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4월〕 달걀은 닭의 미래다

D-29
4월 19일 (시) '고백' 동경과 질투 사이에 있는것? 아름다움과 황홀경을 구분하는일? 동경과 질투사이에 있는것, 아름다움과 황홀경을 구분하는 역할 사이에있는건 눈을 가리고 어둠 속에서 오래 헤메이다가 넘어지는것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막다른 골목을 만나는것, 여러갈래의 골목을 헤메이는것, 그것들을 놓아버리고 눈을 가리지않으면 어둠속에서 헤메이지도않고 넘어지지도 않겠지..하고 생각했어요 개나리로 보이는 그것을 오히려...꺽어버리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소리를 만날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기에 좋은것.. 그것을 꺽어버리면 눈으로는 좋은것을 담을 수 없어ㄷ느 시원한 폭포소리를 만나 더 많은 것을 꿈꾸어 볼수있게 될까?생각하고 있어요 ~내 삶에도 그런것이 있겠지? 뭘까?하고 여기 저기를 살펴 보고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황홀경을 구분하는 것이 너의 역할이었다. 쏟아지는 개나리에서 폭포를 발견하는 것이 너의 역할이었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104 (4월 19일의 시, 개나리와 폭포), 양안다 지음
쏟아지는 개나리는 아름다움이고 황홀경은 폭포라면 둘을 구분해서 나와 너가 얻고자 했던 결론은 무엇이었을까요?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인데, 눈부신 별 같은 꽃들이 쏟아져내리는 와중에 영원히 쏟아져내리는 투명한 물줄기를 발견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고민했어요. 반짝이는 꽃무덤에 깔리지 않고 영원히 흘러가는 방법을 찾고 싶었던 걸까요? 관계의 세 단계를 지나가는 시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동경과 질투 사이, 애정인지 증오인지 모를 나의 관심을 받으면서 내 관심의 온도를 가늠해야하는 너. 자기 감정의 정체도 모르는 나는 종종 두 눈을 가린 채로 감정의 대상은 너를 찾아 헤매다가 닿지 못하고 넘어져요. 꿈에서 나는 방향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목적도 잊은 채로 빙빙 헤매고 다니는데, 이건 나조차도 너를 왜 바라보게 되었나 알지 못하는 혼란함을 말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 미로에 발을 들인건 내가 자초한 일인지, 아니면 뭣 때문인지 고민하는 맘 같았어요. 그 다음 단계는 너가 나를 찾아 헤매는거에요. 내 이름을 외치며 거리를 달려나갈 필요가 없는데, 나는 언제나 너를 놓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눈을 가리지 않아도 되고 항상 네 옆에 있는데, 너는 알지 못하는거죠. 첫 단계에서 내가 너를 향한 감정의 정체와 방향을 스스로도 몰라 헤맸다면, 이제 헤매는 건 너 뿐인 것 같아요. 너의 혼란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가까스로 잠재운 나의 마음을 다시 혼란하게 하고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너는 우리가 같은 마음을 꿈꾼다고 말했다.'라고 하지만, 나는 너의 그 말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아요. 너는 나를 못 본 채로 계속 거리로 뛰어나가니까요. 나는 그 바람에 또 혼란 속에 버려지고요. 그 다음, 마지막 단계는 내가 너를 쫓아가길 그만 둔 지금이에요. 나는 이제 아름다운 개나리를 꺾어, 너에게 폭포를 주고 싶은 것 같아요. 붙잡을 수 없이 쏟아지고 있는 희망이 아니라 계속 흘러가는 폭포를 따라 가라고 말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자, 여기 하염없이 영원토록 흘러가는 시간이 있어. 잘 봐. 나도 여전히 두렵고 어지럽지만 어둠 속에는 언제나처럼 내가 있어. 서투른 위로 같이 들리는 말이네요.
붙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희망이 아니라~계속 흘러가는 폭포라는 표현이 참 좋으네요. 계속 흘러가는 나날같은 폭포속에서도 희망은 발견할 수 있겠지요? 마구 쏟아지는 물줄기 속~작은 물 방울들이 멈춰져있는 사진속에 담긴 모습으로 상상되네요 그 많은 물방울들안에 내가 찾고있는 희망도 네가 찾고 있는 희망도 있지않을까요? 이제 그 희망의 물방울을 찾아내기만하면 될거같은데 말이죠.~^^
4월 20일 (시) ‘달걀은 닭의 미래’ 드디어 만난 달걀은 닭의 미래라는 제목이 반가운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속시원한 글을 만날 수는 없었네요 천둥이 쳤는데 빛이 먼저였다고 말합니다. 하얀 치아가 보이는데 심장 뛰는 소리가 먼져라고 말합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이라면 달걀이 닭의 미래이고 닭은 달걀의 미래이고... 돌고 돌겠다 싶어졌어요.. 문뜩 나의 미래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닭이 나의 미래는 달걀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나도 나의 미래는 이런거야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지네요. 내가 그리는 미래가 종종 달라진다해도 그런 그림 하나쯤은 지금 갖고 싶어집니다.
얼음이 녹는다 식탁이 더러워진다 빛이 반사된다 거기 계세요?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109 (4월 20일의 시, 달걀은 닭의 미래), 양안다 지음
물이 넓게 번진다 손이 젖는다 사라질까요 어둠 속에서 하얀 치아가 보인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110 (4월 20일의 시,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 지음
사랑, 말고 이해 받고 싶은 사람의 독백 같아요. 테이블 건너편에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의 고백을 받아줄 것만 같은 사람은 누구라도 앉혀두고 혼잣말을 하는거죠. 건너편에 앉은 사람은 나와 <밤의 산책과 의지>라는 영화에 대한 말을 나눠본 사람이기도 했다가, 나의 전부를 보여주고 싶던 사람이기도 했다가. 한 사람일 수도, 여러 사람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일 것 같아요. 잔에 있는 얼음이 다 녹을 만큼 시간이 흐르고, 코스터 없이 올려둔 잔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져 식탁이 더러워질 때까지 그 누군가를 향해 고백을 연습하다가, 결국 끝맺지 못하고 다시 처음으로. 고백의 말은 어려워서 계속 '황홀경'을 느꼈던 순간의 증언으로 회귀하는 것 같아요. 양안다 시인의 글은 난해하다는 표현 보다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마음의 단면을 잘라서 글로 보여주는데, 시인이 지나온 시간을 우리는 다 알지 못해서 그 층이 어떻게, 그리고 왜 이렇게 쌓여있는지 이해 할 수 없는 느낌이에요. 시인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할 역할은 다 했고, 제가 독자로서 제 역할을 해낼 차례 같은데... 저에게 주어진 도구는 제가 이 때까지 살아온 시간과 경험 뿐이라, 잘 맞지 않는 도구로 덤벼들고 있는 느낌이 드네요.
4월 21일 (선물) '지원에 대하여' '~~바닷속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였고, 깊은 수심에서 처음 목격하는 심해어를 손으로 더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부분의 글을 읽고서는..작가가 글로 이야기하듯 친구에게 그렇게 얘기하고, 대화했던건 아닐까?생각하며~ 혼자 피식~~웃어보았네요. 대화속에서 수심속 처음목격하는 심해어를 더듬는 친구의 모습을 발견했다니.. 대단해보이기도 했어요. 그 친구의 표정, 침묵속 공기의 흐름, 시간의 흐름을 기다리고 바라보는 작가~ 이 모든것이 눈에 보이는 한 장면 같았어요. 그나저나~~ 친구와 나누던 이야기, 장면을 담아 글로 선물했다니.. 참 좋으네요 글선물~~ 좋은 느낌이에요.
지원은 물고기 모양 장난감을 향해 검지를 입에 갖다대며 쉿, 이라고 했다. 쉿. 조용히 하라고. 여기 있는 걸 들키면 안된다고.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지원에 대하여>, p.119, 양안다 지음
지원은 여러 심해어를 더듬으며 그것을 파악하다가, 확신이 들면 수면 밖으로 빠져나와 자신이 잡은 생각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114 (4월 21일의 선물, 지원에 대하여), 양안다 지음
아주 어릴 때는 편지를 형식적으로, 그냥 자라면서 바왔던 사람들의 선물에 항상 편지가 끼어있길래 나도 그래야 할 것만 같다는 의무감이 들어서 썼던 것 같아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생겨서 편지를 쓴 건 스무살이 넘어서 부터니까 그 전까지 썼던 편지들에는 아마 형식적인 말들, 진심과 겉치레가 섞인 말들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어릴 때 더 순수했다고 하지만, 극심한 내향인이고 인정 욕구가 강했던 저는 되려 어렸을 때 더 겉치레에 많이 신경 썼거든요. 아마 고등학교 졸업 전에 쓴 편지들에는 거짓말이 많을거에요. '선물'이라는 장르 안에 담긴 오늘의 글은 지원을 위해서만 쓴 글은 아니지만, 결국 지원에게 닿았고 또 지원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편지처럼 느껴졌어요. 지원은 이런 글을, 또 정말 편지로 쓰인 편지를 받고 타인이 보는 나를 차근차근 퍼즐처럼 맞춰가며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유형의 사람일까요 아니면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가장 나다운 결정을 내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까요. 저도 지원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 궁금해진 것 같네요.
하금님의 글을 읽으니..엄청나게 많이 모아둔 편지상자를 몇년전 정리했던 일이 생각이나네요 초등학교 고학년~중.고등학생때까지 정말 많은 편지로 친구,후배.선배들과 소통했었던거같아요 내용은 뭐 일상이 이랬는데 네가 참좋고, 생각이나서~ 이런내용이 가득했던것같은데. . 그때는 내용도 그렇지만, 편지를주고 받는 특별한 사이라는것이 좋았던것같아요
하금님의 글을 읽으니. .지원의 표정과 말투가 떠오르는 느낌이에요. 진짜~ 지원은 어떤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사람일까요?~^^
어쩌면 어린 우리에게 위험한 장소일 수도 있었지만, 그곳에선 무엇을 하더라도 들키지 않았으므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되었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122 (4월 22일의 산문, 탄 냄새) , 양안다 지음
어릴 때 친구들과 공유하는 아지트 같은 장소가 있으셨나요? 저는 사실 어릴 때는 지금보다도 친구가 더 적어서 그런 공간이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나이가 두 자릿 수가 되기 전에는 ‘블럭방‘이라고 아이들기리 모여서 레고를 하도록 만든 어린이 공방 같은 느낌의 공간이 있었는데, 아마 그곳이 나름의 아지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동네 친구들은 다 거기 있었거든요. 그 다음에는 미술 학원, 피아노 학원, 역사 논술 학원... 지금 가장 친한 친구는 고등학교 수학 학원에서 만났어요. 수학을 싫어하는 애들끼리 잘 만난거죠. 그 때는 학원 근처 분수대랑 빙수 가게가 아지트였어요. 저는 시인처럼 공텉나 뭔가 후미진 곳의 기억은 잘 없는 것 같아요.
아주 어린 나이는 기억나지 않지만(아마도 동네 놀이터였을 것 같아요) 지금보다 어린 20대때 아지트는 기억나요. 동네 호프집이었고, 거기서 하금님이 해주신 얘기처럼 시시콜콜한 얘기, 전에 했던 얘기를 삼십팔번째하며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시시콜콜한 이야기~ 삼십팔번째하며~에서 웃음 가득이 되었습니다. 정말 같은 얘기해도 또 하게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런 친구들과 나누던 시간~~ 생각만해도 웃음나고 좋은거같아요..
요즘 학원에가지않으면 친구 사귀기도 어렵다는...말이 생각나네요.. 블럭방~ 레고하는 공간이 아지트셨군요^^
공터~~ 참 괜찮은 말인것같아요 아무것도 없고, 있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터..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이런 공간이 우리에게도 필요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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