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저는 구운몽 읽고, 조선형 남성 판타지였단 결론을 내렸습니다.(혹시 깊은 함의가 담겨 있다면 죄송합니다. 김만중 작가님) 좀 다른 얘기지만, 요새 뮤지컬 동향을 보면 여성형 판타지를 노리고 남성들이 벗는 아류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벗으면 외설적이고, 남자들이 벗으면 판타지인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인지...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이 우리나라 역사로 치면 임진왜란 때 써진 희곡이잖아요. 고전이라고 해도 현대인인 우리가 읽으면 심심한 이야기로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소개해드렸던 닐 게이먼의 <샌드맨>에서는 <한여름 밤의 꿈> 관객으로 희곡에 등장하는 요정들을 초대하는데 그 이유가 이젠 더 이상 사람들이 요정을 믿지 않지만 그동안의 요정들 이야기 덕분에 인간의 문화가 풍성해졌고 인간은 그 이야기들을 결코 잊지않을것이라고 요정에게 말하고 싶어서였답니다. <샌드맨>은 마지막에 <폭풍우> 연극을 등장시키며 끝을 내는데 영국 출신 작가인 닐 게이먼이 꿈을 이야기하면서 셰익스피어 이야기가 만들어낸 꿈의 세계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요정이야기는 현대의 외계인이나 우주 이야기 같은 영향력 일까요?
종교혁명만큼 잔인하고 끔찍한 역사의 암흑기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그 당시는 신의 이름을 걸고 너무 지옥같은 참상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시대를 살아온 셰익스피어가 그런 사랑 이야기나 요정들이 가득한 희극을 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에요. (아니 실은 저라면 신에 대한 믿음도 시니컬하게 식어버렸을 듯..) 책에서 나온 scavenger's daughter라는 고문 기구의 그림입니다.
와, 대단하네요. 어제는 자세히 안 봤는데 오늘 읽을 차례가되서 보니까 끔찍합니다. 커탬이 슬레드란 동료사제를 찾아가 비밀을 털어놓았는데 알고봤더니 슬레드가 비밀 정보원이었다니! 그래서 요즘 새로 다시나온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이때를 배경으로 한 건가요? 작년에 이책 새로 나와서 많이 팔렸나 본데. 전 20대 시절인가? 보다 재미없어서 덮었는데.. ㅋ 암튼 거대한 공포는 맞네요. 😱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0 세트 - 전10권 -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역사와 미스터리,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역사추리소설의 고전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박스 세트)이 한정판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원작의 시리즈 완간 30년을 기념해 전면 개정된 한국어판 한정 박스 세트(1~10권)이다.
저도 오늘 3장 돌입했는데 정말 웬만한 스릴러, 첩보물은 저리 가라네요. 후덜덜..
그 시대에 그런 일이 가능한가?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근데 방금 라디오 들으니까(세상의 모든 음악) 우리나라 높이뛰기의 우상혁 선수가 모든 대회에서 1등을 했다네요. 그동안 이런저런 뉴스에 묻혀 소식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저 그 선수 좋아해요. 스포츠에 열광하고 이러진 않는데 지금까지 우상혁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은 우연히라도 봐왔던 것 같아요. 그놈의 탄핵만 아니었으면 봤을지도 모르는데. 암튼 잘 됐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 좋아 보입니다. ㅎㅎ
엇! 제 지인 중에 이분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요. 국가대표라고 하면 흔히 떠올릴법한 모습(?)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고. 늘 싱글벙글 잘 웃어서 '스마일 점퍼'라는 애칭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 도중에도 스스로에게 "상혁아 잘했다!"라고 외치곤 하신다고. 메달 획득에 실패해도 "하늘을 높이 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좋았고요. @stella15 님 덕분에 기사도 다시 찾아봤어요. "우상혁 선수는 지난 3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3연속 우승 행진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시의 위상을 높였다." 기쁜 소식이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감 있게 충실히 살아가시는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멋있고 그렇습니다:)
아, 이 기사였군요. 그러니까요. 전 그런 우 선수의 모습이 좋아서 보게되는 것 같아요. 어제 얼핏 들으니 무슨 사고로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경기 때마다 자기를 응원해 달라고도 하잖아요. 일부러 기사도 찾아 주시고. 고마워요.^^
앗, 아니에요. 저야말로 감사한걸요. 기사 찾다가 '어라? 이 이름 근데 왜 낯익지?' 싶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제 지인이 말했던 그 선수가 맞아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3장을 읽는데 와 진짜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윌이 쓴 희극 작품들의 사랑 이야기나 요정 이야기가 일견 판타지에 해피엔딩 스토리라 하더라도, 그속에는 어딘가 뒤틀린 혼돈이 꼭 섞여 있고, 뒷맛은 달콥쌉싸름하고 뭔가 개운치가 않고 왠지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어두운 여운을 남기죠. 그런 점들이 그 시대의 분열과 이중성, “거대한 공포”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저도 3장 읽으면서 일전에 @borumis 님이 올려주신 고문 도구(?)들이 새삼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아프다는 표현으로 (매우) 부족하고, 책을 읽는 내내 어금니를 자꾸 꽉 깨물게 되는데, 저만 그런 것일까요. 왜 자꾸 사지를 절단내고... 어휴, 제목 그대로 '거대한 공포'였어요.
우리 사회도 돌아보면 끔찍하고 비참한 일이 많지만, 사람은 자기에게 직접 닥치는 일이 아니라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 세익스피어 시대는 참혹했던 종교갈등이 좀 잠잠해졌던 시기였고, 라고 얘기하려고 했더니 좀 지나서 청교도혁명이 일어나는군요. 역사를 정확히 알기란 힘든 일이라. 현실이 거칠다보니 아름다운 요정 이야기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싶어요. 우리한테는 좀 심심한 묘사들 같지만 부드러운 이불이나 맛있는 음식이나 힘들지 않은 노동 같은 것에 대한 상상의 이미지들이 더 강력했을 것 같습니다. 저 고문도구 동작하는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별로 알고 싶지 않아요 ㅜㅜ 사극에서 보는 주리를 트는 고문도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고관절을 억지로 탈구시키는 끔찍한 거였더라구요.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에 화형도 여러 번 있었다던데 끔찍한 처형 방식이기도 하구. 에휴.
저는 고문도구들이 끔찍한 데 비해 참 이름들이.. 왜 iron maiden처럼 여성의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네요;
남에게 고통을 가할 때 자극을 잘 받는 유머 담당 뇌세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 범죄영화에 보면 잔인한 일을 할 때 꼭 농담을 하더라구요.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그런 유머충동 때문에 악당들이 주인공을 바로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잃곤 하죠.
…엄청나게 광범위한 분야에서 유래한 전문 어휘들을 흡수하여 활용하고, 기술적인 분야의 용어들을 인간의 내면 사고와 심리 전개에 꼭 들어맞는 방식으로 전광석화처럼 변환시켜 구사하는, 셰익스피어의 무시무시할 정도로 신비로운 능력…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저희 그림자나 다름없는 것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언짢게 해드렸다면, 잠시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여러분께서는 여기서 잠깐 조셨을 뿐인데, 꿈이나 환영이 눈앞을 스쳐 간 것으로 말입니다. 이 보잘것없고 허황된 연극을 한낱 헛된 꿈이라 생각하시고, 신사숙녀 여러분, 너무 나무라시지는 말아주세요. 만일 용서해 주신다면 앞으로 열심히 고쳐 나가겠습니다. 저는 매우 고지식한 요정 퍽이니만큼, 진심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여러분이 칭찬을 해주시면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리라는걸……. 이 말이 거짓이라면 이 퍽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세요. 그럼 여러분, 모두 안녕히 돌아가시기를……. 저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시고, 친구로 생각해 주신다면, 이 퍽은 앞으로 훌륭한 배우가 될 것입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극 한여름밤의 꿈, 5막 2장,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셰익스피어 5대 희극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극으로 구성된 작품집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더불어 높은 문학적, 극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다섯 작품이 실려 있다. 청소년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문체를 다듬었다.
한여름밤의 꿈 마지막 대사. 대학로 소극장 연극에서 배우가 본연극에 앞서서 흔히 하는 인트로가 생각났어요.
인상적인 것이, 보텀이 정말 씩씩하고 당당하긴 하더라구요. 한여름밤의 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환상에서 깨고 난 다음에도 그 꿈을 그리워하기보단 금방 현실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얘기할 생각을 하더라구요.
보 톰(깨어나면서) 내 대사를 읊을 때가 오면 나를 불러줘. 내 대답할 테니. 다음에 나올 내 대사는 “아름다운 나의 피라므스여!”일 거야. 이봐, 피터 퀸스? 풀무장이 플루트? 땜장이 스너우트? 스타블링? 하느님 맙소사! 다들 어디 간 거야? 나만 잠자게 내버려놓고 가버리다니! 참 희한한 꿈을 꾸었는데. 꿈이 맞긴 맞을 거야. 우리 인간으로선 감히 상상도 못할 꿈이지. 이런 꿈을 해몽하겠다고 덤비는 놈들이 있다면 어리석은 당나귀 같은 놈들일 거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생각하기로는, 하면서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놈들은 얼룩 옷을 입은 어릿광대일 뿐이라고. 왜냐하면 나는 일찍이 인간의 귀로 듣지도 못했고, 인간의 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인간의 혀로 맛보지도 못했을 꿈을 꾸었거든. 내 꿈이 어떤 꿈인지는 피터 퀸스에게 부탁해서 이 꿈에 관한 노래를 지으라고 해야겠구나. 제목은 ‘보톰의 꿈’이 좋겠군. 연극의 마무리 장면이 되면 이 노래를 공작님 앞에서 불러 드려야지. 그게 아니지. 더 재미있게 하려면, 시스비가 죽고 난 후에 불러야 할 것 같은데. (퇴장)
셰익스피어 5대 희극 한여름밤의 꿈, 4막 2장,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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