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그 시대에 그런 일이 가능한가?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근데 방금 라디오 들으니까(세상의 모든 음악) 우리나라 높이뛰기의 우상혁 선수가 모든 대회에서 1등을 했다네요. 그동안 이런저런 뉴스에 묻혀 소식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저 그 선수 좋아해요. 스포츠에 열광하고 이러진 않는데 지금까지 우상혁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은 우연히라도 봐왔던 것 같아요. 그놈의 탄핵만 아니었으면 봤을지도 모르는데. 암튼 잘 됐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 좋아 보입니다. ㅎㅎ
엇! 제 지인 중에 이분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요. 국가대표라고 하면 흔히 떠올릴법한 모습(?)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고. 늘 싱글벙글 잘 웃어서 '스마일 점퍼'라는 애칭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 도중에도 스스로에게 "상혁아 잘했다!"라고 외치곤 하신다고. 메달 획득에 실패해도 "하늘을 높이 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좋았고요. @stella15 님 덕분에 기사도 다시 찾아봤어요. "우상혁 선수는 지난 3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3연속 우승 행진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시의 위상을 높였다." 기쁜 소식이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감 있게 충실히 살아가시는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멋있고 그렇습니다:)
아, 이 기사였군요. 그러니까요. 전 그런 우 선수의 모습이 좋아서 보게되는 것 같아요. 어제 얼핏 들으니 무슨 사고로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경기 때마다 자기를 응원해 달라고도 하잖아요. 일부러 기사도 찾아 주시고. 고마워요.^^
앗, 아니에요. 저야말로 감사한걸요. 기사 찾다가 '어라? 이 이름 근데 왜 낯익지?' 싶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제 지인이 말했던 그 선수가 맞아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3장을 읽는데 와 진짜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윌이 쓴 희극 작품들의 사랑 이야기나 요정 이야기가 일견 판타지에 해피엔딩 스토리라 하더라도, 그속에는 어딘가 뒤틀린 혼돈이 꼭 섞여 있고, 뒷맛은 달콥쌉싸름하고 뭔가 개운치가 않고 왠지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어두운 여운을 남기죠. 그런 점들이 그 시대의 분열과 이중성, “거대한 공포”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저도 3장 읽으면서 일전에 @borumis 님이 올려주신 고문 도구(?)들이 새삼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아프다는 표현으로 (매우) 부족하고, 책을 읽는 내내 어금니를 자꾸 꽉 깨물게 되는데, 저만 그런 것일까요. 왜 자꾸 사지를 절단내고... 어휴, 제목 그대로 '거대한 공포'였어요.
우리 사회도 돌아보면 끔찍하고 비참한 일이 많지만, 사람은 자기에게 직접 닥치는 일이 아니라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 세익스피어 시대는 참혹했던 종교갈등이 좀 잠잠해졌던 시기였고, 라고 얘기하려고 했더니 좀 지나서 청교도혁명이 일어나는군요. 역사를 정확히 알기란 힘든 일이라. 현실이 거칠다보니 아름다운 요정 이야기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싶어요. 우리한테는 좀 심심한 묘사들 같지만 부드러운 이불이나 맛있는 음식이나 힘들지 않은 노동 같은 것에 대한 상상의 이미지들이 더 강력했을 것 같습니다. 저 고문도구 동작하는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별로 알고 싶지 않아요 ㅜㅜ 사극에서 보는 주리를 트는 고문도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고관절을 억지로 탈구시키는 끔찍한 거였더라구요.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에 화형도 여러 번 있었다던데 끔찍한 처형 방식이기도 하구. 에휴.
저는 고문도구들이 끔찍한 데 비해 참 이름들이.. 왜 iron maiden처럼 여성의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네요;
남에게 고통을 가할 때 자극을 잘 받는 유머 담당 뇌세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 범죄영화에 보면 잔인한 일을 할 때 꼭 농담을 하더라구요.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그런 유머충동 때문에 악당들이 주인공을 바로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잃곤 하죠.
…엄청나게 광범위한 분야에서 유래한 전문 어휘들을 흡수하여 활용하고, 기술적인 분야의 용어들을 인간의 내면 사고와 심리 전개에 꼭 들어맞는 방식으로 전광석화처럼 변환시켜 구사하는, 셰익스피어의 무시무시할 정도로 신비로운 능력…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저희 그림자나 다름없는 것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언짢게 해드렸다면, 잠시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여러분께서는 여기서 잠깐 조셨을 뿐인데, 꿈이나 환영이 눈앞을 스쳐 간 것으로 말입니다. 이 보잘것없고 허황된 연극을 한낱 헛된 꿈이라 생각하시고, 신사숙녀 여러분, 너무 나무라시지는 말아주세요. 만일 용서해 주신다면 앞으로 열심히 고쳐 나가겠습니다. 저는 매우 고지식한 요정 퍽이니만큼, 진심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여러분이 칭찬을 해주시면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리라는걸……. 이 말이 거짓이라면 이 퍽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세요. 그럼 여러분, 모두 안녕히 돌아가시기를……. 저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시고, 친구로 생각해 주신다면, 이 퍽은 앞으로 훌륭한 배우가 될 것입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극 한여름밤의 꿈, 5막 2장,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셰익스피어 5대 희극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극으로 구성된 작품집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더불어 높은 문학적, 극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다섯 작품이 실려 있다. 청소년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문체를 다듬었다.
한여름밤의 꿈 마지막 대사. 대학로 소극장 연극에서 배우가 본연극에 앞서서 흔히 하는 인트로가 생각났어요.
인상적인 것이, 보텀이 정말 씩씩하고 당당하긴 하더라구요. 한여름밤의 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환상에서 깨고 난 다음에도 그 꿈을 그리워하기보단 금방 현실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얘기할 생각을 하더라구요.
보 톰(깨어나면서) 내 대사를 읊을 때가 오면 나를 불러줘. 내 대답할 테니. 다음에 나올 내 대사는 “아름다운 나의 피라므스여!”일 거야. 이봐, 피터 퀸스? 풀무장이 플루트? 땜장이 스너우트? 스타블링? 하느님 맙소사! 다들 어디 간 거야? 나만 잠자게 내버려놓고 가버리다니! 참 희한한 꿈을 꾸었는데. 꿈이 맞긴 맞을 거야. 우리 인간으로선 감히 상상도 못할 꿈이지. 이런 꿈을 해몽하겠다고 덤비는 놈들이 있다면 어리석은 당나귀 같은 놈들일 거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생각하기로는, 하면서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놈들은 얼룩 옷을 입은 어릿광대일 뿐이라고. 왜냐하면 나는 일찍이 인간의 귀로 듣지도 못했고, 인간의 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인간의 혀로 맛보지도 못했을 꿈을 꾸었거든. 내 꿈이 어떤 꿈인지는 피터 퀸스에게 부탁해서 이 꿈에 관한 노래를 지으라고 해야겠구나. 제목은 ‘보톰의 꿈’이 좋겠군. 연극의 마무리 장면이 되면 이 노래를 공작님 앞에서 불러 드려야지. 그게 아니지. 더 재미있게 하려면, 시스비가 죽고 난 후에 불러야 할 것 같은데. (퇴장)
셰익스피어 5대 희극 한여름밤의 꿈, 4막 2장,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케닐워스에서 벌어진 축제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후에 쓰인 「한여름 밤의 꿈」은 성인이 된 극작가가 유년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을 빌어 온 흔적을 보여 주는 동시에, 그가 그만큼 최초의 고향 으로부터 멀리 왔다는 것을 보여 준다. 1595년에 셰익스피어는 극작가라는 직업의 앞날이, 시골 마을의 전통적인 아마추어 공연들이 아니라 런던의 전문적인 연예계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의 위대한 희극은 대가만이 성취해 낼 수 있는 홀륭한 작품성을 보여 주는 동시에 일종의 탈피를 개인적으로 기념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으로부터의 탈피라는 말인가? 바로 구태의연하고 지리멸렬한 연극들, 셰익스피어가 그 한심한 제목을 패러디하기도 했던 토머스 프레스턴의 「페르시아의 왕 캄 비세스의 삶을 이야기하는, 유쾌한 소동을 함께 곁들인 한탄의 비극」 같은 연극으로부터의 탈피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한여름밤의 꿈」 5장은 셰익스피어가 쓴 것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익살스러운 재미가 이어지는 장이다. 거기서 터져 나오는 웃음은 무대 위의 상황에 대해 관객이 느끼는 우월감에서 비롯되는데, 그 우월감이란 지성 수준, 훈련의 정도, 문화 배양 능력, 기술 숙련의 차이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조롱하는, 세련된 상류 무리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권유받는다. 순진하고 촌티 나는 아마추어 수준의 성취로부터, 세련된 취향과 전문적인 기술로의 전이를 보여주는 부분에서 젊은 극작가는 이러한 조롱의 관점을 확연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한여름밤의 꿈」이, 갓 서른 살이 된 셰익스피어가 그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깊이 끌어오면서 극작가로서의 자아를 성찰하는 작품이라면, 거기서 그는 연극 무대라는 것을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서 받아들였다. 마술적이고 비인간적인 요소를 지닌 것으로서 상상력의 힘을 활용하여 현실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풀려나는 측면이 있고, 동시에 또 너무나 지나칠 정도로 인간적인 요소, 그가 장인들의 직업에서 연결 짓듯이 건물, 잘 짜인 무대, 의상, 악기 등과 같은 현실에서의 공연 행위에 필요한 물질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물리적 구조들이 바로 마술적 상상력이 깃들 수 있는 공간과 이름을 부여한다. 그는 연극 공연이 이루어지는 극장이라면, 관객에게 이처럼 환상적인 일탈의 체험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아주 견고하고 일상적인 현실의 토질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고, 또한 관객도 이를 이해하기 원했다. 그 현실의 건강한 토질이 바로 그의 창조적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는 자신이 살다 온 작은 시골 마을의 소박한 세계와 고대 시인 아리온의 가면 뒤에 여느 평범한 필부의 얼굴이 있었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았던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