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

D-29
밤은 엄마처럼 노래하며 별을 맞으러 나온다. 별은 인간적인 다정함을 품고 피어난다. 별이 빛나는 밤, 인간다워진 하늘은 세상의 고통을 이해한다. 순수의 노래는 비가되어 평원을 씻어 내리고, 서로 경멸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비열한 세상의 대기를 씻어 내린다. 쉼 없이 노래하는 여인, 그 노래로 고귀함을 얻은 하루가 별을 향하여 숨을 불어내며 일어난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p.36,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 우리는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만 최악의 죄는 생명의 씨앗을 방치하고 아이들을 버리는 것입니다. 많은 것을 미룰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바로 오늘, 아이들의 뼈가 자라고 피가 만들어지고 감각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이 어린이와 교육에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두고 있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의 시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내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이라는 시구에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오늘을 잘 지켜주고 있는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린 아이들에게 늘 우리들의 미래라고 이야기하곤 했지요. 그런데 이 시를 읽으니 우리가 얼마나 내일이라는 말로 아이들을 힘들게 했는지 반성됩니다. 그들이 현재를 살아주는 이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아이들아, 오늘의 아이들아, 사랑한다.
격하게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
마침 읽고 있는 책에 아이에 관한 구절이 있어 옮깁니다. 빌헬름,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친숙하게 대해주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라네.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그리고 작고 보잘것없지만 그 속에서 언젠가는 그들이 필요로 할 모든 덕목과 에너지의 싹이 움트는 것을 보고 있을 때면 더욱 그러하다네.(중략) 친구, 아이들은 우리와 동등한 인격체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우리의 본보기로 삼아야 할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이를 하인처럼 다루고 있지 않은가.(4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공감되는 구절입니다.
작년 봄과 올 봄에 릴케의 책들을 다시 읽는데, 어찌나 새롭고 지금 세상을 예견하던지 놀라기도 하면서 신났었어요. 동지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
저는 62 페이지의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직관적이고 전하고자하는 말이 명확하여 좋더라고요! 쓰인 지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도 적용되는 구절들이라 마음이 아프면서 씁쓸했습니다ㅠㅠ 물론 이 작품 말고도 다른 시들도 너무 좋았습니다 :)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은 (연령에 크게 상관없이) 여성 독자들이 많이 공감하는 시입니다. 제 어머니와 친분이 두터운 수녀님은 이 시를 강연에서 소개할 정도로 좋아하십니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역자 후기에는 미스트랄이 "불의와 타락에 저항하는 시인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위무할 줄 아는 지도라"(106쪽)이며 친자식은 없었지만 "전쟁고아들의 열렬한 대변인이자 엄마"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런 내용을 먼저 숙지하고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을 읽으니 시가 마음 깊은 곳까지 닿는 느낌입니다.
네. 저도 그 시를 무척 좋아해서 필사를 해놓았습니다. 마지막 두 행이 참 와닿더라고요.
아름다움은 잠들게 하는 아편이 아니라 행동에 불을 붙이는 좋은 포도주여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인간적이지 않다면 예술가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p.94,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태양빛 꽃을 본 그녀는 미친 듯이 말하길 "내 종은 다시 산에 올라 색이 없는 꽃을 따 오라, 사프란색도 주홍색도 아닌 꽃을. 레오노라와 리지아를 기릴 꽃, 내가 사랑하는 꽃을 따오라, 잠의 색, 꿈의 색을 띤 꽃을. 나는 들판의 여왕이노라." -중략- 산에서 내려와 여왕을 찾아가 보니 그녀는 들판을 거닐고 있었지, 이제 창백하지도 사납지도 않은 그녀는 몽유병자처럼 걸어 들판 저쪽으로 마냥 멀어져 가고 나는 그녀를 쫓아가고 쫓아갔지 초원을 지나고 포플러 숲을 지나고 손과 팔로 공기처럼 가뿐히 -중략- 그녀는 얼굴 없이 앞서가네 발자국도 없이 앞서가고 앞서가고. 그래도 나는 안개를 헤치고 그녀를 쫓아가고 쫓아가고. 색이 없는 꽃을 가지고, 희지도 노랗지도 않은 꽃, 시간이 녹아 없어지도록, 정상에서 그녀에게 꽃을 인도하기 위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13-16,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미스트랄의 「공기꽃」은 저도 무척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공기꽃'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로움이 그지없어 시를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깊습니다. 이 시에는 "그저 애상에 찬 여성시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는 기백 같은 것이 담겨"(106쪽 역자 후기) 있고, 소리 내어 읽으면 화자의 강인한 목소리가 이입되는 효과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와 눈으로 읽을 때 그 느낌이 천지 차이인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는 「공기꽃」과 「손가락을 잃은 소녀」가 그러했습니다. @모임 여러분도 마음에 드는 시를 낭송하시면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요? 좀더 특별하게 느끼고 싶다면 음성녹음을 한 후 들어보시면······!
헉 저도 두 가지를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친구에게 설명해 주면서 읽었는데 울림이 남다르더라구요.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라니 이렇게 놀라울 수 가! 저는 공기꽃 후반으로 넘어갈 수록 감정이 몰아치는 느낌이라 인상깊었어요. 조예가 깊지 않은 제게도 이렇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또 손가락을 잃는 소녀는 손가락을 찾으러 가게 배를 주세요 - 부터 손가락을 도둑맞은 소녀가 있는 곳이라면 그 도시는 아름답지 않다는 부분이요! 자그맣게 그려진 그림도 마음에 들었어요ㅎㅎ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새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멀리 날아가 버릴지 모르니까 영영 집에 돌아오지 않을지 모르니까 내 손이 닿지 않는 처마에 둥지를 틀지 모르니까 그러면 내가 머리를 빗어줄 수 없으니까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새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공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금으로 된 작은 신발을 신고서는 들에서 뛰어놀 수 없을 테니 밤이 되어도 더이상 내 곁에서 잠을 자지 않을 테니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공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여왕으로 만드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 내 딸을 내 발로 오를 수 없는 왕좌에 올려놓을 테니까 밤이 와도 내가 잠재울 수 없을 테니까 나는 사람들이 내 딸을 여왕으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p.39 "두려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 딸은 없었지만 어떻게 이렇게 모성애를 잘 표현했나 놀라워요. 그녀가 양아들에게 느낀 감정도 똑같았을지 궁금합니다.
지니00님이 인용하신 「두려움」은 미스트랄의 모성애가 어떤 것인지를 아주 잘 표현해주는 작품입니다. 미스트랄은 친딸은 없었지만 모든 딸의 엄마였고, 가슴으로 낳은 아들의 엄마였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미스트랄은 특히 버림받은 아이들과 전쟁 고아의 엄마였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어쩌면 직접 낳지 않았기에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품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니00님의 말씀을 들어보니「예술가 십계명」에서 "어머니가 자식을 낳듯이 마음의 피를 뽑아 작품을 생산하십시오"(92쪽)라는 구절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
집 안 난롯가의 남자들은 이 한을 모른다, 하늘이 내리는 이 슬픈 불의 선물을 모른다. 기나긴 물의 고된 하강, 굴복한 물의 하강. 가로누운, 마비된 이 땅을 향하여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느린 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엄마 몸도 걱정도 두려움도 우리 아가 안에서 잠이 들고 우리 아가 안에서 엄마는 눈을 감고 엄마 마음도 우리 아가 안에서 잠들었으면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엄마의 슬픔>, 66쪽,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손가락을 잃은 소녀 손가락을 찾으러 가게 배를 주세요. 뱃사람도 있어야 해요. 뱃삯도 있어야 해요. 뱃사람이 뱃삭으로 도시를 다 달래요. 높다란 탑, 널따란 광장, 배로 가득찬 항구, 마르세유는 세상에서 으뜸가는 도시라지만 손가락을 도둑맞은 소녀가 있는 곳이라면 그 도시는 아름답지 않아요. 지브롤터에서 고래잡이가 노래를 부르며 소녀를 기다리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시를 읽으면서 미스트랄의 무력감이 파도처럼 다가와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해한 바로 말해보자면 첫 번째 문단은 단계적으로 멀어지는 구조로 인하여 작은 문제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변한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장소적 비유도 꽤 눈에 띄었는데 지브롤터는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한 최후의 희망 보루선, 생과 사의 경계선, 평화와 인권이라는 구체적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읽힙니다. 마르세유는 이민, 식민, 전쟁의 출발지로서 현재 상실의 종착지로 보이고요. 뱃삯으로 도시를 다 달라는 부분은 절대로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이것을 해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줄게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주지 않겠다는 선언 같이 들렸고요. 높다란 탑, 널따란 광장, 배로 가득찬 항구 또한 소녀가 무력감을 느끼는 존재 같습니다. 탑은 감시, 권위, 지배의 상징이며 널따란 광장은 너무 넓음은 오히려 모두 막힌 것과 다름 없이 어딘가에 도달할 수 없는 환경을 의미하며, 배로 가득찬 항구는 배가 이렇게 많지만 소녀가 탈 배가 없음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소녀는 전쟁 고아, 유대인, 상실자, 독재로 자유를 잃은 칠레 국민, 미스트랄 자신을 의미하는 것 같고요. 손가락은 부모, 조국, 인권, 자유 등과 같은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사라지면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미스트랄이 피노체트 정권이 무너지기 전에 죽었으니 여전히 그녀는 아름답지 않은 마르세유에서 자신의 배를 기다리는 유령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 근데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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