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김의경 소설가와 [청소부 매뉴얼] 함께 읽기

D-29
*에인절 빨래방 삶에 내몰려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채로 주인공의 손은 낡고 상처입고 보잘것없이 변해버렸다. 자연스럽게 편한 곳을 찾게 되는 습성으로 세련되고 제약된 빨래방 보다는 에인절 빨래방을 찾게 되었다. 점점 세상은 세련되고 깔끔하고 정상(?)의 모습을 갖춘 사람들만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지배하는 것 같다. 뭔가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모습 약간은 지저분하고 질서 없어보이는 것들도 공존할 수 있는 곳이 될 순 없을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오늘 <나의 기수>까지 읽었습니다. 내일은 89p까지 읽을 계획이에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질문2. 청소부를 위한 조언: 원칙적으로 친구들 집안일은 절대로 하지 말 것. 조만간 우리는 그들에 대해 너무 속속들이 알게 되고, 그러면 그들은 우리를 불쾌하게 생각한다. 또는 그들을 너무 속속들이 알고 나면 반대로 우리가 그들을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50p <청소부 매뉴얼>을 읽다 보면 청소부라는 직업인의 고뇌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 노래교습소 카운터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무명의 가수가 운영하는 노래교습소에서 일하면서 그의 사생활을 엿보게 되어 당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황함 뒤에는 불쾌감이 따라왔고요. 그 또한 제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저를 불편해하고 불쾌해했던 것 같아요. 혹시 여러분은 일을 하면서 누군가를 속속들이 알게 되어 불쾌했던 경험이 있나요? 혹은 반대로 일을 통해 누군가와 깊이 마음을 나누어 더욱 가까워진 경험이 있나요?
몇 년 전에 한 모임에서 지인으로부터 어떤 사람을 소개받았습니다. 그저 친절하고 교양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모임원의 사람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소곤소곤 험담을 늘어놓더군요. 심지어 누군가에게 경제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상위층에 속한다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소개시켜달라는 모습까지 지켜보게 되어 적잖이 불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어떤 말을 할지 알 수 없지만(도무지 타인을 칭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정신 건강 상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그 사람을 아주 가끔 마주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이것이 불편한 일일 수도 있겠네요.
험담을 하는 것도 습관일 텐데 정신건강을 위해 거리를 두신다는 말 공감합니다^^
호텔 중간관리자로 근무할 때였습니다. 제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인 직원 하나가 그만두었는데 남은 직원들이 모두 그 직원에 대해 험담을 하더군요. 저야 개인적으로 알아볼 기회가 없어 듣기만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업무 처리에 발생했던 문제를 거론하면 다들 그만둔 직원에게 책임을 지우길래 그렇게 무책임한 직원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사개월 쯤 지나 그 직원이 다시 같은 호텔로 복직을 하였습니다. 그녀에게 이미 갖게된 선입견 때문에 처음엔 조심스럽고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며 그녀가 얼마나 책임감 있고 업무 처리 능력이 좋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말하던, 화가 많고 신경질적이라던 그녀의 성격은 업무 처리가 완전하지 않고 게으른 직원들에게 화가 나서 한 행동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 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중국에 저도 외국에 있습니다만 자주 안부를 묻고 언젠가는 함께 이곳 저곳을 여행할 꿈을 나누곤 합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는 그 친구의 친구들도 만나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동안 이런 저런 상황에 맞닥뜨리다 보면 굳이 그의 친구들을 만나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선입견을 갖지 않고 사람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람을 아는 사람에게 그 사람에 대해 물어볼수도 있겠지만 말씀하신대로 이런저런 상황에 맞닥뜨리다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모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예전에 지금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술쪽 일이었고 그 방면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는 분과 일했습니다. 제가 군대를 갔을 때도 따로 연락을 주시면서 함께 일해보자고 하였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앞으로 누군가가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느냐, 묻는다면 자랑스럽게 대답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그분과 일하면서는 너무나도 실상과는 다른 모습이 실망, 혹 그 이상의 충격이었습니다. 공금을 사적으로 쓰고, 지원 받은 예산을 계획과는 다르게 아무렇게나 쓰며 지출하고 마지막에는 그 책임을 저에게 물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비난을 받는 적도 있었고 그럴 때면 다른 직원들이 뒤에서 격려를 해주며 왜 저 사람하고 오래 일하는 사람이 없는지 알겠지, 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몇몇 프로젝트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나갔고 나중에 저는 그 사람이 결국 기소 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제가 존경했던 선생님이 노래방에서 여성 도우미를 불렀다는 그런 이야기는…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불쾌함을 느끼진 않았지만 그저 제가 어떤 사람들을 존경했던 그 시간들이 모두 낭비가 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그 분들을 존경했던 시간과 진심이 무너지는 느낌이요. 그 이후로 퍽 누군가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승호님 반갑습니다. 문화예술계의 어두운 부분을 목격하셨네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던 작가가 문단 내 성폭력에 연루되었을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일때 어머니의 절친의 아들의 과외를 하면서 평소 이모라고 불렀던 그 분의 민낯을 여러번 경험하고 불쾌감을 넘어 실망과 인간에 대한 좌절감마저 느꼈던 기억이 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는 제가 평소에 친하지도 않고 그닥 마음에도 들어하지않던 동료와 한팀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었는데, 의외로 말이 잘 통하고, 의견도 잘 맞아 프로젝트 성과가 가장 좋아서 성과금도 받고 그 친구가 다른 나라로 이사를 간 후에도 오랜시간 좋은 친구로 지낸 경험이 있어요. 인간이 타인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지만, 마음을 열고 선입견없이 대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보니 페이지수 감이 안와서 엘팀까지 읽었네요. ^^;
혹시 리디북스를 사용하신다면 페이지 중간을 누르면 아래쪽에 페이지가 표시됩니다.
종이책과는 페이지 수가 다른것 같아요. 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책상에 앉아서 읽을 때는 패드를 이용하고 이동중에는 휴대폰으로 읽다보니 아무래도 페이지 번호가 같지가 않네요. ^^;
"통증은 다 진짜예요." (p105) "사는 게 끔찍하죠, 아버지?" (p109) / '환상 통증'에서 사는 게 끔찍하냐고 묻는 딸의 말은 질문이 아니라 동의를 구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 별과 성인 이 소설은 내게, 학군제가 실시된 이후 강남 8학군으로 이사한 많은 학부모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수녀님이 주인공에게 건네준 책 <Understood Betsy>는 작가가 이 소설을 쓴 이유이지 아닐까 싶네요. 자연스러운 환경이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시킨다는 내용.... 자존감을 잃으면 내 자신이 아닌 타인의 감정을 읽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 같습니다. * 청소부 매뉴얼 다양한 삶들과 얽히고 매여 악착같은 인생을 지켜나가는 많은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 아무도 아무 것도 내 삶을 이끌거나 지탱해줄 수는 없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별과 성인에 나오는 팀은 버릇없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 영리한 소년이 소년원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엘 팀>의 팀을 말씀하시는 거죠? ^^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자상하지 않더라도 팀의 속내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소년원에 다시 갈 일은 없을 겁니다.
네. 엘팀의 팀이요. 제멋대로인데도 매력이 강해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소년. 만나보고 싶네요. 막상 만나면 도망치고 싶을테지만요..
* 나의 기수 사람의 골격이 어찌 나무 같을 수 있을까요. 1960년대 미국의 경마장 기수들은 대부분 열다섯 살을 갓 넘긴 멕시코 소년들이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작가는, 그 작은 체구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골절을 당하고도 다음 날 또다시 경마장에서 기수로 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싶었을까요. 무뇨스는.... 돈을 벌 수 없어서가 아니라 가족이 자신의 치료비를 부담하게 된 현실에 겁을 먹었던 건 아닐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좀 늦었습니다. 보일러가 고장 나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봤는데 내일이나 수리가 가능할 것 같아요. 너무 추워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소설을 읽었습니다. 저는 오늘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호하는 <환상 통증>과 불법낙태시술소가 나오는 <호랑이에게 물어뜯기다> 중간 즈음까지 읽었습니다. 오늘은 좀 단순한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저는 <청소부 매뉴얼>을 들고 다니며 지하철, 편의점, 병원대기실,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다양한 장소에서 읽었는데요(<에인절 빨래방>은 동네 셀프빨래방에서 건조기를 돌리며 읽었습니다. 더욱 소설이 생생하게 다가오더군요^^) 질문3. 보통 책을 어디서, 어떤 자세로 읽으시나요?
저는 종이책 아니면 전자책으로 읽습니다. 여름마다 한국에서 제 취향의 책들을 제법 가져오긴 합니다만 이렇게 독서모임을 통해 새로운 책을 읽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전자책입니다. 꼬마가 낮잠을 자는 두 시간 혹은 그보다 조금 짧게, 식탁 의자에 앉아 책을 읽습니다. 독서모임 가입은 그간 바쁜 핑계로 책을 안 읽는 것 같아 제 스스로에게 약간의 강제성을 띄운 셈입니다. 꼬마가 감기에 걸려 하루 독서를 종쳤네요. 저는 <관점>까지 읽었습니다.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보조 보온 장치(?)를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내는 곳도 눈이 함박입니다.
한국에 그래도 매년 가시는군요? 전 몇년에 한번씩 가다보니 한국어책은 대부분 전자책으로 읽게되는데, 예전보다 요즘은 빨리 나오기도 하고 종류도 많아져서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눈이라니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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