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그런데 윤종신 씨가 어디선가 했던 인터뷰를 떠올려 보자면, 자기가 쓴 그 지질한 이별 후의 남성의 심리를 읊은 가사가 꼭 경험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심지어 한창 육아를 할 때는 아이 업어주면서도 그런 지질한 가사를 생각했다고 하는 걸 보면. 사랑시를 썼다고 꼭 그 물리적 대상이 실재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편견일 수도. :)
베토벤이 절절한 편지를 보낸 정체 모를 여인, 이른바 ‘불멸의 연인’이 생각나네요. 불멸의 연인이 누구냐 하는 문제는 베토벤 팬들의 오랜 미스터리인데, 실존 인물이 아닌 가공의 개념일 거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지요.
ㅎㅎㅎㅎ 가능하죠. 하지만 그래도 그 불멸의 여인의 정체를 좇는 게 사람들의 심리..
저도 @borumis 님 생각에 한 표! 독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랑도 못해 본 것이 무슨 소설이야 할지 모르지만 작가는 독자를 속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와 독자는 두뇌 게임을 할 줄 알아야 하죠. 전 얼마전 야스나리의 '소년'이란 소설 읽고 깜빡 속았잖아요. 사소설 우습게 보면 안 되겠더라구요. ㅎ
앗 야스나리 소설에 그런 게 있군요. 숨겨진 문제작이라는 광고문구.. 딱 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유리가면 오마주한 소설은 절판되었더라구요. ㅜㅜ
ㅎㅎ 글쎄요~ 이런 사소설 계통을 좋아하시면 모를까 딱히 재미는 보장할 수는...^^
윤종신 씨 본인이 그리 찌질하지는 않다고 자기방어하는 게 아닌지.. ㅋㅋㅋㅋ 아 근데 육아할 때 그런 지질한 가사가 생각난단 말입니까? 전 육아할 때 정말 무념무상이었는데;;;
어쩌면 소네트 속의 다크 레이디도 젊은 청년도 그냥 주변에 있던 인물들을 토대로 윌의 상상력을 싹싹 버무려서 재창조한 인물일 수도… 윌이 희곡 쓸때 캐릭터 뽑아내는 능력을 보면 가상의 연인을 향한 사랑을 그처럼 생생하게 쓰는 것도 가능할지도요!
음.. 사생활보호를 무척 잘했거나, 성적에너지를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프로이드의 모범사례이겠네요. 아니면 윤종신 씨 말처럼 사랑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사랑 시를 쓸 수는 있겠지만. 창작의 세계를 잘 모르니.
성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하니.. 무성애자 였을수도 ㅋ
아직 2장인데 세익스피어의 아버지 이야기 재미있네요. 드라마틱한 출세와 몰락. 세익스피어에게 많은 영감을 줬을 것 같아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가 망한다든지 하는 일이 청소년기에 일어나면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더라구요. 처음부터 가난했던 집안에 비해 성취동기가 커지는 것 같기도 하구 현실에 민감해지는 것도 아닌가 해요.
실은 2장에서도 그렇고 3장에서도 그렇고 셰익스피어만큼 아버지 이야기도 많은 듯 해요..^^;;
아무튼 소작농의 아들이 시장이 되고 출세하고, 그 아들은 세계적인 문호가 되고. 이런 유럽 사회의 유동성과 역동성은 조선시대의 후손 입장에서 부러운 일이에요.
암기식 학습의 지루했던 기억이 잘 드러나는 가운데, 말장난도 — 가급적이면 외설적인 의미를 담은 말장난일수록 — 학생 시절의 셰익스피어가 이 고된 과정의 지루함을 덜기 위해 차용한 주된 심리적 유희였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장,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동음이의어를 활용하는 농담은 유머의 베이직 스텝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여기에 아재개그라는 명칭을 붙여 조롱함으로써 유머꿈나무들이 숙련을 해나갈 기회를 짓밟고 있죠. 우리 사회에 유머가 드물어지는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습의 고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도 외설적인 말장난을 많이 썼지만.. 암기를 돕기 위해서도 많이 썼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대학교 때..야하고 드러운 mnemonic은 필수..;;
Lovemaking, not in the sense of sexual intercourse but in the older sense of intense courting and pleading and longing, was one of his abiding preoccupations, one of the things he understood and expressed more profoundly than almost anyone in the world.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3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It is, perhaps, as much what Shakespeare did NOT write as what he did that seems to indicate something seriously wrong with his marriage. This was an artist who made use of virtually everything that came his way.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3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Shakespeare's plays then combine, on the one hand, an overall diffidence in depicting marriage and, on the other hand, the image of a kind of nightmare in the two marriages they do depict with some care. It is difficult NOT to read his works in the context of his decision to live for most of a long marriage away from his wife.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56,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제 말이! 솔직히 맥베스 부부가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의 부부들보다 훨씬 더 뜨거운 관계이긴 하죠.. 개인적으로 그가 꿈꿨던 커플링이 이런 야망을 공유할 수 있는 커플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의 연극의 내용으로나 그의 전기로 보나..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이나 애틋한 기러기 부부가 상상되지는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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