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4월〕 달걀은 닭의 미래다

D-29
4. 12. 도서관의 날! 제목보고 궁금했던 <지구 마지막 도서관> 을 읽었어요. 제목에 도서관이 들어가는 글이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살짝 미간이 찌뿌려지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도서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행위들의 목록 중 '아무도 읽지 않을 책을 찾아 다른 위치에 꽂아넣기', '일주일 뒤에 그 책이 제자리를 찾아갔는지 확인하기' , '절판된 도서를 대출하고 잃어버렸다고 말하기' . A에게 왜 그러는거냐고. 그 행위는 사서를 힘들게 하는 거라고 화내고 싶었는데...A가 종말이 찾아올 때 도서관으로 달려갈 거라고. A에게 도서관은 완벽한 주거 공간이고. 무엇보다 '약탈자들은 도서관을 털지 않는다'는 걸 안다는 건...도서관을 정말 자주 이용하고, 진정으로 아끼기에 할 수 있는 말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하는 저에게 사실 A는 고마운 존재에요. 도서관은 책과 사서만으로 존재할 수 없어요.. 책을 읽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곳이에요. 도서관이 사람이 먹고 사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곳은 아니지만(그래서 약탈자들도 도서관을 털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도서관은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는다는 건, 타인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거니까요. 요즘엔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책 읽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도서관이 그 소중한 사람들에게 완벽한 주거 공간이 되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재미있는 생각을했군~ 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서 선생님들에게는 힘든일이 되겠네요ㅡㅡ;;
도서관이 더 따뜻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수 있는공간으로.. 생각되면 좋겠다 생각되네요~^^
나는 당신에게 바라는 게 많은 사람이고 당신은 언제나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니까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4 (4월 13일의 시, 피크닉), 양안다 지음
불면증에 시달리는 어느 신이 뜬눈으로 인간의 피크닉을 훔쳐본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5 (4월 13일의 시, 피크닉), 양안다 지음
신에게 잘 데운 포트와인을 따라주고 싶다 인간의 검붉은 꿈속으로 초대하고 싶으니까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5 (4월 13일의 시, 피크닉), 양안다 지음
미래를 안고 이리 와요 당신의 모든 피크닉에 내가 함께하는 날이 온다면, 내가 사라져도 당신이 놀라지 않는 날이 온다면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6 (4월 13일의 시, 피크닉), 양안다 지음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촉감인지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볕 좋은 날에 죄책감이 잘 마르고 있다는 문장을 읽고 시인이 생각하는 인간의 사랑하는 마음은 축축한가?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다른 분들 생각이 궁금해졌어요. 축축한 마음은 왠지 눈물 젖은 것 같아서, 사랑은 마냥 행복한 웃음소리 가득한 감정은 아니라 그런가-하는 생각도 했네요. 이기적인 마음으로 타인을 사랑한다는 말은 양안다 시인의 시가 아니더라도 미디어에서 자주 보이는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또) 사랑은 이타적인 감정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너무 사랑해서 곁에 붙들어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 사랑을 이기적이라고 하는 것 같다, 추측해요. 시의 마지막 행에 ‘내가 사라져도 당신이 놀라지 않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붙들어두지 않아도 내 옆에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을 때, 그러니까 이기적인 사랑을 하지 않아도 될 때를 이르는걸까요? 따뜻하게 데운 포트 와인 없이 신이 잠들 수 있는 날은 죄책감과 이기심이 없는 사랑이 가득한 봄날일 때일지도 궁금해졌어요. 불안과 이기심 없이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날의 피크닉, 은 너무 이상적이라 신 만큼이나 환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오늘 날씨는 참 사나워서 바람이 엄청 불더니 이제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얼른 피크닉 할 수 있는 날씨가 돌아오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걸 두 눈으로 주워봅시다 손 마주잡고 가는 연인, 밤에도 비눗방울 부는 아이, 멀어지는 천변의 물소리, 너의 눈에 비친 달, 정령 같은 너, 부처 같은 너,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9 (4월 14일의 시, 밤의 산책과 의지), 양안다 지음
비가 세차게 내려서 꽃이 다 질 줄 알았는데, 빗줄기 속에도 꽃이 버티고 있네요. 오늘 두 눈으로 주워본 아름다운 것들에 빗물에 젖어 파릇한 이파리들 사이에 버티고 있는 꽃을 추가해야겠어요.
두 분으로 주워본 아름다운 것들~~~~ 예쁜 말이라 담아봅니다
우리는 우리의 좌절을 망각 속으로 던져도 좋겠습니다 어여쁘게 희망하겠습니다 너는 나의 어둠을 다 걸었습니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79 (4월 14일의 시, 밤의 산책과 의지), 양안다 지음
이렇게 줄글로 쉼표 하나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로 켜켜이 쌓아 올린 시는 어떤 호흡으로 읽어야하나, 다들 어떻게 읽고 계신가 궁금했어요. 단숨에 맘 속에 쌓아뒀던 말을 털어놓는 톤으로 읽어야할지 사람이 아니라 상념과 대화하듯 읽어야할지 고민하면서 읽었어요. ‘너는 나의 어둠을 다 걸었습니다‘라는 말이, 아름다운 것들을 나열하기 전까지는 숨 돌릴 틈 주지 않고 이어진 문장들이 화자의 어둠을 따라 놓인 길 처럼 느껴지게 하더라구요. 천변을 따라, 화자의 마음 속 어둠을 따라, 막을 내리는 겨울과 시작하는 봄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새살처럼 돋는 새순을 이야기하고. 이 책에서는 참 오래간만에 슬픔보다 기쁨에 가까운 감정이 담긴 시 같아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셨었군요... 끊임없이 쓰여진 글..... 저는 단숨에 읽어갔어요~^^
4월 13일 (시) 피크닉 '꽃 무더기가 폭죽처럼 웃음 짓는 날~' ~~ 꽃 무더기, 폭죽처럼 웃음 짓는 ... 그런 날을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참 좋은 순간이었어요. '볕 좋은 곳에서 죄책감이 마르고 있다' ~마음이 마르고있다는 표현이 신선했어요 죄책감은 말라버려야할 것일까? 축축함을 가지고 있는것일까?하는 물음이 생겨났습니다. '기쁨을 안고 이리 와요' '미래를 안고 이리 와요' 기쁨과 미래를 안고~라고 표현하니 기쁨과 미래가 더 소중하게 다뤄져야할 것으로 느껴졌어요. 바람불고 비가오는 봄날~ 꽃이 만발한 좋은 날씨의 피크닉을 상상하며 지내는 작은 순간이 쉼을 주기도하네요~^^
4월 14일 (시) '밤의 산책과 의지' 마침표는 없이 쉼표와 물음표는 있고,줄을 바꾸거나 쉬어가는 공간이 없는 글.. 무엇이 이렇게 빽빽한 글을 쓰게했을까? 생각하며 읽기시작했습니다. 마음은 들키고싶지않고 일어난 상황을 빨리 전달하고 사라지고 싶었나?하는 생각은 했는데..다른 의미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네요~^^ 속삭임이 발생~웃음이 발생~한다라는 표현의 발생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것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것이 속삭임이고 웃음이라고 표현하는것으로 들렸어요 바람, 달 밝음, 천변의 물소리.. 자연과 환경적인것이 속삭임과 웃음을 만들어낸다니.. 속해있는 환경의 중요함도 생각해보게되네요 '어여쁘게 희망하겠습니다.' 어여쁘게 희망하는 것은 무얼까? 생각해보고있는중입니다
그런데도 나는 이곳에 다시 찾아왔다. 유년과 악몽이 있는 곳으로.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85 (4월 15일의 기억, 별 우물), 양안다 지음
공포 영화를 보면 항상 유년기의 끔찍한 기억이 있는 곳으로 주인공이 돌아가잖아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나, 공포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해서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는 일념 하에요. 저는 그런 마음이 이해가 잘 안 갔어요. 지금도 잘 살고 있었는데, 굳이 그걸 마주봐야하는 이유가 있을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에 붙잡히러 가는 길 같아서 왠지 더 꺼려지고 무섭더라구요. 이것도 영화의 무서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주인공과 전혀 다른 부류의 인간인지 궁금했어요. 유년과 악몽이 겹치는 곳이나 사물을 다시 마주한 적이 있으세요? 저는... 안 좋은 기억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 어릴 때 은행 정수기에서 온수 버튼을 잘못 눌러 손목을 데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흉터는 아직 있지만 저는 기억이 전혀 없어요. 저는 다 잊어버리는 쪽인가봐요.
안좋았던 상황이 기억이 다시 되지 않는건 그 문제가 내안에서 잘 받아들여졌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되어요. 저는 공포스러움이라는 단어로 기억되는 상황이 있는데요 그것이 똑같은 상황에서 그 감정이 느껴질때도 있겠지만, 뜬금없이 그 느낌이 불러 일으켜지기도 하더라구요. 이런건 해결이 않되었다기보다 감정과 상황의 연결이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도 생각되어요. 이럴때면 뇌과학에대한 궁금증이 마구마구 올라오곤 하네요.ㅎㅎㅎ
별과 우물로 만들어진 이름이 너무 궁금해서 오늘치 기억을 다 읽자마자 검색창에 이런저런 검색을 해서 동네 소개글을 찾아봤어요. 충남 천안의 성정동일까, 싶은데- 검색을 다 끝내고나니까 ‘이렇게 파헤치는 느낌이 들면 안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는했지만...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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