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페미니즘과 정말 거리가 먼 듯한 연극 Taming of the Shrew (한국어 제목은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는 귀여운 rom com 제목같더라구요) 이걸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읽으면서 대체 이런 misogynist 작품을 왜 읽으라는 거야!하고 콧방귀 꾸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보면 셰익스피어 자신이 연애나 결혼시절 저렇게 부인을 다루고 싶었던 걸까?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해보면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나 리어왕도 그렇고 약간 여성을 자기 맘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안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진짜 흥미로운 건..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관한 여러 해석 중에는, 그 연극이 ‘여성을 통제하려는 남성의 지배 환상을 풍자한 극’이라는 관점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작품은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판타지를 그린 동시에 그 판타지에 대한 풍자극이라는 얘긴데요, 저도 처음엔 ‘아니 어떻게 하면 이걸 그렇게 읽을 수가 있지, 쫌 억지 아닌가’ 싶었지만 꽤나 그럴싸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하나의 작품을 두고 이렇게 상반되는 해석들이 가능하다는 것도 참 신기합니다.
맞아요. 저희 영어 선생님도 그런 시각도 있다고 얘기해주시긴 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좀 기분 나쁘더라구요;; 그나저나 그걸 영화로 만든 것도 수업시간에 봤는데 거기서 나온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 정말.. 리얼하더라구요..ㅋㅋㅋ 연기가 아닌 듯.. 잘 모르는데 두 커플이 여기서 눈 맞은 건가요?
아 지금 보니 그 이전에 클레오파트라 영화에서 또다른 커플로 함께 출연했었군요..
@향팔이 오, 둘이 통했습니다. 저도 방금 그런 시각이 있다는 댓글 다려고 했었거든요. 사실, 그 연극이나 희곡 읽다 보면 오히려 남주가 우습지 않나요? 그런데 요즘 (제가 푹 빠져 있는) 웹소설이나 라노벨을 보면 남성향 소설 중에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차용한 듯한 설정이 아~주 많답니다.
그러고 보면,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그 시대의 웹소설이나 라노벨 같은 느낌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하하하!
희곡이니.. 웹드라마? ㅎㅎㅎ
@YG 님이 말씀하신 남주의 우스운 점들 때문에 이게 풍자극이라는 해석이 나오나 봅니다. 이런 관점에 서서 저도 @장맥주 님처럼 웹소 제목을 지어보겠어요. <말괄량이는 길들여지지 않아!>, <길들여진 쪽은 남편이었단 말인가!>
@향팔이 저도 동참합니다. <말괄량이 길들이려다 역으로 훈육당해버렸다> <말괄량이 길들이려다 조교당합니다> 등등등. 하하하!
@YG 아ㅜㅜ 역시 라노벨 덕후에겐 못 당하겠군요, 저런 작명 실력을 어찌 따라가.. 분하다
ㅋㅋㅋㅋㅋ 이런 라노벨이면 볼 의향이 있습니다! ㅋㅋㅋ 여기가 작명 맛집이었군요
조교, 훈육... 역시 전문가의 언어는 다르구먼요!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1번이 좋은데요. 뭔가 이렇게 외치고 싶기도 하고...? 두 번째 제목은 뭔가, 제목 뒤에 효과음으로 '뜨든'이나 '빠밤'을 넣어줘야할 것 같은? 재치 있으십니다.
제가 댓글 쓰는 중에 ^^ 찌찌뿡
저 어렸을 때는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희극 중에서 가장 유명했던 축에 속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원작 그대로 공연을 하기는 무리일 듯. 그런데 줄거리만 볼 때랑 다르게 원작을 읽어보면 좀 기묘한 느낌의 대사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앞뒤로 액자식 구성으로 덧붙여진 부분도 그렇구. 마치 이건 말도 안되는 남자들의 환타지야 하는 느낌도 있는 것 같아요. 한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네요. 아마 관객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세익스피어의 풍요로움의 한 원인일 것 같습니다. 관객 중 절반(?)이 여성이라는 것도 극 중에서 여성 캐릭터가 생생하게 묘사되는 데 기여했을 것 같아요. 포샤, 멕베스 부인, 햄릿 어머니 등 어느 연극을 봐도 여성의 역할이 범상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삼국지와 비교하자면...
@오도니안 님 말씀처럼 액자식 구성 관련해서도, 이 연극의 내용은 서막의 주정뱅이 땜장이가 관람하는 극중극일 뿐 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해석도 있었던 것 같아요. 가부장제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아이러니컬한 논평? 이라고도 하고요. 너무 과한 시각일 수도 있겠지만 흐흣 암튼 평론이라는 세계도 작품 자체만큼이나 흥미진진하더군요.
보통은 네 아빠랑 같이 있기 싫다며 유골함을 함께 모시는 납골당을 거부하는 어머니 이야기들은 많이 들어봤지만 셰익스피어와 같이 죽어서 네 엄마랑 같이 묻혀있기 싫다고 하는 사례는 접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물론 이것도 셰익스피어 무덤 비석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맞다는 전제하에서 이지만요. 결혼을 했건 안했건 결혼에 대해서 할말들이야 하염없이 많을 테지요. 그래서 수도 없는 결혼 관련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것일 테고요. 몇 달 후 결혼 30년되는 날이 오는데 어떻게 보내나 생각이 많아집니다. ㅎㅎ
무덤까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아는 기러기아빠들 중에도 부인한테는 한푼도 안 남기고 자식에게만 유산 남기게 조치해 놓은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정말요??? ㅎㅎ 재밌네요...
저는 이제 3장 마치고 4징 들어갑니다. 3장에서는 영국도 피해갈 수 없었던 개신교와 구교간의 분쟁 - 국교가 카톨릭을 거의 탄압 - 상황이 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개신교와 카톨릭을 넘나들며 균형을 유지했다면, 윌은 그 둘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다만 작품속에서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윌의 작품을 읽을 때 이러한 점도 생각하며 작품속 대화를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장 마지막에는 우연히 만난 8살 연상여와 결혼하고 딸을 낳는다고 나오는데 4장의 제목이 연애, 결혼식, 후회라는 것을 보고 지체없이 연결해 갑니다. 흥미진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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