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브뤼노 라투르 외)

D-29
책이 만만찮아 보여서 다들 일찍 시작하셨나 봅니다. 제가 그런 이유로 먼저 읽기 시작했고요. 근데 줄 간격이 넓고 페이지에 여백이 많아서인지, 걱정했던 것보다는 속도가 나네요...? 개인적으로 2~5번 책들이 기대됩니다. 아주 매콤한 녀석들일 거 같아요. ㅎㅎㅎ
작가님의 매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는데 ㅎㅎㅎ 전 브뤼노 라투르의 '판도라의 희망'이 기대가 큽니다. 안그래도 알려주신 '과학 기술과 사회' 잡지 4호에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사상 연재가 있어서 오면 같이 읽어보려구요.
읽는 동안 어려워서 정수리에서 땀 날 거 같다는 저만의 암호였습니다. 전 매운 거 먹으면 정수리에서 땀이 많이 나더라고요. ^^;;;
괜찮아요^^ 전 마침 벽돌책 모임이 아직 시작 전이라서 짬이 나서 달렸는데 책 자체가 짧은 인터뷰 모음집이어서 금방 읽힙니다. 처음 부분이 좀 만만찮아 보일 뿐 인터뷰로 들어가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요.
저는 STS가 하나이기를 바라며, '과학기술과 사회'인 동시에 '과학기술학'이기를 바랍니다. 과학기술과 사회는 미국 사회에서 등장한 우려에서 비롯했습니다. 이런 우려들은 1960년대의 반전 운동, 환경 문제, 기술과 근대성에 관한 큰 질문들에 의해 생겨났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미국의 사상가들은 근대성이 기술적 합리주의와 맺는 관계나, 독일 사회주의자들이 생각하던 것들, 푸코와 프랑스 이론에 대해 고민하는 데 앞장서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미국 STS는 레이첼 카슨과 환경 운동, 군산복합체, 또 과학기술과 관련한 인종차별과 성차별과 같은 정체성 정치학에서 출발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래서 이러한 비유에 근거해 저는 좋은 분야는 항상 만들어지고 있는 분야라 생각하고, STS는 특정한 날짜나 사건보다는 긴 기간에 걸쳐 학문 분야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976년은 4S 학회가 결성된 해입니다. 이 해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다루는 전문 학회들과 다른 별개의 학회가 존재한다고 느끼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실제로 당시 STS 프로그램들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한때 영국에서 유일했던 에든버러의 과학학학 유닛은 계속해서 많이 변화하며 2016년에 50주년을 기념했는데, 이미 과거와 달라진 상태였습니다. 21세기에 성장이 급증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래서 1970년대 중반은 일종의 형성기였으며, 1990년대 초는 견고화의 정점이었고, 2000년대는 국제적 확산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보급은 일종의 파편화를 뜻하기도 했는데, 왜냐하면 당신이 처음에 던진 "과학기술과 사회인가 과학기술학인가"라는 질문은 풀린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리고 지금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같은 특정 틀이 STS 내에서 더 강해졌기 때문에, 다른 학문 분야로 STS가 확산하는 것은 역으로 STS라는 학문이 실제로 무엇인지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래서 역설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더, 우리는 우리 성공의 희생양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이 STS가 무엇의 줄임말인지 알고, 심지어 이 분야로 사람들을 고용하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STS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에 관해 분야 내에서 통합된 사색이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와 협업함으로써 이득을 얻지 못할 만한 학과는 생각나지 않네요. 오만한 주장처럼 들리지만, 어떤 학과라도 일종의 구성주의적 전회를 겪는 건 도움이 될 겁니다. 아주 엄밀하고 이데올로기적인 의미에서라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연구 관행이나 연구하고 있는 대상을 조금이나마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 학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좌측에 위치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STS 분야에만 국한되는 성격은 아닌 것이, 적어도 제가 가장 잘 아는 두 나라인 영국과 미국에서 학계는 지난 50년간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왼쪽으로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통계적으로 1950년대 중반에 대부분의 영국 학자는 보수당에 투표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따라서 현재는 대부분 학자가 좌파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말씀드렸듯이, 저는 인류학에 더 관심이 있고 사회학적 설명은 방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태 위기와 인류세로 인해 전 세계가 STS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모든 작은 차이를 불식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사실 STS 분야는 처음에는 주로 원자 폭탄 학살의 위협으로 인해, 나중에는 베트남 전쟁 중 기술의 사용으로 인해 탄생했습니다. 이제 이 분야는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두 번째 위협, 즉 생태 위기에 의해 엄청나게 확장되었습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그들은 학계 사람들 사이에 고성과 논쟁이 있었던 초창기가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소수의 STS 학자들은 다툼이 될 만한 주제와 주장들을 식별하여 학계에 위험과 도발을 재주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훌륭하죠. 하지만 이 분야는 전체적으로 아주 커지지 않았습니까? 이 분야는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좋은 의미에서 굉장히 다양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STS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굉장히 도전적인 감수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STS가 절대 스스로 안정을 찾지 않는다는 것, STS가 단지 멀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 소식을 전달하는 일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STS는 매우 탄력적인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STS를 하고 있다고 말하죠.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예상과 달리 많은 기업들이 자주 회의주의적 접근을 잘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언젠가 영국통신회사BT와 큰 미팅을 했는데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회과학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기술에 관한 주장에 대해 분석적 회의주의를 유지하는 동시에 관련자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러자 BT 감독 중 한 명이 소리쳤습니다. "그게 바로 BT가 저에게 돈을 주고 하는 일이죠! 저는 급여를 받는 회의주의자입니다. BT는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저에게 검사받아야 하는데, 제가 비판하고, 자르고, 그 기대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 보여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역할이 비슷하지만, 보수가 더 적은 회의론자라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시간이 좀 흐르고 한 명이 일어나서 물었습니다. "모두 좋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들어 보지 못했나요?!" 이 일화는 어떻게 우리 사회과학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놀라운 사례죠. 그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은 일터로 가지고 돌아갈 프랑스 이론 성격의 자극이었습니다. 최신 트렌드와 새로운 사고방식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어 했죠. 그건 그들의 목적에 잘 맞을 것이었고, 우리는 완전히 잘못 판단했습니다. 연구자로서 우리는 자주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정책 쪽 사람들이 어떤지, 관리자는 어떤 사람인지, '소비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과학기술학(STS)을 만든 사람들 브뤼노 라투르 외 지음, 홍성욱 외 옮김
이 에피소드 너무 웃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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