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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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정직한 이아고'는 주인공에게 다정하게 다가와 친밀하게 기분을 맞춰 주는 분위기나 음흉한 농담, 나쁜 짓을 하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유 등의 태도를 볼때 옛 도덕극에서 보여 준 '악덕'이라는 인물의 원형에 상당 부분을 빚지고 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파멸을 노리는 그의 악마적인 계획이 사실상 짓궂은 장난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옛 도덕극의 '악덕'이 치는 장난에 비해 이아고는 훨씬 더 잔인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지점에서 그리고 극작 활동을 하는 내내,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보았던 도덕극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던 독실함의 교조적 정서를 모두 폐기해 버린다. 옛 도덕극의 내부 구조는 종교적인 성격을 띠었다. 이런 이유로 도덕극은 주인공의 회개를 나타내는 환상의 순간을 종종 극의 절정으로 삼았고, 그 환상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과 친숙한 것들을 뛰어넘고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신적인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예술이 인간 정신의 안정된 평온과 뿌리 깊은 소란 양쪽 모두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활동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극작가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그는 당대 사회의 문명과 문화의 정수를 대표하는 대리인인 동시에, 굳은 사고의 틀을 뒤엎는 전복의 대리인이기도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의 사극은 군주제의 은밀한 작동 방식을 폭로했지만 동시에 1600년의 세계에서는 그 제도가 바람직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셰익스피어는 연극 예술가이자 정치 사상가였다. 스티븐 그린블랫은 신역사주의의 관점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평온한 안정과 심각한 소란 모두의 근원이다⋯⋯. 극작가이자 시인으로서, 셰익스피어는 전복의 동인이면서 동시에 안정화의 동인이었다.’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션 매커보이 지음, 이종인 옮김
셰익스피어에게, 가죽이라는 소재는 생생한 세부적 현실성을 보여 주기위한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은유를 담은 상징물이기도 했다. 그것은 그가 자신의 세계를 조립하려 할 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중심 이미지였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9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장맥주 당연히 국력과 관계가 있겠고, 국력에 영향받는 매개요인들도 많겠죠. ^^ 주목을 받는 작품은 더 많이 다루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주목을 받는 순환효과, 가진 사람이 더 갖고 대부분을 가지게 되는 마태효과가 있을 거구요. 제가 만약 심리학자로서 어떤 이론을 만들었는데 이를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싶다면 제3세계의 덜 알려진 작가보다 세익스피어의 대사를 참조할 것입니다. 그것이 홍보효과에도 좋고 자신과 독자 모두 세익스피어를 읽어봤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동시에 수많은 작가들 중 세익스피어를 특별하게 만든 요인들도 있을 거구요. 어느 요인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세익스피어 원작을 읽는 것보다는 다른 책에서 인용하는 세익스피어의 대사나 장면들이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인용문 보고 원작을 찾아 읽으면 감흥이 기대만큼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주 목젹은 자기 사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재미있어 하도록 만드는 것이었겠죠. 그런데 그렇게 많은 이야기의 토대가 되어 준다는 것이 생각해보면 재미있습니다. 연극이라는 장르 특성, 전환기였던 시대 배경 등이 영향을 미쳤겠죠. 아무튼 명나라나 청나라 시대 소설 독자들보다는 근대 초입의 런던의 대중들, 그리고 세익스피어를 읽고 인용하고 주석을 단 근현대의 서구인들과 우리 사이의 공감대가 더 넓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거 같아요. 그러고 보면 언어나 문학 모두 정치 (권력)의 관점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 만사 모든게 힘의 원리로.... 럼프형님의 똥관세에 전세계가 신음하는 일요일 아침에... 드는 생각입니다.. ㅠ
저도 비슷합니다. ^^;;; 셰익스피어 극의 인용이나 해석이 멋있어서 원글능 찾아보면 기대했던 감흥이 아닌 경우가 몇 번 있었어요. 원래 그렇게 토막을 잘라서 전시하면 모든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보이긴 하지만요. 이 순간에도 <사이보그 담론으로 다시 읽은 홍루몽> 같은 제목의 스와힐리어 논문 출간에 얼마를 지원할 것이냐 논의하는 중국 외교부 출연 재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오묘해집니다. ^^;;; 중국 정부의 지원이 아닌 탄압 때문에 홍콩에서 걸출한 젊은 작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116, 117쪽 셰리주에 대한 부분을 읽는데.., "이 용기가 바로 셰리주에서 나오는 거라니까" 를 읽으니... 맥주를 사랑하시는 @장맥주 님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하루키 님도 생각나구요 작가들을 분류할때 알콜파와 커피파로 분류해보면 그들의 문학의 경향성도 분석할 수 있을까요? ㅋㅋ 추가로 도박파도 분석에 포함해야 할거 같네요 ㅎ
셰리주가 저한테는 상상의 술이에요. 글로 접한 적은 많은데 실제로 보거나 마신 적은 없는... ㅎㅎㅎ 그런데 딱히 궁금하지도 않네요. <보물섬> 때문에 어렸을 때 럼주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20대가 되어서 궁금증을 해소했는데 딱히 해적이나 모험의 맛이 나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데낄라가 궁금하긴 합니다. 예전에 저의 사부께서 이걸 마시는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것도 좀 독특합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로 난 손등에 소금을 올려놓고 그것을 머금은 후, 원삿을 하고, 레몬 한 조각을 쫘악~ 짜서 드시던데 속으로 저게 뭔 맛이지? 했습니다.
오. 제가 싫어하는 술입니다. 제가 데낄라 알러지가 있더라고요. 데낄라 마시면 막 몸에 두드러기가 납니다. 보드카도 그렇고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
더운 중남미 지역에서 많이 먹어서 그런걸 까요? 소금을 보충해주는 이유가..^^;; 근데 데낄라에 gusano de maguey라고 나방 유충을 담근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쩌면 장 작가님의 알레르기가 그것 때문일지도??
왓! 정말요? 저의 사부는 그런 말씀 안 하셨는데. 제가 기억 못하는 수도 있고.ㅠ 하긴 울나라는 뱀으로 술을 담가 먹는데 나방이쯤야 뭐...
아 찾아보니 테킬라가 아닌 mezcal이란 다른 아가베에서 만든 술에 넣었다고 하는데.. 테킬라도 그런 것처럼 마케팅했다고 하네요..^^;; 속았당.. https://vinepair.com/wine-blog/there-shouldnt-be-a-worm-in-your-tequila-bottle/
ㅎㅎㅎ 그럼 그렇지!
하하, borumis님 말투 너무 귀여우세요. 속았당 그렇다면 장작가님의 알레르기는!
저에겐 압셍트가 미지의 술인데, 지금은 그런 성분이 없지만 예전엔 부작용으로 황시증이 생겼다는 얘길 듣고 마실 생각이 똑 떨어졌습니다. 예거밤이랑 베이스가 같아서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데, 박카스 탄 술은 마시고 싶지 않아서요. 셰리주는 마셔 본 적이 딱 한번 있는데, 기억은 잘 안나지만 '달달하지만 먼지맛 나는 우리나라 옛날 담금주' 같은 맛이었어요. 근데 칵테일 종류는 너무 조금 줘서 전 팍팍 마실 수 있는 막걸리가 제일 좋아요~ 어제도 마셨는데, 막걸리 마시면 머리가 너무 아프네요. ㅜ.ㅜ
맛아요! 전 막걸리나 동동주, 백세주가 젤 좋더라고요.
전 그믐 술맛멋 모임 때 전국 각지의 술 시음한다고 한잔씩 홀짝거리다 취해서 춤출 뻔하고 그믐에서 자취를 감출 뻔했어요. 다행히 큰일나기 전에 파해서 택시에 실려 왔어요. 우리나라에 정말 맛있는 술이 많더라고요 @borumis 금요일에 씐나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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