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빛 꽃을 본 그녀는 미친 듯이 말하길
"내 종은 다시 산에 올라
색이 없는 꽃을 따 오라,
사프란색도 주홍색도 아닌 꽃을.
레오노라와 리지아를 기릴 꽃,
내가 사랑하는 꽃을 따오라,
잠의 색, 꿈의 색을 띤 꽃을.
나는 들판의 여왕이노라."
-중략-
산에서 내려와 여왕을 찾아가 보니
그녀는 들판을 거닐고 있었지,
이제 창백하지도 사납지도 않은 그녀는
몽유병자처럼 걸어
들판 저쪽으로 마냥 멀어져 가고
나는 그녀를 쫓아가고 쫓아갔지
초원을 지나고 포플러 숲을 지나고
손과 팔로 공기처럼 가뿐히
-중략-
그녀는 얼굴 없이 앞서가네
발자국도 없이 앞서가고 앞서가고.
그래도 나는 안개를 헤치고
그녀를 쫓아가고 쫓아가고.
색이 없는 꽃을 가지고,
희지도 노랗지도 않은 꽃,
시간이 녹아 없어지도록,
정상에서 그녀에게 꽃을 인도하기 위해. ”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13-16,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이루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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