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

D-29
와, 저야말로 반갑고 감사합니다. 소개해주신 책들은 다 못 읽었고, 사실은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저도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소개 자료들 읽어보니 다 관심이 갑니다. 그리고 ‘쉬운 입문서’라는 말씀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내년에도 STS 책 12권 읽기 모임을 열려고 하는데, 그때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소개해주신 책들을 관심 책장에 꽂아둡니다. 이음 출판사 책이 여러 권이네요.
미래와 만날 준비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철학의 제안들실천철학으로서의 기술철학의 길을 모색해온 저자는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을 위해 이 책에서 기술철학의 정의에서부터 역사, 다양한 이론들, 그리고 기술 발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미래는 오지 않는다 - 과학기술은 어떻게 미래를 독점하는가‘미래’와 ‘예측,’ ‘기술’과 ‘인간’에 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미래는 오는 것인지, 온다면 지금 생각하는 그런 모습과 방식으로 오는지 묻고자 한다. ‘과학기술과 미래사회’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시발된 이 책은, 미래를 하나의 담론, 즉 해석과 비판과 논쟁이 필요한 대상으로 간주한다.
과학과 가치 - 테크노사이언스에서 코스모테크닉스로‘과학’과 ‘가치’의 문제를 역사적, 철학적으로 되짚어보면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과학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저자들은 과학이 한 사회와 그 사람들이 지닌 숱한 가치와 얽힌 관계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과학?기술 이해의 궤적을 안내하는 길라잡이가 되어 준다.
로봇의 자리 - 사람이 아닌 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미래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전치형의 에세이 모음이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페이스앱 등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테크놀로지 관련 주제들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사람의 자리 - 삶을 지켜내는 과학을 위하여『사람의 자리: 과학의 마음에 닿다』가 2021년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아 기존의 원고에 그동안 새롭게 쓰인 원고를 더하여 두 권의 책 『사람의 자리: 삶을 지켜내는 과학을 위하여』와 『로봇의 자리: 사람이 아닌 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으로 재탄생했다.
후반부에 나오는 실라 재서노프의 '사회 기술적 상상계' 개념이 재밌어서 원문 읽고 정리해둔 블로그 글도 공유해봅니다! <Dreamscapes of Modernity> 1장인 <Future Imperfect: Science, Technology, and the Imaginations of Modernity - SHEILA JASANOFF>를 읽고 나름 이해한 대로 정리해둔 글이에요. https://byminseok.com/sociotechnical-imaginaries-by-sheila-jasanoff/ SF 소설, 상상의 영역과 사회의 관계를 짚는 개념이라 흥미로웠어요.
아하~ 정리 글 잘 읽었습니다~ ^^bb "사회가 꿈꾸는 미래가 기술 발전의 방향을 결정"
한국 STS의 미래를 위해 STS를 '주전공'한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게 전부라고 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향으로 추산하면 앞으로 20년 동안에 STS를 전공해서 박사 학위를 받는 사람이, 혹은 자신의 '주전공'이 STS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더 늘어나겠어요? 아주 많아야 20명, 30명 정도 되지 않겠어요? 이들이 핵심 집단이기는 하지만, 이들만 가지고 STS 학계가 활성화될 것 같지 않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전 세계적으로 학과 이름에 STS를 달고 있는 학과가 몇이나 될까요? 아마 열도 안될거 같습니다. 외국에도 STS는 과학사과학철학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HPS 과정이나 학과에, 자연과학의 여러 학과에, 사회학과에, 정치학과에, 인류학과나 심지어 행정학과나 경영대에 끼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것보다 STS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학문적으로 의미 있고 중요한 연구 결과를 내고 이를 알려서,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STS를 더 인정하고, STS와 교류하고, . STS 학회에서 발표하고, STS 학술지에 논문을 싣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저는 STS가, 이런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팽창주의적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이건 내 생각인데, 아마 재령 씨가 얘기한 2세대 학자들은 STS의 차별성과 STS를 구성하는 경계에 더 예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 STS의 미래는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지요.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과학을 색다르게 보도록 하는 데에 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제가 지금까지 읽은 바로는 이게 STS의 포인트인 거 같아요.
STS 학자들은 '진리', '법칙', '지식' 같은 만만찮은 표현들에 압도당하는 대신, 지식은 어떻게 생산되는지, 진리의 지위는 어떻게 획득되는지, 물리 법칙은 어느 역사적 시점에 등장했는지 적극적으로 되묻는다. STS의 관점에서 과학이란 인간을 초월하는 진리가 아니라, 특정한 시대적·문화적 조건에서 이뤄지는 열려 있는 실천이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실천으로서 과학을 이해하는 데에 자연과 사회의 이분법, 혹은 과학과 기술의 엄격한 분리는 방해가 된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의 오랜 슬로건 '달랐을 수도 있다(It could be otherwise)'는 여전히 STS 사고방식의 근본을 이룬다. 과학은 한 장소와 순간에서 특정한 인간과 비인간, 물질과 담론이 얽히는 실천이며, 실천이 달라지면 실재도 달라진다. 단일하고 보편적인 실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유명 물리학자가 '물리학은 우주 전체에서 통용되며 외계인도 우리와 같은 물리학을 한다'고 자신있게 설명할 때 그와 반대로 외계인의 별난 과학을 상상해 보는 것이고, 어느 진화 심리학자가 수컷이나 암컷의 '생물학적 본능'에 대해 가르칠 때 '본능'이라는 게 정확히 어떻게 정의되고 측정되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외계인의 별난 과학을 상상해보는 만화들..ㅎㅎㅎ 제가 좋아하는 랜들 먼로의 xkcd에서는 항상 별난 과학을 상상해봅니다. 랜들 먼로도 STS학자? 그리고 진화심리학자들의 그 '본능'이란 게 정확히 어떻게 정의되고 측정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많은 페미니스트 생물학자들이 요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좋은 책으로 루시 쿡의 '암컷들'을 추천해요. 아주아주 흥미롭습니다.
암컷들 -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마다가스카르의 정글과 케냐의 평원, 하와이나 캐나다의 바다 등을 종횡무진 모험하면서, 진화생물학의 최전선을 걷고 있는 연구자들을 만난다. 바람둥이 암사자, 레즈비언 알바트로스, 폭압의 여왕 미어캣, 여족장 범고래 등 수컷보다 방탕하고 생존을 위한 투사로 살아가며 무리 위에 군림하는 자연계 암컷들의 진면목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펼쳐 보인다.
중요한 점은, '달랐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개입과 변화의 가능성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지금 모습이 필연적이지 않으며 더 견고하고, 공평하고, 민주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감각은 원하든 원치 않든 도덕적인 책임감을 부과한다. 이런 점에서 STS는 학문적인 태도뿐만 아니라 일종의 윤리 의식을 공유하면서 연결된 집단을 가리킨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한국의 STS가 처해 있는 상황은 여러모로 서구와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기후 변화나 진화론을 부정하는 세력이 크지 않다. (...) 다만 동시에 한국은 그만큼 과학주의가 강한 나라다. 단기간에 급속한 산업화와 기술 발전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 만큼, 과학을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보는 실증주의 태도가 굳게 자리잡고 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오늘날에는 많은 국내 학자가 성장 지향적인 과학관을 비판하며, 과학기술 개발에서 윤리 의식을 제고하자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과 정치인에게 STS의 발언권은 국가의 과학기술 성장을 늦추지 않는 선에서만 허락되는 것 같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 연구자에게는 적어도 두 가지 큰 강점이 있다. 첫째는 사회 혹은 사회적인 힘을 설명적인 자원으로 여기기보다는, 현장 연구를 통해 해명해야 하는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 둘째로, STS 학자는 늘 연구자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성찰한다. (...) 이들은 외부에서 현장을 투명하게 목격하기보다는, 어떻게 그 일부로 '연루되어', "다른 행위자들 그리고 현장과 연결되었는지" 상세하게 드러내고 그 함의를 논한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sun 님 글대로 저도 마지막 두 글을 통해 정리가 되었네요. 안그래도 엮은이 말대로 다들 같은 주제를 두고도 각자 말이 달라서 (어쩌면 '트러블과 함께하기'나 '실험실 생활' 등의 저서에 대한 평을 떠나서 더 다양하고 근본적인 주제와 방향의 엇갈림이 있겠죠) 처음에 좀 갈피를 못 잡다가 갈 수록.. 아 이 사람들 각자 자기 생각대로 솔직히 말하는 편이구나..말 그대로 정해진 답이 아니라 'It could be otherwise'라는 태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글로 느꼈습니다. 다음은 그 '이해하기 힘든 학술적 방언(jargon)'을 잔뜩 늘어놓는 현학적인 학자로 볼 수 있다고 홍성욱 교수님이 얘기한 라투르의 책에서 또 뵙겠습니다.. ㅎㅎㅎ
라투르는 STS적 사고가 체화되어, 오히려 그쪽으로 생각하지 않는 걸 못하는, 무척 흥미로운 사람이었군요. 인류세를 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STS의 미래라고 말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류세 연구자들은 STS 학자이거나, STS스러운 학자들이라고요.(작년 국제지질학회에서는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규정하는 안건이 폐기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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