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 [번역가와 함께 읽기] 요모타 이누히코의 <계엄>

D-29
이천년 대 중반 일본에서 유학할 때 대학 '한국어' 강의가 정식 커리큘럼에는 '조선어'라고 표기돼 있었어요. 강사도 학생들도 모두 '한국어'라고 부름에도 말이에요. 학교에 따지듯이 물었더니 '한국어'라고 표기하면 총련계에서 항의가 들어오고 '조선어'라고 표기하면 민단계에서 항의가 들어오는데 그나마 후자의 수위가 낮아서 '조선어'라고 표기한다더군요ㅋ 이 대목에서 그 기억이 났습니다^^
아!!! 조선어라 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문장수집도 비하인드 이야기도 감사합니다! 😊
책은 다시 읽힐 일 없이 소멸하리라. 나는 미시마 유키오 단편집을 빌려 볼까 하다가 결국 그만두었다. 멸망하는 것은 멸망하는 대로 둬야 한다. 이 오래된 교훈을 우직하게 따르자고 생각했다.
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1979년이면 아직 일제시대에 ‘황민화 교육’을 받으셨던 분들이 많이 살아계셨던 시기였습니다. 일본유학출신들이 군사정부에서 요작을 차지하고 있었던 때이기도 합니다. 식자 중에 일본학문의 우수함을 공공연히 이야기해도 별 문제없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일본의 위상이 현재와 매우 달랐습니다. 소설은 전전 황민화교육을 받았던 세대와 전후 일본어를 배운 세대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통금이 있던 시절이고, 해외에서 온 소포에 책이 있으면 검열이 공공연히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인 아직 시골이던 당시 잠실에서 강건너 대학교로 출근하던 강남개발초기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당시 이 근처에 사셧던 분께 들었는데 동네 묘사가 정말 흡사하다고 하더라고요.
버스안에서의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이점도 흥미로웠어요. 가방을 들어준다거나, 뒤쪽부터 채워서 충분한 공간을 남겨둔다거나 하는 부분이 재미있네요
저도 이 책 읽은 후에는 일본가서 버스 탈 때 사람들 어떻게 타는지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일본과 일본인에게 짜증이 났다. 대사관저에서 일본 시인들의 어리석은 추태를 본 이 후 점점 떠나온 내 나라와 거리 두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계엄 p.82,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한국인한테 가끔 보이는 격정은 나를 놀라게 했다. 그들이 급하게 술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배후에 전 세계를 둘러싼 우울한 감정이 겹겹이 쌓이고 포개진 것처럼 느껴졌다.
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어쩌면 현대에 와서 우리들이 급하게 술을 마신 건 계엄당시 12시 전에 빨리 마시고 집에 돌아가야 하던 버릇이 남아있던 걸까 싶네요.
아! 그럴 수도 있겠어요. ^^
일본에는 혐한책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많다고 하던데, 이 책은 한국 옹호하는 내용이 많아서 사뭇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주변인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출때 발끈해주는 일본인 이라는점이 좀 낯설었습니다. 저또한 일본인에대한 편향적인 시선이 있었나봐요. 반성해봅니다. ^^;
저도 작가가 굉장히 독특한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본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크게 우호적이지도 않지만 우월의식이라든가 기분 나쁜 감정이 없어서 읽기 편합니다. 인간적/사회적으로 드는 의문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들도 많고요. 현대의 일본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작가님이 한국에 대한 애정도 있으신 것 같아요.
과연 일본 역사에서 의거는 존재했을까? 일본인은 세간의 시선이라는 환상에 휘둘리기만 할 뿐 어느 시대든 양처럼 권력에 맹종하고 굴욕으 내면으로 봉인하는 일에 이골이 났던 게 아닐까? 일본에서는 지식인이 앞장서서 개척한 역사가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었다. 학생들은 늘 권력 앞에서 패배했고 그 좌절을 교묘히 내면화하면서 약간의 냉소주의를 선물로 품고 기업 전사가 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조종하기 쉬운 양떼에 또 한 마리의 양이 방황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을까?
계엄 144p,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모임 여러분, 안녕하세요. 날씨가 꽤 쌀쌀하네요. 봄인줄 알았는데 “쌀쌀”하다는 표현을 쓰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번 주가 함께 읽기 마지막 주입니다. 아마 이미 완독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거의 다 읽으신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힘내어 완주해 보아요. 문장 수집과 의견도 많이 부탁드려요
그리고 10월 26일 밤이 지났다. 드디어 일어났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다. 서울에서도 본격적인 반정부 폭동이 일어난 것인가? 군대가 학살을 시작한 것인가? 아니, 어쩌면 국내 혼란을 틈타 북한 군대가 38선을 넘어 쳐들어온 것일가? 어느 쪽이든 큰 사건이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 우리 연극은 이제 할 수 엇게 됐다고 용수가 말했지만 이미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사태가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었다.
계엄 p.253,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정말 요즘처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사태”라는 문장이 피부에 와닿는 때도 없었던 것 같아요 모쪼록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계엄령은 지난 반년 동안 경험한 야간 통행금지령과는 전혀 다르다. 법이 전면 정지되고 삼권이 군에 이관된다. 군대는 자유롭게 시민을 구속하고 연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군법회의로 처벌할 수 있다. 나는 머리로는 이해가 갔지만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는 떠올릴 수 없었다.
계엄 254쪽,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책을 오늘 완독했습니다. 어린시절 어렴풋이 경험했던 ‘10.26 사태’의 전말을 이 책을 통해 상기하게 됩니다. 어렸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던 기억만은 또렸합니다. 이책은 영화학자인 저자가 한국에 대해ㅜ전혀 모른체 한국의 대학에 일본어 강사로 취직해 겪은 일을 소재로 쓴 회상록 (Memoir)같은 소설입니다. 일본사회와 너무 다른 한국사회를 보면서 당혹해 하는 심정도 나오는 것 같고, 1979년 당시 일제강점기를 사셨던 당시 노년층들이 일제강점기를 그들의 청년시절로 기억하고 일본어를 쓰고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언어가 그대로 채화되신 분들이 당시 많이 계셨고, 지식인들이 일본어를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었던 때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일본어를 쓰는 한국인과 대화나누는 걸 대응하면서도 약간 거리를 두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과격했던 1960년대 일본 학생운동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일본과 달리 5.16쿠대타 이후 10.26사태를 거치고 12.12 쿠데타가 다시 일어나기까지 한국은 독재의 암울한 시기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책을 일게 된 계기는 순전히 지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친위쿠데타 때문입니다. TV를 보면서 목 뒤로 식은땀이 흘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2024년에 계엄이라는 말을 다시 듣게 될 줄 몰랐습니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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