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우다영 소설가와 [저지대] 함께 읽기

D-29
@리브 맞아요! 저도 요즘 월드컵을 챙겨보고 있어서 그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라디오를 들으며 경기 장면을 상상하는 수바시와 우다얀을 보면 실시간 중계로 언제 어디서나 월드컵을 볼 수 있는 지금은 별세계네요. 한편으로는 맞지 않는 라디오 주파수와 입소문, 비밀 편지와 금서를 통해 비밀스럽게 유입되는 소식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혁명이 일어났던 저 시대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소식들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한 지금도 여전히 변화와 혁명이 일어나기 힘들다는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하고 있는 월드컵도 그렇지만 우다얀의 혁명과 중국 공산당 이야기에서는 요즘 새로운 국면을 맞은듯 한 중국의 모습이 겹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중국에도 중국의 우다얀들이 있겠지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서 페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절반 가량을 왔습니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있었지만 미뤄오던 책이었는데 그동안 왜 그랬나 싶을만큼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1,2장은 역사적 사건들과 낯선 지명때문에 속도가 안났는데 3장부터는 정신없이 몰아치더군요. 앞으로 대체 몇 개의 층위가 더 드러날지 기대가 됩니다. “수바시는 우다얀을 따라간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직도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게 화가 났다. 자신의 내부에서 늘 피어오르는 두려움에 넌더리가 났다. 자신이 존재감 없이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신이 우다얀의 뜻을 거스른다면 둘은 형제가 아닌 관계가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따라다녔다.” ->사랑하고 신뢰하는 관계지만 이런 느낌을 가지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우다얀처럼 카리스마있고 존경할만한 사람이 애정과 지지를 줄 때는 그 사랑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뭔가 더 잘해야 한다, 그 애정을 받을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도 생기는거 같아요. 수바시는 우다얀을 너무 사랑했지만 동생이 자신에게 실망할까봐 무서웠을거 같아요.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간 건 그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요. 저도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어서 수바시가 좀 짠했어요. 둘 중 하나라도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애정의 크기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함께 할 수 없는 관계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솔리비아님, 반갑습니다 :) 잔잔하게 진행되다가 정말 뒤로 갈수록 몰아치는 이야기죠ㅠㅠ 오히려 거시적인 상황들보다 인간 개인사가 세밀하게 묘사될 때 엄청난 파고가 인다는 점이 무척 신기했어요. 정말 진지하고 중요한 관계일수록 이렇게 복잡한 형태를 이루는 것 같아요. 여러 감정과 긴장이 뒤섞여 작용해서 많은 경우 자신도 스스로의 마음을 잘 모를 때가 있고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저도 수바시가 우다얀의 영향을 받아 일부 성격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고, 우다얀이라는 동생의 존재가 수바시 삶의 많은 선택들을 추동했다고 믿고 있어요. 미국에 가기로 한 것도 그러하고요. 이런 모든 일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물처럼 연결된 흐릿한 인과들이 있다는 게, 그런 과정을 소설로 읽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어떤 여자를 골라줄지 궁금했다. 그게 언제일지도 궁금했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캘커타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 점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71p. 이 부분을 읽을 때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의 '라제시'가 생각났어요. 그도 미국에서 연구하는 박사인데 부모님이 강제하시는 결혼으로 미국을 떠나 인도에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했거든요. 미드에서 종종 미국으로 이민간 유색인종의 문화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점은 한계가 있지만요.
저도 여러 매체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이 정략결혼에 순응하고 또 반발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 이 문화적인 문제가 정말 그들 삶에 중요한 기로를 결정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 있어요. 그리고 잘 몰랐던 인도의 가족 문화가 우리나라의 정서와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사실에 놀랐는데요. 엄격하기도 하고 가족 중심적이기도 한 문화가 주는 안정감과 구속감을 잘 표현해 주어서 공감하며 읽었어요 :)
"형, 문제가 있는데도 들고 일어나지 않으면 그건 그 문제에 기여하는 게 돼."ㅡp.53 수바시는 우다얀을 따라간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직도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게 화가 났다. 자신의 내부에서 늘 피어오르는 두려움에 넌더리가 났다. 자신이 존재감 없이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신이 우다얀의 뜻을 거스른다면 둘은 형제가 아닌 관계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따라다녔다. -p.55 우다얀은 신념이 확고하고 행동에 옮기는데 거침이 없네요. 그는 부모님의 상의도 없이 가우리와 결혼을 했고 수바시에게도 편지로 전하죠. 모든 행동이 너무 거침이 없어 그의 미래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우다얀이 형 수바시에 대한 마음도 수바시가 우다얀을 향한 마음과는 달라보입니다. 아마 삶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우다얀은 인도에 수바시는 미국에 살게된 것이겠죠. 과거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됩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소련이나 중국으로 또는 미국으로 가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접했고 독립이 되었을 때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렸죠. 우디얀과 수바시도 관계가 소원해질까요? 수바시 성격으로 봐서는 미국의 영향으로 크게 변할 것 같진 않아보입니다. 아니. 영향을 받았어도 어떤 변화를 위한 행동에 옮기기 힘들것 같습니다. 만약에 행동을 한다면 큰 충격파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두 형제의 삶과 인도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저도 인도와 미국으로 다른 공간에 머물 게 된 두 형제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해갈지 마음 졸이며 읽었어요. 다른 성향의 두 형제(이 성향마저도 서로의 존재가 영향을 주어 형성되거나 강화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가 다른 사회적 상황에 놓였을 때 반응하는 태도와 속도가 달라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었고, 그러다 결국 두 형제 모두가 같은 시대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낸 인간으로 겹쳐질 때 놀라움을 느꼈어요. 이 소설에는 내내 다르다고 생각한 여러 인간 군상들이 나오는데 그들 모두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두를 내밀하게 이해하게 되거든요. 뒤에 나올 이야기들을 리브님이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 앞으로도 함께 힘내보자고요!
어릴때 서로 비슷하고 고만고만 해서 친한 친구도 있었지만 뭔가 나와는 달라서 좋았던 친구들도 있었던것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서로 멀직히 다른방향으로 같은곳이라도 만나지 않는 평행선을 서로 걷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친구와 내가 다른길을 가는게 무척이나 두렵고 어색하고 아쉬운일이라 생각도 들었지만 더 나일 먹고 나니 그저 그렇게 우린 곰팡이 포자처럼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비슷한 색깔을 하지만 조금씩 향이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네요
화환님, 반갑습니다 :) 우리가 곰팡이 포자처럼 퍼져나간다는 표현에 정말 공감합니다. 제가 <저지대>에서 좋아하고 자주 떠올리는 부분이 있는데요, 아이들은 공책에 인도의 역사와 캘커타의 기원을 요약해서 적었다. 세계 지리를 익히려고 지도를 그렸다. 톨리건지는 개간지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배웠다. 수세기 전 벵골 만의 해류가 훨씬 강했던 때, 톨리건지는 맹그로브가 무성한 늪지대였다. 연못과 논과 저지대는 그 흔적이었다. 생활과학 수업 시간에 맹그로브 나무를 그렸다. 맹그로브 나무의 뒤얽힌 뿌리는 수면 위로 나와 있는데, 뿌리의 특별한 기공으로 산소를 흡수했다. 번식체라 부르는 길쭉해진 씨앗은 엽궐련 모양이었다. 번식체가 썰물 때 떨어지면 염분이 있는 습지에 박혀 부모 곁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밀물 때는 떨어진 곳에서 떠내려가다가 1년 이내에 적합한 환경을 만나면 그곳에서 자란다고 했다. — 28-29p. 인도와 캘커타와 톨리건지, 그리고 저지대에 대해 말하는 위의 문장에서 맹그로브 나무 씨앗에 대한 묘사는 어쩔 수 없이 수바시와 우다얀이라는 운명이 갈라진 두 형제를 은유하고, 나아가 여러 선택으로 역사의 돌풍이 불었던 인도에 남은 이들과 고향을 떠나 이민자의 삶을 시작한 이들을 은유하고 있어요. 저는 이들뿐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가 뿌리를 내릴 곳을 찾고 그곳의 환경에 적응하며 자라는 씨앗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18쪽 정도씩 읽어나가면 될까요? 사실 이틀 밀렸어요. ㅎ
오늘은 103-120, 내일은 121-138쪽까지 읽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따라가고 있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질문 3. 그 영화가 상영되는 날 오후에 그녀는 망설였다. 그래서 결국 너무 늦게 간 나머지 중간 휴식 시간이 되어서야 영화관에 도착했다. 그가 마음을 바꾸었거나 그녀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허둥거렸다. 그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만큼 대담스러운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영화관에 오라고 한 그의 행동 역시 대담한 것이었다. 그는 거기 있었다. 영화관 밖, 벌써 영화의 1부를 보고 난 소감을 나누는 몇몇 무리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 있었다. 햇살이 따가웠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우다얀은 손을 들고 고개를 그녀의 얼굴 쪽으로 기울이며 둘의 머리 위에 조그만 손차양을 만들었다. 그 동작에 그녀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그와 단둘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행인들과 이 도시의 인파로부터 안전하게 비켜나 있는 느낌이었다. — 102-103p. 어떤 순간은 마음속 번민과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리되는 것 같습니다. 초조하게 달려온 가우리에게 손차양을 만들어주는 우다얀. 그저 영화의 1부가 끝난 시점의 어수선한 영화관 앞 풍경이지만 두 사람은 대담한 한 걸음을 내딛고 그 풍경 안으로 걸어들어왔어요. 올해를 돌이켜 보았을 때 스스로 생각하는 대담한 한 걸음이 있었나요?
두 가지가 생각나네요. 하나는 지역도서관에서 하는 고전읽기모임에 들어가 sf소설과 그리스 고전을 읽어본 것이요. 여름에 매주 1회 두 달 동안, 현재도 한 달째 참가중입니다. 열 명이 함께 하는데 내 의견을 말하기도 어려웠던 제가 좀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두번 째로는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엄마 6명이 구의 지원을 받아 매월 모임을 가졌는데 그 모임 리더를 맡았던 것이요. 처음엔 쑥스러웠지만 잘 마쳤답니다. 남 앞에서 뭔가를 해야 하는 것에 부담이 많아요. 그런데 언제까지고 피할 수는 없어요. 직면해서 익숙해지는 수밖에. ^^
그것을 언제까지고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을 올해 내내 했던 것 같아요. 책이고파님 말씀처럼 저도 직면하고 익숙해지고자 하는데 그 일이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야죠. 올 한 해 멋진 걸음을 내디디셨네요. 저도 기운을 얻어 갑니다 :)
3. 이 장면을 보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극중 캐릭터 선우가 이선희 콘서트장 앞에서 자신이 짝사랑하던 보라를 기다리던 장면이요. 티켓을 돌려주지 못해 결국 콘서트장앞으로 와서 돌려줘야 될 것 같다고 말한 보라. 그리고 공연은 시작된 지 한참 지났는데 누가가 왔으면 그걸로 되었다며 환하게 웃는 선우. 서로를 향한 마음은 아직 크기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을 알게되었던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올해 스스로 대담하다 생각한 걸음은, 걸음이었습니다. 두 발로 뚜벅뚜벅 서울 한바퀴를 도는 서울둘레길을 완주하였습니다. 건강해지려고 한걸음 한걸음 내딯으니 건강 뿐 아니라 자신감과 뿌듯함도 따라오더라구요.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아름다운 경치는 덤이구요. 내년에도 날씨 풀리면 더 걸어볼 예정입니다. (지금은 너무 추워요. 수족냉증은 웁니다)
서울 둘레길.. 대단하세요!!
이건 정말 대단하네요! 저는 걷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일이 바빴던 몇 년을 보내고 나니 산책을 거의 못하는 생활을 했어요. 몸도 정신도 좀 활력이 떨어진 것 같아서 올해는 많이 걷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 둘레길 좋은 꿀팁이네요ㅎㅎ
@우다영 대담한 한걸음을 내딛고 싶은 해였지만 그렇게하지 못했어요. 다만 3년 뒤에 은퇴를 하겠다는 마음과 더불어 인생의 절반이 넘는 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의 3년동안 완벽에 가까운 준비를 하기 위해서 더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책은 내려 놓을 수가 없어서 완독했어요. 작가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대단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것 같아요.
외국에서 생활하고 계셨군요! 한국 책을 구하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 많은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아 응원하는 마음 가득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대부분 이북이 나와서 다행이더라고요. 줌파 라히리도 인도에서 영국으로 이민한 가정에서 태어나 곧 또다시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그렇게 인생의 대부분을 영미 문화권에서 생활했지만 이민자의 삶과 정서를 간직한 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며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 까닭을 여기에 적어두면 올해 새벽서가님이 한 결심에 조금이나마 용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는 영어를 버리고 이탈리아어라는 불안하고 불완전한 매체를 택한 자신을 가리켜 라히리는 “부서지기 쉬운 피난처에서 노숙자나 다름없이 살기 위해 훌륭한 저택을 포기한” 것에 비유한다. 남들 눈에 어리석게까지 보이는 이 선택의 배경은 무엇일까. “창작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안정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벌써 <저지대>를 완독하셨다니 남은 시간 동안 작가의 이탈리아어 소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여러 장소를 테마로 한 짧은 소설집입니다.
지천명이 코앞인데, 뒤돌아보니 한국에서 산 세월보다 외국에서 생활한 시간이 훨씬 길더라고요? 이탈리아가 제가 외국살이를 시작한 첫 나라이기도 해요. 작가의 책들은 전작을 했는데, 이탈리아와 영어로 읽었는데 좋았어요. 작가의 그런 도전정신도 본받을만하다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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