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

D-29
"죽음과 그의 종들이 할일을 모두 마쳤는데도 / 엄마 눈에는 여전히 네가 보이니 놀랍구나 <...> 너는 자신이 그 길을 가는 걸 모르고, / 나는 내가 네 뒤를 따르는 걸 모른 채, / 서로 빛을 비춰 주는 것을 모르고 / 서로에게 균열의 원인임을 모른 채, <...> 잠든 때나 깨어 있을 때나 / 우리는 가고 또 가고 있는 거야, / 우리가 만날 곳을 항하여. /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었어, / 우리는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음을."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67-70쪽 어디서 얻어 들은 문구일텐데, '존재의 부재, 부재의 존재'를 가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게 표현한 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의 마음,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견뎌내려는, 조용하지만 처절한 몸부림 같은 게 느껴져서 자꾸 먹먹해집니다.
그녀는 구름에서 자식 열 명을 셌고 소금밭을 자신의 영토라고 했고 강을 남편으로 보았고 폭풍우를 여왕의 외투로 보았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우리는 모두 여왕이 될 거야,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흩어지면 없어지는 구름 녹아버리면 사라질 소금밭 흘러가며 만날 수 없는 강 여왕은 폭풍우 속에 있다 모든것이 허무하게 시라질 것 같지만 다음 세대가 이어가 결국 바다에 도달하거라 믿습니다.
시집『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으면서 들었던 음악이 있습니다. 저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나 비도비치를 좋아하는데요, 제가 들었던 앨범은 아니지만 그의 연주 영상을 공유합니다. https://youtu.be/e26zZ83Oh6Y?si=1ArnvhwseVTVGt52
호디에님, 안녕하세요? 지난 밤, 봄비와 함께 올려주신 클래식 기타 영상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 여자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불은 어떤 것이기에 그녀는 그슬리지도, 타버리지도 않는 걸까?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예술,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세상을 버리고 얻은 벽 그 벽과 대화하는 너와 나 우리에겐 나라와 사람과 귀한 보물이 있었지만 사랑은 자기 희생에 취해 미친 듯이 그 모든 것을 내주었지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행복한 여자,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희곡 「화염」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그을린 사랑>은 모성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요. 감옥에 수감된 그녀는 강간으로 점철된 고문실에서 끌려 나오면 밤새도록 노래를 부릅니다. 교도소의 수감자들과 간수들은 그녀를 '노래하는 여인'이라고 부르죠. 미스트랄의 시를 그녀에게 낭독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그을린 사랑쌍둥이 남매인 잔느와 시몽은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을 잃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전해 듣고 혼란에 빠진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또한 편지를 전하기 전까지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겨있다. 시몬은 유언을 따르길 거부하지만 진실이 궁금한 잔느는 지도교수의 도움을 얻어 중동에 있는 어머니의 고향으로 떠난다.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한 잔느.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어머니의 과거의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과 미스트랄의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연결하는 poiein님의 안목이 대단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 주는 쾌감이 있습니다. 오래전 극장에서 <그을린 사랑>을 보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아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도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제가 poiein님의 글을 보고, 그믐 모임지기를 한 이래 가장 긴 글을 썼다가 방금 지웠습니다.^^; <그을린 사랑> 마지막에 나오는 반전과 충격을 미스트랄의 시에 영향을 준 고대 그리스 비극과 성경, 『신곡』의 견지에서 이야기해 보고 싶었는데, 다 쓰고 보니 크고 작은 스포일러가 많이 들어가 있어 지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ㅎㅎ <그을린 사랑>을 @모임 여러분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미스트랄의 산문시 「예술」 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알려주신 poiein님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님, 진정 "마지막에 나오는 반전과 충격을 미스트랄의 시에 영향을 준 고대 그리스 비극과 성경, 『신곡』의 견지에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아. 제가 그리스비극과 성경, 「신곡」「아시모프의 바이블」「안티 오이디푸스」「구약성서로 철학하기」등 이런 책들로 수다가 고픈 사람입니다요. 지우셨다는 그 텍스트, 아까워요.
꼭 봐야겠군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텍스트로 세상을 드로잉 하고픈 야담'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오늘에야 보고 댓글을 남깁니다. 댓글을 최신순 위주로 보게 될 때 이렇게 누락된 중요한(!) 말씀을 뒤늦게 발견하곤 합니다. 죄송스럽습니다. 먼저 @모임 여러분에게 작년 9월 야담님이 포스팅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링크 https://m.blog.naver.com/astel_erste/223578254807 를 공유합니다. 야담님은 강애란 작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에 인용된 미스트랄의 「자유」의 시구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포스팅을 보시면 야담님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려 하시는지 그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야담님은 이 시집에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은 모성애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가슴으로 읽는다면 가슴 먹먹하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옳은 말씀입니다. 이쯤에서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한 엄마가 딸에게 적어놓은 편지'를 소개합니다. 아마 @모임 여러분도 다 아는 글일 것입니다. 그제가 세월호 참사 11주기가 되는 날이기도 했고, 한 독자가 이 편지가 주는 슬픔과 미스트랄의 시정(詩情)이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얘기한 게 생각이 나서 아래와 같이 옮겨 봅니다.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
아, 마지막 단락 마음이 아프네요. 우린 벌써 11년 하지만 유가족들은 딱 그 시간속에 매어 계실테니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어머니 자녀분 놓아주시고 편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나셔야지 무슨 그런 민망한 말씀을...
세상에...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그저 안타깝다는 말 외엔 감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동쪽만 바라본다는 노인, 살아 있어도 유폐된 노인, 그와 파도 사이에 끼어들어 심연 대신 나를 보게 하고 싶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경건한 여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죽음의 소네트'까지 읽자 시인은 죽음의 시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죽음에는 복수도 있지만 결국은 따스함으로 감싸는 죽음입니다. 흔히 말하는 아픔의 승화가 시로 토해진듯 해요. 표4에 있는 정여울의 글 "아직 흘리지 못한 모든 눈물 방울이 들어 있다"라는 표현이 가슴을 칩니다. 시인의 눈물 방울 방울이 시어로 떨어져 우리들에게로 오네요. 온전히 온몸을 적시네요. ㅠㅠ
그녀는 구름을 보고 자식 열 명을 셌고 소금밭을 자신의 영토라했고 강을 남편으로 보았고, 폭풍우를 여왕의 외투로 보았다. (중략) "우리는 모두 이 땅의 여왕이 될 거야 진심으로 왕국을 다스릴 거야 왕국은 드넓고 우리는 모두 바다에 도달할 거야. -우리는 모두 여왕이 될 거야 중에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32~33,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밤은 엄마처럼 노래하며 별을 맞으로 나온다. 별은 인간적인 다정함을 품고 피어난다. 별이 빛나는 밤, 인간다워진 하늘은 세상의 고통을 이해한다. 사랑을 쫓는 여자들은 사랑에 타버릴 것이나 등불은 네 가슴을 불사르지 않을 것이요, 쾌락의 유리는 깨져도 네 등불은 꺼지지 않으리니, 그 빛은 네 마음을 달래 주리라. 인간의 자식을 기르치거든 그 등불을 밝혀 가르치라. 그리하면 네 가르침은 신비한 감미로움을 품을 것이며 네가 실을 짓거나 모직이나 마를 짠다면 그 실꾸리는 성인을 감싸는 금빛보다 더 크리라 -예술 중에서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36~37,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풍요 나는 진정한 행복도 사라진 행복도 안다 하나는 장미 같았고 하나는 가시 같았지 도둑을 맞아도 그것들을 빼앗기지 않았고 찬란한 자줏빛과 이 모든 우울이 있어 풍요롭다 아, 장미의 사랑은! 아, 가시의 사랑은! 쌍동이처럼 겹쳐 놓은 과일 같지 나는 진정한 행복도 사라진 행복도 안다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79,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저 위의 두 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보면 미스트랄이 뭔가 모성과 자연을 노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이 시는 시인이 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겪고 (언제 쓰여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애 많은통찰을 얻은 후 쓴 시는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고난과 행복은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되잖아요. 너무 고난만 있으면 인생이 피폐하고, 너무 행복하기만해도 행복이란 걸 모르고. 한마디로 인생은 신비스러운 거죠. 시인의 인생관을 보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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