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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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S 사람들의 좋은 점은, 어디를 가도 똑같이 열렬하고, 젊고, 최근에 개종한 청년들을 볼 수 있다는 건데, 놀라운 일이죠. 제가 30살일 때는 40살 먹은 자들은 늙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제 68살이지만 젊은 사람들로부터 “당신의 연구를 발견했는데, 내 지도교수가 STS에 대해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아 해서 번거롭게 많이 싸웠습니다. 열심히 힘들게 투쟁했네요.” 하는 편지와 이메일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굉장한 거죠. 이 분야는 말하자면 아직도 야만인들 가운데 있는 셈이지요. “저리 가, 전부 다 알고 있으니 나가.”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신 젊은 개종자들을 보는 건 이 나이에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1장 | 브뤼노 라투르,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를 향한 믿음과 사랑, 소망이 느껴집니다.
다음에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남겨봅니다ㅎㅎ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이 책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인 저자 브뤼노 라투르가 근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방식에 던지는 독특하고 근본적인 문제제기이다. 탈근대주의의 근대성 비판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라투르가 말하는 근대인의 본질은 이분법이 아닌 ‘하이브리드’의 증식이다.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 신기후체제의 정치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브뤼노 라투르는 기후 위기뿐 아니라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 대규모의 규제 완화, 악몽이 되어가는 세계화로 인해 지구에 각종 위기가 엄습하는 이 시기를 신기후체제(New Climatic Regime)라 선언하며, 그에 적합한 정치적 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브뤼노 라투르의 책이 정말 번역이 많이 되었군요.
홍성욱 교수님 계시는 과학학과 대학원에는 한 학기 내내 브뤼노 라투르만 읽는 강의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엄두가 나질 않아 청강은 못했지만요ㅎㅎ
선생님 말씀 듣고 찾아보니 정말 작년 8월 부산에서 인류세 결정이 부결되었네요. 기사에는 정치적인 문제가 원인인 것처럼 나오긴 했습니다만, 인류세가 기후위기 위기의식과도 연관된 문제란 점에서 아직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같습니다. 인류세 문제 관심 두고 있었는데, 덕분에 결과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156163.html
앗 이런 결정이.. 전 이제 당연히 인류세가 정착된 줄 알았는데 역시 기후위기와 같이 부인하는 회의론자들도 아직 많군요. 그나저나 agnostic (불가지론자) 에서도 쓰이는 agno-와 연관된 단어인 agnotology를 여기서 배우게 되네요. 기사에서 애그토톨로지라고 오타인 것 같은데 애그노톨로지가 맞을 듯 합니다. study of ignorance, 무지학, 또는 불가지학이라고 해야할까요? 정확하지 않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과학적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사회 문화적 무지와 의심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영어사전에는 나와있는데 아직 한국에는 정확한 번역어가 없는 듯합니다. 하긴, 한국에는 이렇게 기후위기에 대해 부인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합니다.
정말 궁금한 건 기후위기를 부인하시는 분들은 정말 그렇게 믿으시는 건가요? '어떤 이유' 때문에 선동을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정말 그렇게 믿으시는 거라면 좀 슬프지만, 어떤 목적이 있는 거라면...에라이~~
서양에는 꽤 많은 듯 합니다. 진화론이나 백신 등 각종 아몰랑(불가지론자?부인자?) 족들이..;;
기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인류세 연구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이 융합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위르겐 렌 소장의 말은 STS적으로 들리기도 하네요.
재서노프는 ‘테크놀로지의 정치’를 통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STS에 관한 멋있는 정의를 내린 사람이었네요. STS를 영국에서는 ‘과학기술학’이라 부르고, 미국에서는 ‘과학기술과 사회’라고 부르며 관심을 두는 영역에도 차이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학 박사와 변호사를 거쳐 과학기술학을 이끄는 대표적인 학자가 된 재서노프의 인생 이야기는 만화를 보는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테크놀로지의 정치 - 유전자 조작에서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과학기술과 인간, 사회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과학기술학(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실라 재서노프의 대표작이다.
요즘 저는 과학기술 문명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가장 깊이 성찰하는 분야가 STS라고 말합니다. 이는 ‘과학기술학’을 통해 과학기술의 특별함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는 것과, ‘과학기술과 사회’를 통해 과학기술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그것은 ‘이것/저것’이 아니라 ‘둘 다/모두’이고, 여전히 사회를 포함하는 것이 우리 STS 분야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2장 | 쉴라 재서노프,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바이커의 인터뷰에서는 학문으로서 STS에 관한 고민을 깊게 하는 학자라는 게 느껴집니다. 후학 양성에 관심을 두고, STS가 다양한 학문과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군요. 로버트 머튼과 같이 초기 STS가 비판했던 사상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에 더욱 신뢰가 갔습니다.
‘우려’라고 하면 너무 부정적이지만, 이제는 많은 STS 대학원생이 과학 분야의 학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의 영향에 대해 우리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어요. STS 학사와 석사 과정이 크게 성공하고 공고해지면서 요즘의 대학원생들은 일반적인 윗세대와 과학적 배경이 다르잖아요. 당신 같은 분들은 사회과학 혹은 인문학 교육을 받고, 그 다음 STS로 방향을 틀어 과학과 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공학이나 과학의 피가 흐르지 않는 새로운 세대의 연구자들도 과학 및 공학 학과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일을 확실히 이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 같은 분들은 그걸 잘하고 있지만, 이건 저보다는 당신에게 더 어려운 일일 거예요. 저는 꽤 값싸게 “나는 물리학자입니다” 혹은 “나는 공학자입니다”라는 전술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시잖아요.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3장 | 위비 바이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과학 혹은 공학을 전공한 STS 대학원생의 감소를 우려한 바이커의 말입니다.
학자들 중에서 학문을 하면서 사회 운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람도 많은데, 특히 과학과 젠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들은 거의 모두가 이렇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황우석 사태, 광우병 사태,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과학기술학회에서는 특집 세션 등을 만들어서 이런 문제에 대한 더 깊이 있는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과학기술학회나 STS 연구자가 과학기술과 관련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다른 전공자보다 더 빨리, 더 심층적인 분석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그러기엔 연구자의 층이 두텁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2023년 가을)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논쟁 같은 주제를 심도 있게 분석해 주는 역할 같은 것이지요.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제가 종종 하는 얘기 중에 "고립된 학문은 죽는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이 얘기가 개인적으로나 학제의 차원 모두에서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연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학문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연구를 이해하고 평가해 주고, 또 자신도 다른 사람의 연구를 평가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에는 지도 교수와의 상호 작용이 이런 역할을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이런 필요성을 덜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문을 한다는 것은 장기전, 비유하자면 마라톤 비슷한 겁니다. 대학원은 그 출발이지요. 졸업을 하고 STS의 특정한 주제를 연구하다 보면 그 주제를 알거나 이에 관심 있는 사람이 나 빼고는 거의 없는 경우를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즐겁게 연구를 이어 나갈 동력이 약해지곤 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저를 놀라게 했고 아직도 놀라운 또 다른 큰 전환점은 브뤼노 라투르의 엄청난 지배력입니다. 몇십 년 동안 라투르는 놀라울 정도로 이 분야를 장악했는데 저는 아직도 이 점이 의아합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설명은, 라투르가 과학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면서 과학사회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서 사람들을 쉽게 이해시켰다는 것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라투르가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STS에 복무했고, 도널드 맥켄지가 수학을 전공하고 STS로 온 것을 보면 이 분야의 학자들은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가진 것 같아요. 멕켄지가 대중적 글쓰기와 학술적 글쓰기의 차이를 언급한 일화가 재미있어서 남깁니다ㅎㅎ
하지만 저는 단순히 동료 사회학자들과 STS 학자들에게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읽히는 글을 쓰는 것을 특히 즐기는데, 지금은 그런 작업 대부분을 《런던 리뷰 오브 북스London Review of Books》를 통해서 상당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 재미 중 하나는 《런던 리뷰 오브 북스》의 편집자에게 초고를 첨삭받는 일입니다. 이 잡지에 글을 쓰려면 논문을 쓰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주 전 저는 학부 1학년 글을 심사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술 글쓰기를 알려 주는 동시에, 다른 한편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실을 작은 저술의 교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편집자들은 제 원고에서, 제가 학생들에게 좋은 학술 에세이를 쓰기 위해 지시했던 종류의 흔적들을 모두 지워 버렸어요.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4장 | 도널드 맥켄지,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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