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

D-29
이거랑 BT 감독 중 한 명이 말한 거에 자기는 역할이 비슷하지만, 보수가 더 적은 회의론자라고 말한 게 웃겼어요. ^^;; ㅎㅎㅎ 울가의 유머 감각 등 유연한 사고나 감수성, 상대방 입장에 맞춘 소통방식이 그를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이 가능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막 웃었어요. STS전문가분들이 많이 나와 이 분야가 어떻게 형성되고 본인들이 어떻게 STS전문가가 되었는지 이야기 해 주는 건 좋은데 구체적으로 과학과 수학, 과학과 금융 등이 어떻게 STS적으로 결합되었는지 예를 들어 보여주는 것이 없어 뜬구름 잡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포스트모던 얘기가 나오죠. 저도 그런 비슷한 개념 아닌가 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뒤에 남은 부분 기대해 보겠습니다 ㅎㅎ
저도 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안그래도 복잡한 과학에 안 그래도 추상적인 철학과 사회학 등도 접해 있다보니 어려운데다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야여서 더욱더 실례가 있으면 좋겠어요.
'가우스 분포는 미사일 유도나 금융 공황에서 중요했던 모델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제 연구의 여러 영역에서 매번 다른 형태로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 이런 예가 나온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예가 나와도 전 별 수 없네요 ㅎㅎ
이건 이과생과 문과생이 이해하는 정도가 정말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siouxsie 님도 이과였다고 하셨지요...? ^^)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수학 Ⅱ의 마지막 단원인 ‘확률과 통계’에서 정규 분포를 가르쳤습니다. 가우스 분포가 정규 분포입니다. 문과생은 그 부분을 안 배웠던 것 같고, 제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는 수능 시험범위에도 그 부분은 빠져서 이과생 상당수도 그 부분을 배우지 않았어요. 저는 본고사를 준비하느라 그 부분을 공부했었네요. 별 얘기 아니고 그냥 세상 이런저런 통계들을 살펴보면 수치들이 이런 모양으로 분포되어 있는 게 많은데 저 문장 쓰신 분의 연구에서도 그런 통계가 자주 나온다는 뜻인 거 같습니다.
앗 이미 작가님이 설명해주셨네요! 저는 실은 고등학교 때 계속 방황하고 (나 고등학교 졸업하면 아프리카 가서 기생충학 전공하거나 만화번역가가 될 거라고 폭탄발언을 내려놓아서 대학교 진학 조차도 미지수였어요;;) 일단 부모님 설득에 의해 대학은 가보겠다고 해서도 문과 갈지 이과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 막판까지 정하지 못해 둘다 공부했어요 (어차피 수학만 다르니;;) 저는 본고사는 아니지만 본고사 성격과 비슷한 특례시험을 봤다고 하네요. 애들 공부 가르치면서 가끔 수능 불 난이도 문제도 풀어보곤 하는데 딱히 본고사와 다른 건 모르겠는데 요즘은 하두 교육과정이 달라져서 또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냥 개인적으로 어릴적부터 즐겨 읽었던 루이스 캐롤과 마빈 가드너, 등 덕분에 지금은 아예 잘 공부도 안하는 집합/명제, 글고 작가님 말대로 시험범위에 들어가지도 않은 확률/통계 부분을 재미있게 공부해서 (원래 시험에 안 나온다면 더 재미있잖아요?) 그 부분을 많이 공부했는데 다행히 이과지만 수학을 잘 다루지 않는 저의 전공에서도 통계는 무지 많이 쓰는 일을 하게 되서 도움이 되었답니다.^^;;;;
어제 길게 썼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다 날렸는데...요는 전 불수능세대라 인생 최대 실수인 이과를 선택하고도 대학에 갈 수 있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ㅎㅎ 97학번 세대는 수학 80점 만점에 40점 넘으면 수학천재 소리 듣던 세대라서요....400점 만점에 300\점 넘으면 서울대에서 아무 과나 골라서 들어가고...98학번부터는 너무 달라져서 시험문제 얘기하면 말이 잘 안 통하더라고요...어쨌든 사상초유로 어려웠던 수능 덕분에 변별력이 떨어져서 대학에 갈 수 있었던 운 좋은 1인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지만, 이과에서 미적분을 모르고 대학 간 여자;;;;)
제가 98학번 세대인데 남편은 6살 위여서 또 다른 세상이더라구요. 참고로 남편 친구분 중 가방끈이 좀 길어서 세 가지 시험을 다 경험한 분이 계시더라구요. ㅎㅎㅎ 근데 미적분 대학 입시 때만 열심히 공부했지 실제로 대학 가니 저희 과는 거의 쓸 일이 없더라구요;;;
저도 이과지만, 수학을 하지 않는 과를 찾아 대학 가자마자 수학과는 아디오스 했어요. 근데 화학, 생물 등등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브뤼노 라투르는 「왜 비판은 기력이 다했는가?Why Has Critique Run Out of Steam?」라는 훌륭한 논평을 쓴바 있습니다(Latour 2004). 그의 불만은 STS 초기의 격정적인 날들이 모두 결국 허사가 되었다는 것인데, 특히 최악의 사람들인 기후 변화 부정론자와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구성주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제가 보기에 라투르의 주장은 비판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오히려 좀 부족하게 이해한 데에서 비롯합니다. 우리는 비판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것 같아요. STS는 그 질문을 훨씬 더 발전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들에 의하면 분석해야 할 대상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 즉 서로 다른 "담론의 레퍼토리repertoires of discourse"였던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완전히 어리석은 일로 보였는데, 이 방향으로 밀고 나가면 다음에는 무엇이 담론인지, 과연 우리는 어떻게 아는지를 물어야 하고, 결국 끝없는 회귀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 세상은 의미에 기반하고 있으며, 단어는 그저 설명적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세상은 단어가 아니라 의미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가 논문과 책에서 사용하는 인용문들은 데이터가 아닌 의미의 예시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의 연구가 논쟁을 촉발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외부 세계에 맞서 단합했다면, 이제는 분열과 논쟁이 시작되었죠. 이것이 하나의 전환점이었고, 그 이후로 STS는 전처럼 친절한 분야가 아니게 됐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몇십 년 동안 라투르는 놀라울 정도로 이 분야를 장악했는데 저는 아직도 이 점이 의아합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설명은, 라투르가 과학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면서 과학사회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서 사람들을 쉽게 이해시켰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그는 인문학의 장난감이 될 수 있는 일종의 반-과학anti-science 주제를 만들어 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흥미로운 비판이네요.
초기에는 라투르를 제외하고 모두가 과학에 대해 능숙하게 쓰기 위해서는 과학에 대해 약간이라도 알아야 하거나 과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요구는 STS를 항상 작고 난해한 분야로 유지했죠. 그러나 「실험실 생활」과 이방인의 관점, 그리고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과 함께라면 과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도 과학에 관해 논평할 수 있었고, 이는 곧바로 두 문화 간의 긴장을 고조시켰죠. 인문학자들은 과학을 먼저 이해하지 않고도 과학을 비판할 방법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라투르가 한 일은 STS를 더 이상 난해하지 않은 분야로 만들어 STS 분야를 엄청나게 확장했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빴죠. 모든 게 너무 산만해졌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래서 제가 보기에 이것은 별로 좋지 않은 또 다른 전환점이었죠. 브라이언 윈이나 쉴라 재서노프처럼 과학을 민주화하고 과학자들에 대항하는 대중의 편에 서고자 하는 매우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STS 학계의 주도권이 넘어갔습니다. 다시금 저는 이것이 별로 좋지 않은 결과들을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새로운 경향은 과학의 층위을 낮춘 SSK의 통찰을 가져가서, 과학은 그저 다른 수단을 사용한 정치일 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죠. 만약 과학이 정치라면 정치가 과학이고, 그게 바로 디스토피아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1960년대 영국 사회학은 규범적으로 마르크스주의였습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면 사회학자가 아니었죠. 요즘의 STS에는 강한 환경주의가 있습니다. 환경의 편에 서는 건 괜찮지만 유전자 변형 작물을 대칭적으로 다루려면 조심해야 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학문 분야가 정치화되는 것은 병리적인데, 건강한 학문을 위해서는 누구든 특정 입장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도요. 학문적 논쟁의 핵심은 반대하는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가능한 한 최선의 설명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의 관점 내부로부터 밖으로 뻗어 나감으로써 그것이 왜 틀렸는지 보여야 합니다. 다른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최대한 어려운 일이 되어야지, 쉬워서는 안 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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