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

D-29
시 [어머니]를 읽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 대표적 작품 <다림질하는 여인>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아들이 고된 노동에 지쳐 귀가한 엄마를 맞을 때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 시를 한참 바라봤어요. 이미지 출처: 피카소, <다림질하는 여인>(1901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요제프의 「어머니」를 피카소의 그림과 연결하는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모임 여러분이 요제프와 관련하여 소개해 주시는 미술과 영화, 음악 등은 제가 다 메모를 합니다. 배우는 바가 크고,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 주는 새로움이 좋아서입니다. poiein님이 추천하신 <다림질하는 여인>은 피카소의 '청색 시대'(1901~1904)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십대 초반의 피카소가 캔버스에 담은 사람들은 뒷골목에서 생을 이어가는 노인이나 희망을 상실한 피폐한 노동자들이었군요. '노동자 시인' 요제프와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피카소와 요제프 둘다 공산당에서 활동한 사회주의자였습니다. 요제프의 「어머니」에서 특별히 마지막 연이 인상 깊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 어머니를 포함하여 세상의 수많은 어머니들이 스쳐갔습니다. "나는 세탁 일로 구부정한 어머니가 아직 젊은지도 몰랐다. 꿈속의 어머니는 말끔한 앞치마를 두르고 집배원의 인사를 받았다." (50쪽) 소프라노 조수미의 <Mother of Mine>을 추천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VHvyXCL3aI PS. 여담으로 피카소의 본명이 이렇게 긴 줄 몰랐습니다.^^; "Pablo Diego José Francisco de Paula Juan Nepomuceno María de los Remedios Cipriano de la Santísima Trinidad Ruiz y Picasso"
진짜 피카소 이름 기네요.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풀네임이 정말 길지요? ^^; 대략 원고지 1장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긴 이유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파블로는 결국 엄마 성인 '피카소'를 선택했군요. ㅎㅎㅎ "이베리아 반도 문화의 특징으로 결혼 시 자식은 양 부모의 성을 합치게 되는데, 조상들의 성을 다 붙이고 정리를 하지 않다보니 이름이 길어지게 되었다. 이 긴 이름을 부모만의 성으로 짧게 줄이면 파블로 루이스 피카소(Pablo Ruiz Picasso)가 되며, Ruiz가 본래의 성씨이다. 피카소는 그의 어머니의 성씨였다. 본래 파블로 루이스로 불리는 것이 맞으나 그가 19살 때 피카소를 선택하면서 파블로 피카소로 알려졌다."
벌써 5월이네요, 월말에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몇 일 못 들어오다 돌아왔습니다! 아직 기간이 5일정도 남아있어서 다행이에요.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얼른 돌아오고 싶었답니다ㅎㅎ
우선 아틸라 요제프의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짙은 표정 때문이었을까요? 이후 그의 자기소개서를 봤는데 아, 이걸 쓰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살하다니, 그에게 인생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요제프를 처음 봤을 때 무척 강렬하더군요. 첨부한 사진은 요제프가 고아원에서 생활할 때 찍은 거라고 합니다.(136쪽) 비록 흑백 사진이지만 눈빛이 보통이 아니지요. 만렙토끼님 말씀처럼 자기소개서를 쓰고 나서 화물열차에 뛰어들 때까지, 그 사이 10개월 동안 요제프에게 인생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 질문을 @모임 여러분과 함께 여러 각도에서 상상해 보는 것도 훌륭한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희망이 없이」를 읽으면서 '그 사이 10개월 동안' 요제프의 마음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일부를 옮겨봅니다. "나의 심장이 허무의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그 작은 것이 소리 없이 떨고 있는데 별들이 서서히 몰려들어 가만히 구경한다 ―쇳빛 하늘에" (68쪽)
세상이 돌아가듯 위장도 휘돌고 내 안의 사랑은 연소되고 세상은 역겹고 전쟁은 토사물이고 우리의 입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음식이 아닌 비겁한 침묵이고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마지막 전투,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해설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헝가리의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받는 아틸라 요제프의 명시를 엄선한 시집이다.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서른두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요제프는 헝가리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노동자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검투사 아틸라>(2001)를 추천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공이 제라드 버틀러군요. 이 드라마가 나온 지 24년이 흘렀으니 버틀러의 얼굴이 바뀌는 게 당연합니다. 다만 처음 봤을 때 내가 아는 버틀러인가 하고 긴가민가했습니다.^^; stella15님이 언급하신 요제프의 자기소개서는 @모임 여러분에게도 매우 인상적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흔히 자기소개서는 "솔직하게 쓰되 결정적인 한 방이 있어야 한다"는데 요제프의 경우에는 그 한 방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사춘기 시절에 자살을 기도했고, 열일곱살 때 첫 시를 발표했다는 대목도 쉽사리 넘기기 어렵습니다. stella15님 말씀처럼 요제프가 가진 정신적 문제도 있을 테고, 가난하고 비참한 성장 환경의 탓도 클 것입니다. 찾아 보니 요제프는 1937년 12월 3일 화물열차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여러 번 자살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일곱 살 때부터 위탁 가정에서 돼지치기로 일했는데 극심한 노동을 견디지 못해 아홉 살에 처음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요제프는 '아동노동'의 희생자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동노동자들이 자살을 시도하거나 마약과 매춘에 빠지는 것이 특이한 현상은 아닙니다. 오죽하면 2006년 국제노동기구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을 제정했을까 싶습니다. 첨부한 사진은 헝가리 발라톤사르소의 요제프 기념 조형물입니다. 요제프가 썼던 타자기를 형상화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제게 요제프의 시가 가진 힘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절박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 절박한지는 여러분이 읽은 시인의 자기소개서와 심보선 시인의 소개글에 잘 나와 있습니다. 심보선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요제프의 「일곱 번째 사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삶을 담고 있는 시다. 태어남, 생존, 사랑, 시, 그리고 죽음이 있다. 그런데 이 지난한 삶의 주인공은 한 사람이 아니라 일곱 명의 사람이다. 요제프는 그 사람들을 순서대로 호명한다. 그런데 일곱 번째 사람은 비어 있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 그 일곱 번째 사람은 바로 당신이어야 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중략)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 너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어떤 인간, 가능성으로 충만한 삶의 주인공. 그러므로 일곱 번째 사람은 셈을 종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120~121쪽) 위 대목이 비단 요제프의 시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모임 여러분 모두가 "일곱 번째 사람"일 테니까요.
오, 조형물 특이하네요. 저는 아직 본문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아티초크님 '절박함'이라고 말씀하셨으니 잘 새기고 천천히 읽어 보도록하겠습니다. 근데 초크님 그 영화를 아시나 보네요. 훈족이라고 해서 중국이나 몽골 어디쯤에 사는 줄 알았는데 영화 나름 좋았습니다. 그 영화가 이 시인과 이렇게 연결될 줄 몰랐습니다.^^
말씀처럼 특이한 조형물입니다.^^ 보통 대문호의 조형물은 흉상이나 전신상 같은 조각이 흔한데, 이 조형물은 작가가 사용했던 타자기를 형상화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억에 더 오래 남고, 타자기를 치는 시인의 모습을 여러 각도로 상상하게 됩니다. 이 타자기 조형물이 한 편의 시 같다는 독자평이 떠오르는군요. (첨부한 사진은 부다페스트에 있는 요제프의 동상입니다.)
요제프의 타자기를 형상환 작품사진이 인상적입니다. 수많은 글자판으로 이루어진 비석 같네요. 수많은 글들이 돌에 눌려 있는듯 보입니다. 그의 슬픔의 무게가 짓누르네요.
기념 조형물,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마치 자살 직전 철로 위에 선 시인의 모습 같군요.
여러번 자살기도를 했다는 게 참 마음 아픕니다. 그래서 그의 시가 어딘가 찌르르 울리는 걸까요? 절박함. 심보선 시인이 참 잘 표현해 주신 것 같습니다.
따뜻한 웅덩이에 고인 시간 허무를 놀다 멈춘 듯하여도 여전히 흘러감을 아는 것은 꽃잎이 지기 때문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여름의 오후,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해설
어머니 어느 일요일 짙게 물든 황혼, 두 손에 컵을 든 어머니가 살포시 미소하며 앉아 있다. 어머니가 부잣집에 품을 팔아 작은 냄비에 담아 온 저녁거리. 부자들은 밥을 큰 솥 가득 해 먹는가 보다는 생각이 잠자리에 든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그마한 몸집의 어머니, 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 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떄 떠는 다리, 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세탁부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 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고 기후 좋은 휴양지 대신 지붕 밑 다락방이 있었다. 다리미질하다 쉬는 어머니가 눈에 선하다. 점점 야위어 간 어머니의 연약한 몸은 결국 자본에 꺾였다. 생각해 보라, 그게 어떤 것인지, 나처럼 가난한 친구여. 나는 세탁 일로 구부정한 어머니가 아직 젊은지도 몰랐다. 꿈속의 어머니는 말끔한 앞치마를 두르고 집배원의 인사를 받았다.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p50,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해설
아론 요제프 내 아버지 이름은 아론 요제프, 비누 제조공, 지금은 대양 저 건너에서 싱그러운 잔디를 깎고 있다네. 내 어머니 이름은 보르발라 푀체, 암에 만신창이가 된 어머니. 솔질하는 지네가 어머니의 배와 내장을 먹었다네. 나는 루시를 끔찍이도 사랑했건만 루시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네. 가구라곤 그림자들뿐, 친구는 한 명도 없건만 내 모든 근심 사라졌네. 하여 나는 영원히 살 수 있다네, 주인 없는 사람으로, 바보로.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p51-52,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해설
개 거칠고 젖은 털이 화염처럼 노랗게 물든 개 굶주림과 그리움에 뼈만 앙상하고 다리를 저는 꾀죄죄한 개 차가운 밤바람이 털 속을 파고든다 녀석은 달리다 구걸한다 흔들거리는 교회 촛불이 녀석의 눈앞에 어른거린다 작은 빵조각이라도 아무거라도 적선을 구한다 내 마음속에서 기어나온 것만 같은 녀석이 불쌍하다 나는 녀석에게서 세상의 누추한 모든 것을 보았다 우리는 잠을 청한다, 그래야만 하기에 밤이 우리를 잠재우기에 그리고 우리는 잠이 든다 굶주림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하지만 대도시처럼 지치고 맑고 쌀쌀한 하늘 아래 도시처럼 누워 있노라면 문득 녀석이 낮에 숨어 있던 곳 마음속에서 기어나온다 그 굼주리고 꾀죄죄한 진흙 범벅인 개가 일용할 양식을 찾아 빵조각을 찾아 코를 킁킁거리며 다닌다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p61,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해설
내 마음 속에서 기어나온 것이란 표현에서 시인이 생각나 울컥했습니다.
시 <앉고 서로 죽이고 죽고>도 비슷한 감정이었어요. '울고 웃는 결정의 연속' 그의 시는 가난한 영혼의 노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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