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이 책 사놓기만 하고 먼지 쌓아가고 있었는데 16세기라도 우선 읽어봐야겠네요.^^
1575년 여름, 윌이 열한 살이었을 때 여왕이 중부 지방에 왕림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왕실 여행온 대규모의 수행원단을 이끌고 이루어졌으며, 여왕은 비잔틴 성상처럼 보석으로 한껏 치장한 채 백성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고, 왕국의 영토를 감찰하며 조공품을 받았은데, 주로 그녀를 초대한 주최자들의 재정을 완전히 파산시키곤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3p,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예나 지금이나...참...
누가 아니랍니까? 참!
그러고보니 홍루몽에서 가문이 몰락할 때도 비슷한 이유가 한몫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귀비가 친정집 행차하는데 그거 맞이하느라 가산을 죄다 털어서 정원이랑 건물 짓다가 망하는..? 실제로 홍루몽의 저자인 조설근의 집안도 강희제가 강남으로 행차할 때 경비를 전부 댔다고 했던 것 같아요. 이런건 동서양이 공통이네요.
어쩌면 부의 재분배를 위한 왕정의 일부이지 않았을까요? 지방 대귀족의 재산을 털어 식자재공급자들, 행사준비자들, 연극단원들의 수입을 늘리고 지역민들에게 진귀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왕이 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명분도 되고, 귀족들 입장에선 왕의 호의를 얻고 자신의 명성을 늘릴 기회도 되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과 효과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란 어려운 일이라 많은 돈을 쓰고도 별볼일 없었다는 평을 듣는 귀족도 있었을 것이고, 잠시 명성은 얻었지만 비용이 지나쳐 파산하는 이들도 있었겠지요. 귀족 노릇도 쉽지만은 않고 적성이 좀 맞았어야 했을 듯. ^^
As a writer he rarely started with a blank slate; he characteristically took materials that had already been in circulation and infused them with his supreme creative energies.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깊이 있는 추상들, 인간 영혼의 운명을 좌우하는 생각들이 이제 평범하고 친근한 일상의 언어로 표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시대의 여 러 사람들 중 단연 그 업적을 기려야 할 두 사람, 윌리엄 틴들(wilham Tyndale)과 토머스 크랜머(Thomas Cranmer)가 이 중요한 임무를 맡아 수행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들이 남긴 영문판 신약 성경과, 낭랑한 음률이 돋보이는 성공회 기도서가 없었다면,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은 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5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1570년 5월, 여섯 살,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가 성장한 시대적 배경 교황 비오 5세가 엘리자베스 여왕을 파문하는 칙령을 발표 가톨릭 신자 존 펠튼이 이 문서를 런던 주교 집 대문에 못 박음. 영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여왕에게 충성하지 말 것을 명령 펠튼은 반역죄로 처형되었고, 이후 영국의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고통스러운 박해가 시작됨. 교황은 영국인의 52%가 여전히 가톨릭에 충성하고 있으며, 엘리자베스만 제거하면 영국이 가톨릭으로 돌아올 것이라 판단 엘리자베스 통치기 동안 "음모와 박해, 계략과 대항책이 악몽처럼 이어지는 종교 갈등"의 시작점
그는 가톨릭 신앙을 가진 메리의 치세에서 개신교 신앙을 가진 엘리자베스로 정권이 바뀌는 아주 긴장 된 격동의 시기에 마을 내의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 간의 평화적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분명히 힘겨운 순간들을 보내야 했을 테지만, 최 소한 그는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중립적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를 바랐을 것이고, 또 그렇게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합원장, 시의회 의원, 그리고 시장을 역임하면서는 왕국의 정책을 공식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을 달래 가며 치안을 유지하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해야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61,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격동의 종교적 변화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식적으로는 개신교를 따르면서도 사적으로는 가톨릭 신앙을 유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음. 존 셰익스피어의 복잡한 종교적 태도는 윌공의 작품에 나타나는 종교적 모호성과 다층적 인물 묘사의 배경이 되었을 것 163
존 셰익스피어 뿐만 아니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도 어느 정도 이중적이고 모호한 종교적 태도가 보이죠. 부전자전..에 가정의 분위기도 한 몫 했을 듯해요. 개신교 믿는 어떤 분들은 금주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천주교에선 좀더 술에 느슨한 태도인 것도 그렇고..살아가면서 양털 거래 등 비공식적인 지름길을 걸어온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 같네요.
이 이중적인 의식은 내적으로는 과거 가톨릭 신앙의 끈을 끈질기게 붙들고 있되 외적으로는 공식 종교적 합의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 - 영국인들의 의식과 태도에 매우 널리 퍼져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소위 '교회에 나가는 가톨릭교도'라는 말로 불리고 있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6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사이먼 헌트(Simon Hunt) - 셰익스피어가 일곱 살부터 열한 살까지(1571-1575년) 가르쳤던 첫 번째 교사 토머스 젠킨스(Thomas Jenkins) - 1575년부터 1579년까지 4년 동안 헌트의 후임으로 교사직을 맡음 존 커탬(John Cotam) - 1579년부터 젠킨스의 후임으로 부임한 교사. 그의 남동생 토머스 커탬은 가톨릭 사제가 되어 잔혹하게 처형됨 가톨릭 관점: "영웅적인 이상주의자"로, "성스러운 전장이 펼쳐지는 신실한 사람들의 공동체를 위해 매일같이 자신의 삶을 내던지면서 위험을 불사하며 봉사하는 영웅" 1580년 교황 그레고리 13세 "영국의 이단 여왕(엘리자베스)을 암살하는 것은 가톨릭 교리상의 대죄가 아니라고 선포""여왕 살해에 대한 공식 허가" 개신교 관점: "불쌍하고 망상에 빠진 얼간이자 위험한 광신도" "외국 정부의 앞잡이인 내란 음모자"
오늘 날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하고 다를 게 없네요. ㅠ
사용되는 언어와 갈등.. 민주화 현대사회에도 비슷한거 같아요 ㅎ
오오 가톨릭 관점과 개신교 관점으로 나눠서 완전 친절하게 요약 정리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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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주말에는 여러분이 올리신 글 읽기만 하고 반응을 올리지 않았어요. 댓글의 늪에 빠질 것 같아서요. :) 다들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셔서 보기 좋습니다. 주말에 1장 읽으면서 '앗, 윌 공도 결국은 은수저잖아?' 했던 분들도 계셨을 거예요. 그런데! 마치 셰익스피어 희곡처럼 몰락의 서사가 2장에서 곧바로 나옵니다. 1장에서 목가적으로 시작해 놓고서, 2장 특히 3장에서 몰락과 긴장의 서사를 부여한 것도 저자의 전략이었던 듯해요. 읽기표대로 오늘 4월 7일 월요일과 내일 4월 8일 화요일에는 2장 '재건의 염원'을 읽습니다. 이번 주는 수요일, 목요일에는 3장을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4장까지 읽을 예정이니 계획에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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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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