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5막에서 마법의 지팡이는 부러뜨리고 마법의 책을 바다 깊은 곳에 던질 것을 천명하는 대목이랑 @borumis 님이 말씀하신 에필로그의 마지막 인사를 생각하면, 거장의 아름다운 퇴장으로서 이보다 더 어울리는 작품은 없겠다 싶어요. 연극이란 곧 꿈의 세계, 마법의 세계일 테니까요. 눈을 뜨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희박한 공기 속으로” 녹아 사라져 버리는.. 우리 삶도 꼭 그렇듯이요.
@소피아 템페스트 도입부는 몹시 인상적이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막이 올라가자마자 폭풍우가 배를 산산조각내면서 화끈하게 출발하는데,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이 재밌었어요. 배에는 나폴리 왕과 왕자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승선 중이고, 당장 배가 침몰하게 생긴 판국이라 선원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배를 살려보겠다고 난리통인데요. 그와중에 이 VIP들께서 눈치도 없이 갑판에서 얼쩡거리면서 작업을 계속 방해하니까.. 갑판장이 무려 왕한테 대놓고 쌍욕을 시전하지요. 지금 이 상황 너님들이 수습할거 아니면 닥치고 곱게 쳐 찌그러져 있으라는 둥 뭐 그런ㅎㅎ 왕조시대에 ‘왕의 극단’이라는 킹스멘 극단에서 상연하는 연극에 이렇게 신박한 장면이 들어갈 수 있는 건지 신기했습니다.
@향팔이 제 고등학교 베프 가운데 한 친구는 대학 때 연극반에서 그 연극을 하다가 눈이 맞아서 결혼까지 갔어요. :) 데미토리우스와 헬레나 역으로 기억해요. (헬레나 역이 실제로 데미토리우스 역을 좋아했는데, 연극에서 데미토리우스가 계속 헬레나에게 '난 너 싫어' 하니까 너무 속상했다는 얘기를 연애 후일담으로 듣고서 웃었던 적이 있어요.)
앜ㅋㅋ 너모 귀엽네요 ㅎㅎㅎ
으아 로맨틱하네요. 전 햄릿한테 버림받고 미쳐버리는 오필리아 역이었는데..;;; 희극을 했어야 했어요;;ㅋㅋ
넘 불행했죠. 오필리아! 그래도 그 역 아무한테나 안 돌아갔을텐데요. 연출을 누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연출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분들이 아닌데.
저흰 대학 아마추어 동아리여서 엄청나게 호락호락했습니다 ㅎㅎ대사만 외우면 (무대에서 도망치지 않으면) 되요;;
@향팔이 와! 대단하시네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줄거리만 대충 알고 안 읽어본 작품이 많아서 틈틈이 찾아서 읽어야지 하고서 아직 못 읽은 작품이 많은데요. 어느 출판사 번역본으로 읽으셨는지도 귀띔해 주세요!
@YG 출판사는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는 대로 이것저것 섞어서 읽었습니다. 역사극은 전부 아침이슬 판으로 읽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동인에서 나온 한국셰익스피어학회 작품총서, 그리고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 판을 봤고요. 그밖에도 열린책들(박우수 선생님 번역본 강추합니다), 문학동네, 시공, 지만지드라마에서 나온 책들을 봤네요. 동인 판은 출판된 작품 수가 젤 많아서 아마 전작이 다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 책의 만듦새가 쫌 아쉽더라고요.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은 비극 5작품만 나왔는데, 영국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직접 편집한 공연 판본으로 무대 공연 역사와 연출가/배우 인터뷰 등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 내용이 아주 풍부합니다. 참, 도장깨기가 피로해질 때마다 션 매커보이 책을 참고했는데 참 좋았습니다. 시대와 작품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 책입니다.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심층적인 셰익스피어 읽기로 안내하는 기본 가이드.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고유한 글쓰기 방식과 의도를 알 수 있는 작품을 인용하고 충실한 용어 풀이를 덧붙여서 최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오!! 이 책 한국에선 절판인 걸로 알고 있는데 잘 구하셨네요.
@YG 문학과지성사에서 한권짜리 전집이 나와있지만 그건 보기만 해도 다소 숨이 막혀서ㅎㅎ 그냥 따로따로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민음사 판도 안 봤네요) 아침이슬 판은 주석이 전혀 없고 문장도 뭐랄까 딱딱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셰익스피어 번역이라는 것이 원체 엄청나게 어렵고 잘하기가 불가능한 영역이라지요? 도장깨기라지만 <두 사촌 귀족>이라는 작품은 도서관에 없어서 못 읽었어요ㅎㅎ
와!! 대단하십니다. 저는 영국식 국제학교에 다녀서 학교에서 셰익스피어를 꽤 많이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King Lear, Macbeth, Hamlet, Othello 4대 비극과 Romeo and Juliet, Merchant of Venice, Twelfth Night, Tempest, Taming of the Shrew, A Midsummer Night's Dream 등 거의 다들 읽어본 굵직한 작품만 알고 희극 대부분과 역사극은 전혀 안 읽어봤어요. 안그래도 영국 역사도 만날 헷갈리는데 역사극은 어떤 순서로 읽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borumis 제가 셰익스피어 역사극을 읽을 때 영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옥스퍼드 영국사>를 병독하면서 읽었는데요, 이 역사책이 제 수준으로 소화하기엔 참 어려웠습니다. 옥스퍼드 교수님들로부터 고통받은 머리통에 셰익스피어 역사극으로 기름칠을 해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셰익스피어 사극 시리즈는 도서관에서 아침이슬 판으로 빌렸는데, 아무도 안 빌려보는지 책 상태도 좋더라고요. 먼저 <심벨린>부터 시작해서 <존 왕>, <리처드 2세>, <헨리 4세 1,2부>, <헨리 5세>, <헨리 6세 1,2,3부>, <리처드 3세>, <헨리 8세>의 순서로 읽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리처드2세, 리처드3세, 헨리4세, 헨리6세가 좋았고요, 헨리8세는 쫌 별로였어요. 참고로 <심벨린>은 역사극이라기보다는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천착한 로맨스 극으로 분류한다는데, 로마시대 브리튼이 배경이라 그냥 사극이라고 치고 첫빠따로 읽었습니다. 내용이 쉽고 귀엽고 이것저것 짬뽕된 환상동화의 느낌이었어요.
사극을 좀 읽어볼까 했는데, 말씀하신 것 중에서 <리처드 2세>, <리처드 3세>를 먼저 시작해야겠네요. 리디셀렉트에 열린책들 < 리처드2세>가 올라와 있긴 한데, 등장인물 이름이 굵게 되어있지 않아서 읽기 불편하다는 평이 달렸더라구요 ㅠㅠ 암튼 도전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근데, 헨리 5세는 별로였나요? 저는 영화 <더 킹: 헨리 5세> 좀 재미있게 봐서 희곡도 기대되던데요.. 아 그리고 아래에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는 절판 이네요ㅠㅠ
더 킹: 헨리 5세잉글랜드 왕의 후계자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는 방탕한 왕자, 할. 그는 왕궁을 등진 채 민중들과 어울려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남인 그는 헨리 5세로 즉위하고, 그동안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왕궁 내 정치와 혼란, 아버지가 남긴 전쟁을 이끌어가야 하는 젊은 왕. 뿐만 아니라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멘토였지만 이제는 늙은 알코올중독자가 되어버린 기사 존 폴스타프를 포함해, 과거의 삶과 관련된 감정들로 괴로워한다.
@소피아 헨리 5세는 재미가 없을래야 없기도 힘들 소재인 전쟁 영웅과 아쟁쿠르 전투를 다루고 있는데도, 저는 상대적으로 진도가 별로 안 나가더라고요. 다른 작품들이 워낙 출중해서 그랬을까요? 근데 이런건 개인 취향 문제이니 관심이 가신다면 읽어보셔요. 어차피 전부 이름값 하는 작품들이니까요 :)
앗 저도 실은 이 영화 때문에 헨리5세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ㅋㅋㅋ 사심 가득한 독서..
이 책 영어 원서 하드백은 $125 이나 하더라구요. 절판되었어도 도서관에는 있지 않을까요? 존 페이퍼백으로 주문했습니다.
으악! 전 <헨리 5세> 영화가 정말 별로여서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대신 제가 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텅빈 왕관>을 예전에 봤는데 이런 명대사가 있어 같이 올려 봅니다. 리처드 2세, 헨리 4세, 헨리 5세 이야기라는데, 대사가 너무 어려워서 한글 자막 쫓아가서 읽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와우.. 이 대사 좋은걸요? 언젠가 써먹어야지..ㅋ 배우진이 왜이렇게 짱짱한가요;;;
셋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안 볼 수 없었는데...보고 나서 정치적 역사적 배경의 한계를 깨닫고 책부터 읽을걸..하고 후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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