니다 ㅎㅎ 휴머니스트 출간본, 잘 기억해두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9회차 글을 올리는걸 깜빡 잊어버렸네요.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잊는 법] 정약용의 담담한 문체에서도 이가 세 개나 빠져버렸다는게 가슴아팠습니다. 서글플 수 밖에 없겠지요. 생각하는 것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을텐데 이미 나이가 들어 점점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지니 정약용의 마음이 오죽 할까요. 주역의 연구 방법에서 전에 썼던 부분을 다시 고치고 미래에도 고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편역해주신 분의 마음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개정 3판의 경우, 박석무 편역가님의 4판 서문(창비 2009)까지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해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편역가님이 친구의 도움으로 정약용의 편지를 책으로 출간한 시기는 군사독재의 1979년이었고, 바쁜 시기였다고 나옵니다. 이어서 다시 출간하게 되면서 서문이 하나씩 늘었구요. 그렇게 출판한 책을 돌아볼 때마다 과거의 자신이 아쉬우셨나 봅니다. 그래서 개정 3판에서는 책에 빠진 글들을 넣었다고 하네요. 과거의 내가 아쉬워졌다는 건 결국 그만큼 성장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며 생각의 깊이가 깊어졌다는 것이겠죠. 하나의 책을 읽어도, 읽은 직후와 5년 후, 10년 후의 감상은 분명 정약용과 편역가님처럼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밥 파는 노파에게서도 배웁니다. 길어서 지문은 생략하고 느낀 점을 쓰겠습니다. - 노파의 말에 선생님의 발화가 있으니 지어낸 글이다. - 노파는 유교의 가부장제가 가른 젠더를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다. - 종자와 토양에 대한 대목에서 선생님의 깊은 사유와 성찰이 느껴진다. 유교와 가부장제의 한 중심에 서 계셨던 선생님은 여성의 차별에 앞서 눈 뜨신 위대한 분이십니다. 문득 떠오르네요.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전' 이었나? 불교 유물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불상에서 꺼낸 두루마기(소원 등을 적은...)에 쓰여진 글 중에, 어느 양반댁 마님이 적은 글이 있었습니다. 대충 이런내용이었어요. "다음 생은 중국의 사내아이로 태어나게 해 주소서" 500년 전 양반댁네 여성의 삶도 그러한데 하층민 여성(하녀, 노비...)의 삶이란 그저... ㅠㅠㅠ 100년전 소설 속에 등장하는 봉염어머니... 삶이 기가막힙니다. 봉염어머니가 지주네 집을 탈출하려해도 뭐 "바가지짝이라도 있어야지 어디로 갈 것 아닌가!" 할 때 저는 다이소 생각이 났어요. 와이프한테 그랬어요. 봉염어머니에게 세간살이 한 차 실어 보내드리고 싶다고... 100년 전으로... 생각 흐르는 대로 쓰고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
노파의 말이 '지어낸 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해보았는데... 과감하고도 참신한 발상입니다! ^^ 봉염 어머니.. 강경애 소설 말씀이시지요? 맞아요. 토니 모리슨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 백 년 전에도 그런 참혹한 여성 서사가 있었지요. 말씀 고맙습니다. 인생책 이야기도요. 리스본행 야간열차, 황인숙 시집은 읽었는데 정작 그 시집 제목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은 못 읽었네요. 이번 기회에 읽어보겠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회차 내용 중 앞서 다른 분들이 언급해주신 대목들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저는 ["시경강의"에 대하여]의 끝부분에서 문득 눈길이 멎었는데요. 자려고 누운 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항상 서적을 한 권도 남기지 않고 모두 버린 채 깊은 방에 조용히 앉아 늙은 승려의 모습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토록 열정적으로 책을 읽고 또 왕성하게 책을 썼던 정약용이 꿈꾸었던 바가 실은 책들을 모두 버리고 깊은 방에서 조용히 늙은 승려의 모습이라니, 그건 어떤 마음이었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꿈은 그저 꿈일 뿐이어서 정약용은 바로 그 다음 대목에서 '이번의 <논어>일 때문에 역시 파계하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합니다. 파계라니. 이런 난데없어 더 매력적인 은유들, 정약용이 그냥 '학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문장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표현들.. 새삼 너무 좋다 싶었습니다. 이제 11회차입니다. 마지막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다섯 장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 윤종문에게 또다시 당부한다 / 윤종억에게 당부한다 / 다산의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저도 부지런히 읽어보겠습니다.
11회차 p. 288 "그러므로 생계수단으로는 원포와 목축만한 것이 없다" p. 299 "보리를 심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수익성이 낫다. 나라의 처지에서는 권장해야 하지만, 필부가 편히 사는 방도로는 할 만한 것이 못된다." 두 문장을 겹쳐 읽으며 참 어렵다...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라의 처지에서야 꼭 필요한 곡식, 즉 벼나 보리 농사가 중요하지만, 이런 농사는 힘은 힘대로 들고, 그에 비해 수익은 예나 지금이나 변변치 못했던 듯 싶습니다. 그러니 개인으로서는 과일, 채소, 누에, 약재 같은 다른 선택지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정약용의 생각인 듯 합니다. 어찌 보면 정약용의 처지가 나라의 관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개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중간의 입장이기에 조언을 하기에 더욱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생전에 정약용 선생님이 살던 마을(현재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대동여지도와 일제시대 중앙선을 만들면서 만든 지도, 팔당댐이 만들어지기 전인 1969년 항공사진을 겹쳐 보면서 그 마을에서는 과일, 채소, 누에, 약재가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팔당댐이 만들어지기전 이 마을은 한강을 배경으로 넓게 퍼져 있는 모래사장, 나지막한 구릉, 뒤로는 높은 산을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강이 옆에 있어도 논을 만들 자리가 없었고, 역참이 지나는 길목도 아니었고, 한강을 오르내리는 배들이 쉬어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은 곳이었을 듯 합니다. 지리적인 특성에 따라 생계 수단을 결정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니, 이 지역에서는 과일, 채소, 약재 등을 기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거처가 서울 시내 한 복판이었거나, 평야가 넓게 트인 곳이었다면 다른 생계 수단을 고려할 수도 있었겠지요. 혹시 옛날 지도 혹은 사진이 보고 싶으시면 국토정보플랫폼( https://map.ngii.go.kr/mn/mainPage.do )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있는 사진과 지도들이 많습니다.
저도 책 읽으면서 정약용이 살았던 곳이 어떤 곳일까 궁금했던 적 있습니다. 전에 어떤 분이 정약용 도서관인가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 거기도 궁금했고요. 이런 사이트는 어떻게 아셨는지 너무 흥미진진합니다. 감사합니다~ ^^
@nevermind 예전 지도랑 현재 지도를 겹쳐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저만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ㅠㅠ) 어제는 주말에 뭐할까... 찾아보다가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까지 왕복하는 배가 있어 신기하다 싶어 타볼까 하던 중에 혹시나 싶어 대동여지도를 살펴보니 월미도에서 영종도까지 뱃길이 이어져 있는 걸 발견하고, 이 뱃길의 역사가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약용이 살았던 마을의 모습을 지도와 사진으로 찾아보시기까지 하면서 정약용이 당시 그곳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생계 수단을 고려했으리라 추측하시는 과정이 참 흥미진진합니다. 덕분에 이백년 세월을 건너뛰어 정약용이 훨씬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11회차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저는 이번 장이 이책 전체에서 제일 좋았던 거 같습니다. 특히 "번쩍번쩍 빛나는 좋은 의복을 입고 겨울에는 갖옷에 여름에는 발 고운 갈포옷으로 종신토록 넉넉하게 지내면 어떻겠는가?" 에서부터 "그러나 독서 한가지 일만은 위로는 성현을 뒤따라가 짝할 수 있고 아래로는 수많은 백성들을 길이 깨우칠 수 있으며...." 이 부분까지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게 이렇게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이 해야 할 본분이 바로 독서라는 것.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독서라는 것인데 뭔가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도 책 읽다보면 말이 됩니다ㅋ 마지막 문장은 뜨끔합니다. "만약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데에만 뜻을 두고서 편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려 한다면 죽어서 시체가 식기도 전에 벌써 이름이 없어질 것이니, 이는 금수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같이 살기를 원할 텐가?" 이같이 살지 말아야겠습니다.
인간이 야생과 다른 점은 분별하고 자신보다 못하거나 약한 자에게 동정심으로 베풀줄 아는 넓고 따뜻한 마음 아닐까요? 좋은 책이 그 길을 알려주는 겁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 책대로 살려고 노력하다보니 비록 고독할지라도 점차 편안하고 여유로워지는 느낌,자존감이란 게 이런 걸까요?
벌써 11회차네요. 계산하니 12회가 마지막이던데 벌써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김미월 작가님 저 방금 메일 보냈습니다. 제가 이벤트 한다고 너무 흥분해서 댓글에 <내가 사랑한 여자>를 달라고 콕 집어 요구까지 했는데 나중에 후회되어 댓글을 삭제하려고 하니 삭제가 안 되더라구요ㅠㅠ 큰 결례를 했습니다. 죄송해요. [윤종억에게 당부한다] "아내가 게으른 것은 가산을 탕진시킬 근본이다. 사경도 못되어 촛불을 끄고 아침해가 창에 비치도록 이불을 개지 않는 것은 모두 게으른 사람이니, 경계를 주어도 개전의 정이 없다면 버려도 괜찮다." 이 부분 읽다가 놀랐습니다. 요즘 같으면 젠더 감수성 제로라고 비판받을 내용인데 그 시절 양반들의 사고방식으로는 그게 너무 당연했던 걸까요. 아내가 게으르면 가산을 탕진한다는데 사실 그 시절 아내들이야 집안일이나 했을 거고 가산 탕진은 밖으로 나도는 남정네들이 했을 텐데요. 다른 분들은 이 부분 읽으면서 걸리시지 않았나요?
여기 댓글 쓰고 나서 5분 지나면 수정이 안 되더라구요~ 저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
그 부분 읽으면서 걸렸습니다. 말 자체는 구구절절 다 이해가 가는데 거기서 '아내'를 그냥 '사람'으로 바꾸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아요. 사람이 게으르면 가산을 탕진시킨다 이런 식으로요. 근데 정약용이 살았던 시대에는 양반과 상놈의 삶이 천지 차이인 것처럼 남존여비 사상이 너무 강해서 남녀 역할이 고정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여자가 사소한 집안일을 하며 남자를 뒷바라지하고 남자는 바깥에서 큰일을 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고정관념까지 깨고 남녀평등을 생각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게 쉽지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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