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도서증정] 『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번역가와 함께 읽기

D-29
게임 개발자에게 이 책 전해주고 싶네요.. ㅠㅠ @ㅌㅈ 님의 어릴 적 경험은 가슴 아픕니다. 너무 큰 예측 오차는 트라우마로 남는다고 했는데... 위로를 전합니다. 여기에서라도 이렇게 토로하여 트라우마의 무게가 조금은 덜어졌기를 바랍니다..
제 경우라면, 가족이나 친구와 감정싸움이 생겼을 때, 특히 카톡으로 얘기하다가 오해할 때가 많은 거 같아요. 카톡은 뉘앙스 그런 걸 전하기 힘드니까, 별 뜻 없이 한 말인데 오해를 부른다거나 왜 그렇게 말했냐고 하면 그냥 말한 것일 뿐,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는… 뭔가 둘 다 다투고 싶지 않은데 어쩌다 보니 두 사람 다 다툼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가 있어요. 딱히 누구 탓으로 결정도 안 나고, 괜히 짜증은 나고 뭐 그런. <카톡으로 인한 오해 현상>이 벌어진 걸까요? ㅎㅎ
카톡이나 메일로 글을 적을 때 더 오해가 발생하기 쉬운 것 같아요. 요즘엔 그래서 좀 난처한데요. 업무 관련이면 기록을 해도 잊어버리니까 메일이든 카톡이든 글이 남도록 하려는데, 간단한 게 아니면 생각을 많이 해서 써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ㅠㅠ 근데 전화로 하면 훨씬 의사소통, 감정교류가 (얼굴을 안 봐도) 편안하다는 게 너무 느껴지고.... 저만 그런가요? 카톡은 확실히 뭔가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큰 언어 채널이 맞는 거 같아요 ㅠㅜ
책임(responsibility)은 응답(response)과 연결되어 있다. 응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대답을 하는 것이지만, 대답을 한다고 해도 응답에 있어서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자신을 향해 오는 행위나 자신이 마주한 사건에 대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응하는 것이다. 자기 나름의 방식인 점이 중요하며, 판에 박힌 자동적인 대답밖에 하지 못한다면 그 대답은 응답이 아니라 반응이 되어버린다.
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 심문과 자책의 언어에서 인책과 책임의 언어로 12쪽, 고쿠분 고이치로.구마가야 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이 구절 너무 좋죠?! 응답을 받는 일상이 당연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살아 나간 끝에 있는 일상"이라 했고, 추천사 쓰신 김도현 샘도 "우리는 사는가, 살아지고 있는가."라고 쓰신 것 같아요.
사회를 '바꾼다'에 앞서서,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동료와 함께 우리는 어떤 사람인가에 관해서 우선 그것을 '아는' 일을 목표로 합니다. '바꾸다'에 앞서 있는 '안다'를 지향한 활동이 당사자 연구입니다.
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 심문과 자책의 언어에서 인책과 책임의 언어로 32쪽, 고쿠분 고이치로.구마가야 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공통언어, 공통감각을 형성하는 것에 저도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 왔어요. 쉽지 않더라구요;;;
저는 '안다'를 인정(recognition)으로 이해했는데, '공통'언어, '공통감각'을 연결해서 언급하시니 새롭습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움이 이전과 다르게 상쾌한 건 저만의 기분은 아니겠지요?! 서장과 1장은 각각 당사자 연구와 중동태에 관한 기본 이해를 기르는 워밍업이었습니다. 고쿠분 선생과 구마가야 선생의 길잡이가 만족스러우셨는지 모르겠네요. 적잖은 개념들이 등장했지만 모든 걸 장악할 거야라며 과욕을 부릴 필요는 없겠습니다. :)) 2장과 3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1장에서 다시금 짚인 대목을 언급하고 싶어요. 133쪽부터 시작되는 '조현병 패러다임의 상실'이란 절을 보면, 철학자로서 고쿠분 선생이 '당사자 연구'에 주목하게 된 맥락이 조금 짐작됩니다. 철학은 조현병(구 정신분열증)이라는 인간 정신의 아노말리를 통해 인간을 이해해보려 했다는 점. 하지만 고쿠분은 이 패러다임이 효용을 잃고 있다고 느꼈고요. 철학자 고쿠분에게 조현병 당사자들의 '자기연구'는 굉장히 끌리는 새로운 활로, 철학적 주제로 인식되었던 듯싶어요. 서문에서 말한 "왔다 갔다"의 철학을 추구하는 입장이라면 더욱더요. 자, 이번 주에는 2장과 3장입니다. 앞 장들의 주제가 다르게 반복 변주되거나 또 새롭게 등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복수성'에 대해 불완전하게나마 제 언어로 표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듭니다. 곧 입을 떼어보겠습니다. :))
정말 많은 개념들이 너무 새로 와서 쉬운 문장인데도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곤 합니다. 그래도 무슨 매력인지 책을 계속 붙잡게 합니다. 전작들을 알아야 쉽게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중동태의 세계도 준비해서 병렬 읽기를 하려합니다.
중동태의 세계! 화이팅입니다!!
이번주도 열심히 독서 하겠습니다!!!! 혹시 책 리뷰 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일단 책을 다 읽고 쓰시면 좋겠지요? 마지막주에 공지하겠습니다. :)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요, 예측 오차가 트라우마를 유발한다는 내용이 있잖아요. 저는 정신적으로 좀 많이 안좋아지고 있거든요. 실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제가 예측 오차를 경험한 일이 최근까지도 있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상상하게 하는 것 같아요. 사람을 알아가기도 무서워지고요. 예측 오차가 계속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분위기였음에도 트라우마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항상 최악을 염두해 두어야한다는 끔찍함을 낳는 느낌입니다...ㅠㅠ
에측오차가 발생한 것만으로도 혼란스럽고 힘들 수 있는데.... 미래까지 상상하지 마세요..ㅠ.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만으로도 힘든데요... 이 책에서는 예측오차가 발생하면 예측을 수정하거나 행동을 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게 된다고 하는데 ..... 지금 여기에 있자고요.....
저도 예측오차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하지만 책에 나오는 내용, 제가 생각한 것으로 이런 정리를 해봤는데요. 1) 예측오차(상처)는 인간의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2) "예측이 없으면 예측오차는 논리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예측오차가 생기고, 수정하여 예측의 정확도를 갖추어 간다는 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103쪽) 저는 이것을 살아간다는 것과 같다고 이해했습니다. 3) 하지만 한계치를 넘어선 예측오차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만약 이에 관해 당사자연구를 한다면 '한계치를 넘어선'다는 것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 트라우마에 대한 나의 정의를 설정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정리해봤습니다. 한계치를 넘어선다는 것 나의 예상과 달리 상대방의 반응이 굉장히 격했다는 것이 될 터인데, 그렇다면 상대에게도 최소한 논리적으로 (상대의 감정을 계측할 수 없기에) 나만큼의 예측오차가 발생했을 거로 예상할 수 있겠지요. 이 지점에서 나의 충격(트라우마?)을 절대화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부터 트라우마의 정의를 전문가의 정읙 아니라 내가 처한 환경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설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몇 장에 나오는지 찾을 수가 없는데) 트라우마적 예측오차일 경우 계속 덮개가 열리게 되는데 이때 '오픈 다이얼로그' 같은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거듭 외재화하는 방법이 상처의 하에케이타스를 줄여줄 수 있겠다.. 개인적 경험에 지나지 않지만, 트라우마는 아니고 나쁜 경험의 기억이 오래가거나 계속 생각날 때가 있잖아요. '이불킥'을 하기도 하고요. 속내를 털어내는 대화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쁜 감정의 소환을 불안해하지 않고 계속 지켜보는 연습, 즉 그것을 평가하지 않고 그래 그런 일이 있었고, 그게 계속 이런 식으로 떠오르는구나, 라는 식으로 익숙해지는 연습을 합니다. 트라우마 정도가 아니라서 이런 식이 통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이야기 나눠드려요.
철학자들 이름이 거론 되고 그 사람들이 분류하거나 정의한 개념들이 인용되곤 합니다. 요즘 뇌과학처럼 심리학도 실측적 증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는 시대에 병이라고 여겨지는 자폐를 이해하는데 철학의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과정이 의문스럽게 느껴집니다. 종교인이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자신의 교리가 맞지않는냐 라고 설명할 때 느끼는 격렬한 저항감은 없습니다만, 같은 류의 오류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철학을 잘 모릅니다. 어쩌면 철학의 정의 자체를 잘 모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서관에서 프로이트를 철학파트에서 찾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과학책들을 좋아하던 독자라서 문과적 지평을 넓히려는 시도에 걸림돌을 치우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82쪽 까지 읽고 이런 생각을 했던 건데... 185쪽에 철학적 논의에 영향을 받은 자페증 이론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군요
네, 아래에서 말씀하신 대로 철학적 논의에 영향을 받은 자폐증 이론이기도 하고, 또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자폐증을 통해서 환자 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를 새롭게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존의 철학은 정상인을 기준으로 삼고 정상인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개념이나 논리를 만들어왔는데, 최근 그 한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폐증을 비롯한 다른 병들도 인간에게 발생하는 사건이니, 이로부터 새로운 개념이나 논리를 발명하여 정상인을 포함한 인간을 다르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읽었습니다. 같은 의미에서, 나 스스로가 나를 보는 관점도 고정되어 있기 쉽죠. 이 책의 개념으로 나를 다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철학에게도 넓은 정의가 있다면, 이처럼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게 철학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폐나 조현병 등 정신적인 질병을 가져다 대면서 낙인을 찍는 시람도 종종 있잖아요. 최근에 무성애자 책을 읽는데 그 책의 저자는 무성애라는 개념을 깐깐한 체크리스트를 통과한 사람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라도 무성애의 이야기에 일부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그런 것처럼 사회도 뭔가 모난 행동을 하거나 조금 다른 듯 하더라도 쉽게 정신병자로 낙인찍고 선 긋지 말고 어쩌면 남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으니 이해하려 애써보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 이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이 떠오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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