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줄글로 쉼표 하나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로 켜켜이 쌓아 올린 시는 어떤 호흡으로 읽어야하나, 다들 어떻게 읽고 계신가 궁금했어요. 단숨에 맘 속에 쌓아뒀던 말을 털어놓는 톤으로 읽어야할지 사람이 아니라 상념과 대화하듯 읽어야할지 고민하면서 읽었어요.
‘너는 나의 어둠을 다 걸었습니다‘라는 말이, 아름다운 것들을 나열하기 전까지는 숨 돌릴 틈 주지 않고 이어진 문장들이 화자의 어둠을 따라 놓인 길 처럼 느껴지게 하더라구요. 천변을 따라, 화자의 마음 속 어둠을 따라, 막을 내리는 겨울과 시작하는 봄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새살처럼 돋는 새순을 이야기하고. 이 책에서는 참 오래간만에 슬픔보다 기쁨에 가까운 감정이 담긴 시 같아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4월〕 달걀은 닭의 미래다
D-29

하금

jena
저와 같은 생각을 하셨었군요...
끊임없이 쓰여진 글.....
저는 단숨에 읽어갔어요~^^

jena
4월 13일 (시)
피크닉
'꽃 무더기가 폭죽처럼 웃음 짓는 날~'
~~ 꽃 무더기, 폭죽처럼 웃음 짓는 ...
그런 날을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참 좋은 순간이었어요.
'볕 좋은 곳에서 죄책감이 마르고 있다'
~마음이 마르고있다는 표현이 신선했어요
죄책감은 말라버려야할 것일까? 축축함을 가지고 있는것일까?하는 물음이 생겨났습니다.
'기쁨을 안고 이리 와요'
'미래를 안고 이리 와요'
기쁨과 미래를 안고~라고 표현하니
기쁨과 미래가 더 소중하게 다뤄져야할 것으로 느껴졌어요.
바람불고 비가오는 봄날~
꽃이 만발한 좋은 날씨의 피크닉을 상상하며
지내는 작은 순간이 쉼을 주기도하네요~^^

jena
4월 14일 (시)
'밤의 산책과 의지'
마침표는 없이 쉼표와 물음표는 있고,줄을 바꾸거나
쉬어가는 공간이 없는 글..
무엇이 이렇게 빽빽한 글을 쓰게했을까? 생각하며 읽기시작했습니다.
마음은 들키고싶지않고 일어난 상황을 빨리 전달하고 사라지고 싶었나?하는 생각은 했는데..다른 의미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네요~^^
속삭임이 발생~웃음이 발생~한다라는 표현의
발생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것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것이 속삭임이고 웃음이라고 표현하는것으로 들렸어요
바람, 달 밝음, 천변의 물소리.. 자연과 환경적인것이 속삭임과 웃음을 만들어낸다니..
속해있는 환경의 중요함도 생각해보게되네요
'어여쁘게 희망하겠습니다.'
어여쁘게 희망하는 것은 무얼까? 생각해보고있는중입니다

하금
그런데도 나는 이곳에 다시 찾아왔다. 유년과 악몽이 있는 곳으로.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85 (4월 15일의 기억, 별 우물),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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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공포 영화를 보면 항상 유년기의 끔찍한 기억이 있는 곳으로 주인공이 돌아가잖아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나, 공포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해서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는 일념 하에요. 저는 그런 마음이 이해가 잘 안 갔어요. 지금 도 잘 살고 있었는데, 굳이 그걸 마주봐야하는 이유가 있을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에 붙잡히러 가는 길 같아서 왠지 더 꺼려지고 무섭더라구요. 이것도 영화의 무서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주인공과 전혀 다른 부류의 인간인지 궁금했어요.
유년과 악몽이 겹치는 곳이나 사물을 다시 마주한 적이 있으세요? 저는... 안 좋은 기억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 어릴 때 은행 정수기에서 온수 버튼을 잘못 눌러 손목을 데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흉터는 아직 있지만 저는 기억이 전혀 없어요. 저는 다 잊어버리는 쪽인가봐요.

jena
안좋았던 상황이 기억이 다시 되지 않는건 그 문제가 내안에서 잘 받아들여졌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되어요.
저는 공포스러움이라는 단어로 기억되는 상황이 있는데요
그것이 똑같은 상황에서 그 감정이 느껴질때도 있겠지만,
뜬금없이 그 느낌이 불러 일으켜지기도 하더라구요.
이런건 해결이 않되었다기보다 감정과 상황의 연결이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도 생각되어요.
이럴때면 뇌과학에대한 궁금증이 마구마구 올라오곤 하네요.ㅎㅎㅎ

하금
별과 우물로 만들어진 이름이 너무 궁금해서 오늘치 기억을 다 읽자마자 검색창에 이런저런 검색을 해서 동네 소개글을 찾아봤어요. 충남 천안의 성정동일까, 싶은데- 검색을 다 끝내고나니까 ‘이렇게 파헤치는 느낌이 들면 안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는했지만...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jena
저도 별우물이라는 뜻의 동네가 궁금했는데요..
천안성정동 이라고 생각할 수 있군요..ㅎㅎㅎ
어릴적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주신 조별과제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우리동네에대해 조사해서 발표하는 숙제였어요.
그때는 지금같이 정보가 다양하지 않아서 주위 어른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동사무소에 가서 묻거나 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jena
4월 15일 (기억)
‘별우물’
오늘의 글은 옛날 살던 동네의 기억에 대한 글이었네요.
저도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기억나는 동네가 있어요.
몇해전 그곳 주변을 지날일이 있었는데, 주위 동네 모습은 꽤 많이 바뀌었지만,
제가 살던 아파트도 그대로 있고 자주 가던 상가 건물도 그대로 있더라구요.
어린 시절 살던 곳의 기억들을 들추어 보는 것이 재미있네요.
작가가 살던 옛 집에는 쥐와 벌레가 많이 살았다니.... 좀 소름이 돋기도 했어요.
사자문양 문고리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에게 강렬하게 남아있는 어린 추억은 무얼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일자식 복도를 줄줄이 자전거를 타고 돌던 친구,같은 층 언니들과의 시간도 생각나고요~
봄~이맘때쯤 예쁜 꽃들이 필때면 집주변에서 사진을 찍어주던 엄마와의 시간도 떠오르네요..
떠오르는게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줄줄이 계속해서 생각이 끊이질 않네요..
내가 살던 곳은 무슨 뜻이었나? 싶어 찾아보니 평야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네요.
이제야 알게 되네요.. 별우물이라는 곳의 이름 뜻과 함께요

jena
4월16일(일기)
‘4월 16일’
이날이 되면 기억해야만 하는 일이 있지요..
그날을 기억하고 아파해야했던 사람들을 떠올려 마음을 다해 함께 해주어야 하는 날이라는 것을 압니다.
오늘 책을 읽고 그 느낌을 기록하는 지금 저는 커피 볶는 냄새가 가득한 공간에 있는데요..
냄새가 너무 가득하니 조금은 힘에 버거운 것 같아요.
이렇게 누군가는 힘든 기억의 냄새가 조금이라도 떠오르면 더 아파서 내버려두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그 기억을 꺼내 함께 말하고 나누고 함께 울고 웃으며 그렇게 그 아픔을 나누어야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각각의 아픔을 대하는 방법을 잘 인정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아픔을 함부로 대하지는 말고요....
가방에 달아놓은 노란 리본을 떼어간거라면? 하는 생각을하자...
그 장면이 아주 느린 움직임으로 지나가는 영상같이 보이는 것 같았네요
그 마음~ 아픔을 기억해두고 싶어서 몰래 가져간 것이면 좋겠 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되어요
날이 너무 좋은 날인데~~~ 아픈 기억이 존재하는 4월, 그리고 5월...
그러고보니
모든 시간에는 좋은 날, 힘든날, 아픈날....모두 함께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연한 이 생각을 오늘의 글을 읽으며 하게 되는 오늘은 좋은 날입니다.

하금
그래. 악어는 물과 육지를 다닐 수 있으니까. 5년 전 그날, 내가 원했던 건 악어의 영혼일지도 모르겠다.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92 (4월 16일의 일기, 4월 16일),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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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요, 누군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고 사라진다 꽃줄기를 씹어 먹던 중환자들이 동시에 우릴 쳐다보는데
『달걀은 닭의 미래 - 양안다의 4월』 p.92 (4월 16일의 일기, 4월 16일), 양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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