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즐거워

D-29
마광수는 죽었지만 너무나 아깝다. 그가 지금 살아 있다면 아무도 못 건드리는 한강도 건드리며 비판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이 시대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솔직하고 글을 아주 쉽게 쓴다. 자신의 주장을 반복해서 주장한다.
왜 다른 여자에게 한눈팔까?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유행가처럼 여자는 자기를 먹여 살릴 믿을만한 남자를 기다리는 배가 정박하는 항구이고, 남자는 자기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 여러 항구를 전전하며 거기에 잡은 고기를 쏟아붓는 본능이 있어 아마도 한 항구에만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항구를 떠돌며 여러 여자를 맛보는 것이리라. 여자는 밭이고 남자는 거기에 뿌려지는 씨처럼 여기저기 씨를 뿌리고 여자는 그 씨를 받아 새로운 새싹을 세상에 내놓는다. 씨 다른 형제, 배다른 형제라는 말에서도 씨는 남자요 배, 즉 밭과 항구는 여자다. 이처럼 여자는 자신과 자기가 낳은 자식을 돌볼만한 남자를 기다리는 입장이고, 남자는 여기저기 씨를 뿌려 후손을 번창시켜야 하는 그런 의무로 다른 여자들에게 호시탐탐 곁눈질하는 것이다. 바뀌고 변하는 마음이어서 그런 것도 같다. 마음도 그렇지만 세상 모든 게 변하는 게 진리라고 하지 않나. 처음엔 너만 바라보며 너만 사랑하고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할게.” 맹세해 놓고 사람 마음은 변하는 것이어서 그게 마음처럼 오래 가지 못한다. 그리고 이미 잡은 물고기라 안심하고, 거기다가 부부간에 긴장이나 호기심이 사라져 매너리즘과 권태가 마침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안정감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흥미를 놓지 않는다. 그게 바람처럼 한때 스쳐 가는 바람이다. 이 바람은 마음과 같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항상 바람만 부는 게 아니라 바람이 불지 않는 온화한 날씨가 더 많다. 바람으로 긴장과 스릴을 맛보다가도 시간은 흘러 그것도 피로감이 엄습해와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사람이 여행하는 것도 돌아올 집이 있어 마음 놓고 떠나는 것이다. 돌아올 집이 없으면 그건 여행이 아니라 이주다. 난민 신세가 되는 것이다. 그건 즐거운 긴장이 아니라 두려움 그 자체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고, “누추해도 집만한 곳은 없더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연애할 여자 따로 있고, 결혼할 여자 따로 있는 것이다. 이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바람도 한때이니 그걸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상과 안정감을 주는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일상은 길고 바람은 한때다. 남자가 딴 여자에게 눈독을 들이는 건 일상에 대한 지루함을 해소하고자 한때 이는 마음의 동요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왕이면 자기 여자와는 이미지가 다른 여자에게 호기심이 더 간다.
마광수는 장편을 쪼개 단편을 만들고, 단편을 모아 장편을 만드는 것 같다. 겹치는 내용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마광수도 나이가 들면서 더 야한 소설을 쓰고 있다.
성적 매력이 있어야 나는 전엔 일본 여배우 미츠시마 히카리, 배우 수애, 진세연 같은 청순가련형 몸매와 분위기를 가진 여자들에게 무척 끌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런 얼굴이나 분위기보단 더 동물적으로 바뀌어 얼굴보다는 글래머형 몸매에 더 마음이 가게 되었다. 아마 늙으면 단순해지고 삶의 핵심만 남아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마른 유형은 아무 옷이나 걸쳐도 소화하고 잘 어울린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이들의 벗은 몸을 생각하면 이제 성적 흥분이 안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적 연애, 대화 상대로만 좋지, 몸의 상대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얼굴이 아무리 마음에 들고 미인이라도 몸매가 내 마음에 안 드는 육체면 성적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얼굴이 다소 못생겼고 분위기가 약간 고상과 거리가 먼 천박한 쪽이라도 상대의 몸매가 콜라병으로 굴곡이 있고 뭔가 섹스 어필하는 유형이면 그녀에게 더 끌리고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강하게 바란다. 내게 있어 이런 유형은 배우 이태임이나 가수 조정민, 기상캐스터 오하영 등이다. 이건 남녀를 떠나, 그리고 분위기 있고 우아한 얼굴이라도 나이와 상관없이 자기가 상대와 키스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거나 자기의 이상형에 가까워 나를 흥분시킬 것 같은 잠자리가 연상이 안 되면 결국 상대에게 다가가는 힘이 중간에 멈추기 쉽다. 자기에게 상대가 성적 매력으로 처음부터 다가와야 한다. 이건 단 몇 초면 판가름 난다. 결국 첫 대면에서 상대와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면 관계 지속에 한계가 있다. 이건 약간 다른 얘긴데, 자기 외모가 남에게 좋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외모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이 상태에선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를 꺼린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준비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상대가 자기 마음을 쿵쾅거리게 하지 못하면 긴장하며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호감 가는 유형 앞에선 누구나가 다 내숭을 떤다. 지금 자기 외모가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으면 자신을 만족시킬 때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처절한 다이어트를 자행한다. 이건 집 안에 있을 때처럼 전혀 꾸미지 않은 상태에서 절대 외출할 수 없는 것하고 같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보여줄 몸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운동한다. 결국 자신을 들뜨게 하는 상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를 건강하게 만든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보다 자신의 외모가 먼저 자신에게 합격 점수를 받아야 한다.
마광수는 여자 같이 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기생 오래비 같은 남자를 말하는 것이다.
의사나 판사는 불친절하게 친절하게 그렇게 한 것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강자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 원래 약자들이 자기들이 아쉬우니까 설명을 아주 친절히 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하는 것하고 같다. 그러니 판사나 의사들의 버르장머리를 이참에 그냥 두지 말고 고쳐놔야 한다.
마광수처럼 책에서 여자에 대한 판타지를 실컷 하면 현실에서 그런 일을 안 저질러 범죄자가 안 된다.
일본말은 라이스 등 영어가 우리말보다 더 많다.
여자는 친정과 부엌, 친구가 최후로 기대는 정신적인 지주같다.
상사하고 비서가 불륜을 저지르는 게 많다. 24시간 너무 가까이 있어 그런 것이다.
공중 목욕탕이 사라지고 잇다. 전엔 참 많이도 목욕탕에 갔는데, 지금은 거의 안 간다.
못생긴 페미니스트 기 센 여자들을 마광수는 아우 싫어한다.
사이비를 무시하고 안 좋게 본다. 기독교도 온갖 안 좋은 짓을 저지르지만 그 수가 많이 어떻게 못하고 그 수가 적은 사이비만 갖고 뭐라 한다. 기독교도 처음엔 한낱 사이비에 불과 했다. 이렇게 인간은 항상 상대적이다. 그 수가 많으면 상식과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은 자기 위주 즉 팔은 안으로만 굽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 책엔 남자의 섹스 판타지가 다 망라해 나와 있다.
전엔 여자 관팬들이 아이돌의 무대에 자기가 입고 있던 팬티를 던졌다.
5만원 짜리 불편하다. 만원 짜리가 편리하다.
인간은 결국 더럽게 더 강해 보이는 것을 닮으려 한다. 여자는 남자를 닮으려 하고, 한국은 미국을 닮으려 하고, 강북은 강남을 닮으려 한다. 인간은 한마디로 구제불능이다.
결국 흐름이나 정치적 올바름을 이용해 출세하려는 수작이다.
여러 여자들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여자, 겉으론 안 그런 척 내숭에 능숙한 여자, 아이들을 좋아하고 잘 기르는 여자,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는 마음 깊숙한 곳에 이 세상에 한 번 정도는 물불 가리고 않고-주변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뜨거운 사랑을 하고픈 마음이 도사리고 있을 것인데, 엄마로서 아이들보다 남편을 더 좋아해 여자로서 사랑받기를 원하는 여자, 사랑 타령하며 사랑에 목숨 거는 여자, 그러나 남편에게 오직 봉사하는 것을 즐기며 내조도 음식도 이렇게 살림을 잘하는 여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래놓고 보상을 바라선 안 된다. 결국 그런 것도 자기가 좋아서 한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섹스에서도 남자에게 강간당하는 것처럼 당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여자가 있고, 남자에게 여왕처럼 군림하며 남자를 애태우고 안달 나게 요리해서 그를 지배하는 걸 즐기는 여자도 있다. 답답한 가정의 틀을 깨고 나와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탄의 소리를 남자들에게 들으며 자기만족(Self-Contentment)에 빠지는 여자, 오직 남자 품에 안겨 안정을 찾는 여자, 불쌍한 남자라고 생각해 연민을 갖고 자기가 돌봐줘야 한다며 모성애를 발휘하는 여자, 뜨거운 몸을 스스로 주체 못 해 가정, 애 다 팽개치고 정력이 센 남자에게 달려가는 여자, 육체적인 사랑만 갈구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멀리하는 여자, 정신적인 사랑이 더 중요하다며 로맨틱한 사랑을 외치는 여자, 실은 이 경우가 제일 많은 것 같은데,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동시에 추구하는 여자, 다만 젊을 때는 정신적인 사랑을 더 외치지만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인 사랑 쪽으로 기운다고 본다. 한국 여자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할 것 같은데 섹스 후 사랑이 아닌 사랑 후 섹스라고 주장하는 여자, 겉은 야하지만 속은 안 그런 여자, 한국엔 별로 없을 것 같은 겉과 속이 모두 야한 여자. 남자에게 항상 적대적이어서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기(氣)가 센 여자. 이처럼 같은 여자라도 층위(層位)가 있어 천차만별이니 제각기 달라 자기식대로 살아야 그나마 자기 기질을 발휘해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기가 어떤 타입인지 정확히 알아 그것에 맞게 사는 게 자기 행복을 찾는 길이 아닐까. 물론 복합적으로 두루 가지고 있는 여자가 대부분이겠지만. 모성애를 갖고 남자의 그늘 아래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한편 주체적인 생각을 가져 가정이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런 가정에서 전업주부로 안정감 있게 살고 싶은, 이렇게 여러 가지 타입을 동시에 가진 여자가 실은 대부분이지 않을까 한다. 실은 그렇게 되기도 힘들거니와 차이가 나는 걸 억지로 메꾸려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걸 갖고 자기만의 그 무엇을 하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취도가 높고 현실에서 자아가 실현되어 자기만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본다. 섹시하고 뇌쇄적이면 어떠냐, 단아하고 청초한 요조숙녀형이면 어떠냐,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청순가련형이면 어떠냐, 육감적인 글래머형이면 어떠냐. 기득권에 대드는 트러블메이커 싸움닭이면 어떠냐, 기존 틀 안에서 안주와 안락함을 추구하면 어떠냐. 다 자기 멋에 사는 것이다. 남 시선 무시하고 생긴 대로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비결이라 본다.
여자가 자기 심정을 말하면 이건 여자 생각이다, 하는데 남자가 여자 입장에서 그 심정을 말하면 믿음이 안 간다. 그는 남자지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도 자식에게 헌신하면 바란다고 한다. 다 본전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각자 자기 삶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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