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엘리자베스 시대에 사슴 밀렵은 굶주림과 관련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절박함이 아니라 위험을 둘러싼 도박과 관련이 있었다. 옥스퍼드의 학생들이 이 무모한 장난질로 유명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것은 위정자의 사유 재산에 가해지는 기술적 공격이었으며, 사회 계층 구조에 대한 상징적 위법 행위였고, 권위에 대한 도전 정신을 보여 주는 행동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사회적 권위 앞에서 그는 일견 교묘하고 사근사근하며 순종적이나, 미세하게 도전적이기도 했다. 그는 권위 에 대해서 충격적일 만큼 신랄한 비판을 할 수 있었고 권위가 내포하는 거짓말과 위선과 왜곡을 간파했다. 그는 세속적 힘을 가진 자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세운 그 모든 주장과 입장을 사실상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태평했고, 유머가 넘쳤으며, 부담없 을 만큼 간접적이었고, 미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권위에 대한 이렇듯 복잡한 감각이 그에게 단순히 내재되어 있었던 게 아니라면, 만일 그가 어떤 일을 계기로 이런 관점을 갖도록 배웠던 것이라면, 이러한 배움을 만들어 낸 경험은 곧 그가 살았던 지역에 있는 주된 권위자들과의 불쾌한 접촉으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는 이중 의식의 대가였다. 그는 가문의 문장 발행에 돈을 쓰면서도 그러한 요청에 내포되어 있는 허세욕을 조롱했고,부동산에 투자를 하면서도 햄릿에서는 자신의 모습과 똑같은 사업가에게 조소를 보냈으며, 인생과 가장 깊은 에너지를 극장에 쏟아부었으면서도 동시에 극장을 비웃고 그 자신을 무대 위의구경거리로 삼아 온 것을 후회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관객에게 불편한 감상을 남기기로 유명한 이 연극들의 결말이 주는 씁쓸함은 — 이들은 때로 “문제극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극작의 부주의함에서 오는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행복한 결혼 생활의 장기적 전망에 대한 깊은 회의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연극 내에서는 결혼이라는 것이 인간 욕구에 대해서 합법성과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주장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장,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4장에는 독신자 입장에서 힘을 북돋아주는 내용이 많이 나오네요. ^^ 이런 것도 이중의식의 한 예이지 않을까요? 결혼의 의미에 대해. 결혼은 로맨스의 목적지이고 결혼 없이는 사랑이 완성될 수 없다는 생각과, 결혼은 행복하게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 모순까지는 아니지만 결혼이라는 주제의 사뭇 다른 두 측면이지요.
로맨틱 멜로 영화를 저보다 좋아하는 극F 남편의 순애보 때문에 결국 결혼해서 애도 낳고 잘 살고 있지만.. 전 결혼식 전날까지 굳이 결혼까지 해야하냐 그냥 좋을때까지 같이 살고 마음이 식으면 떨어지는게 더 자연스러운 이치 아니냐 그리고 요즘 촌스럽게 굳이 결혼식까지 해야하냐 하고 결국 스튜디오촬영, 폐백, 패물 등 다 안 했는데 제가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꿈이 어렸을 적부터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지금도 주변에 쇼윈도 커플들이나 이혼 커플들을 너무 많이 봐서 운이 좋게 순애보 남편을 만났을지 몰라도 전 여전히 그렇게 결혼/연애 지상주의자가 못 되는 것 같아요;; 임신중절하는 환자들도 남편한테 맞은 여자분도 많이 봐서 그런지.. 피임방법이 제대로 있었다면 셰익스피어 부부도 작품도 다른 모습이었을까요..
The spectacle in the arena had an odd double effect that Shakespeare would immeasurably intensify. It confirmed the order of things-this is what we do-and at the same time it called that order into question-what we do is grotesque.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01,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실제가 아니어서 그렇지, 중세시대 뿐만 아니라 현재도 우리 인간들이 즐겨 보는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의 잔혹성에 대해, 그리고 이것을 즐겨 보는 우리들에게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실은 제가 즐겨듣던 Nine Inch Nails의 뮤비도 (Closer의 원숭이는 실제로는 엄청 신경써서 다루었다고 하지만.. 연출된 장면이어도 이 뮤비를 볼 때마다 자동반사적으로 거북해지는 제 자신을 어쩔 수 없다는;;) Marilyn Manson의 뮤비도 공포영화 못지 않은 연출들로 가득하고 그런 극심한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Jackass 등 유행하는 리얼리티 쇼, 등 기타 예능과 slapstick comedy도 '오락'을 위한 폭력으로 가득하죠. 이런 광경을 거북해하면서도 이런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것 또한 이중적이고 셰익스피어가 그의 작품에 담아내는 이중적인 질문 중 하나겠죠.
저는 제일 이해하지 못하는 장르가 이른바 ‘고문 호러’ 혹은 ‘고문 포르노’ 영화들이에요. 그런 영화들이 크게 히트하지 않았다면 그냥 세상에는 이상심리를 지닌 인간들이 많구나 하고 여겼을 텐데, <쏘우> 시리즈나 <호스텔>처럼 크게 히트한 영화도 있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남편은 제가 오글거려 못 보는 로맨스 멜로 영화와 알콩달콩 청춘연애 드라마 무지 좋아하는데 반면 그 쏘우 영화같은 공포영화들 또한 엄청 좋아합니다;;; 전 두 장르 다 못 보겠어요;;; 인간심리 자체가 이상심리인 듯 ㅋ
김새섬 대표는 공포영화를 아주 좋아하는데 보지는 못합니다. 무서워서. ㅎㅎㅎ 그래서 꼭 제가 집에 있을 때만 봅니다. 그리고 가끔 공포영화 같이 볼 때 살펴보면 눈을 가려서 영화를 거의 안 보더라고요. 나중에 물어보면 스토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 그런데 그걸 또 왜 보나 몰라요. (이상심리! ^^)
전 좋아하지도 않고 옆에 누가 있어도 보지도 못해요.. 심지어 공포 아니어도 좀 잔혹한 장면들만 나오면 눈을 감을 뿐 아니라 다른 방에 가서 숨기 때문에 여태까지 폭싹 속앗수다 외의 넷플릭스 히트작들(킹덤, 오징어게임, DP, 종이의 집 등)과 한국 블럭버스터 영화들을 거의 다 못 봤습니다. 나중에 내가 왜 나가야 하냐고!! 오빠가 나갓!!하고 씩씩대서 결국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남편이 형 집에 가서 보더라구요..ㅋㅋㅋ 책도 공포물은 잘 못 봅니다;;
검색해서 줄거리랑 조심할 장면 확인하고 보면 그래도 볼 만 하더라구요.
엇! 찌찌뽕입니다:) 저도 공포물 못 봅니다. 꼭 공포물이 아니더라도 자극적인 콘텐츠도 잘 못 봐요(한때 유행했던 '더 글로리' 같은 류도?). 영화 기생충 봤다가 거의 한 달 내내 불 켜놓고 잤던 기억도 나네요. 제 기준에서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주는 음산하고 축축한 느낌도 공포물처럼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책도 정말 공감합니다. 스릴러를 보지 못합니다(흑흑). 사실 장작가님의 《재수사》도 (제 기준에서는) 무서워서(?) 아직 못 읽었어요. 도입부 상황 설정이 저랑 살짝 비슷해서... 하지만 올해는 꼭 읽어보려고요(저에게는 나름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ㅎㅎ 저의 초등학교 때 생각나네요. 저의 언니랑 같이 썼던 방과 화장실이 끝과 끝었죠. 자다가 화장실 갈 일 생기면 주방 불 키고, 거실 불 키고 그러고 다녀왔다는. ㅋㅋ 어두운 게 왜 그렇게 싫은지.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공포물 보면 좀 안 좋긴해요. 그래도 잘 짜여진 공포물은 나름 볼만하긴 해요.
저희 딸이 그래서 밤에 화장실 갈 때 절 화장실 앞에서 벌 세웁니다..;; 딸과 아빠가 둘다 공포물을 무지 좋아하는데 또 그 후파는 보지도 않은 제가 감당하는;; 게다가 소리 없으면 무섭다고 계속 수다떨자고 해요;; (넌 똥쌀때 그렇게 수다가 나오니?)
ㅎㅎㅎ 사실 초기 땐 저도 언니 깨워서 갔다오곤 했어요. 꼭 내 뒤에 귀신이 서 있을 것만 같더라고요. 어두움은 확실히 어린 아이에겐 공포의 대상인 것 같긴해요. 그나저나 토욜날 콘서트는 잘 다녀왔나요? 장맥주님 오은 시인 너무 재밌다고 생중계 하시던데. YG님이야 좀 무뚝해서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실 분 같진 않고~
@stella15 님, 저를 전혀 다르게 알고 계시네요? 하하하!
ㅎㅎㅎ 그런가요? 전 일단 누구든 제가 던진 말에 반응을 안하면 그렇게 오해하는 경향이 있긴하죠. ㅋㅋ 그렇다기 보단 좀 무서워 해요. 내가 뭐 잘못했나 반성하게 만드는. 제가 이곳 그믐을 첨에 좀 무서워했던 게 반응이 없어서...ㅋㅋ 예전에 무플방지위원회라는 게 있었거든요. 아무도 댓글 안 달아주면 냉큼 가서 달아주는 유령회원들! 여긴 거의 @borumis님이 그 역활을 해 주시는 것 같아서 제가 넘 존경하고 있습니다..ㅎㅎ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사이언스북스/책 증정]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세계, 『자연스럽다는 말』 함께 읽기 [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읽고 미국 현지 NASA 탐방가요!
[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죽음에 관해 생각합니다
[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지식의숲/책 증정] 《거짓 공감》, 캔슬 컬처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노벨문학상이 궁금하다면?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책 증정]2020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대표작 <야생 붓꽃>을 함께 읽어요.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삶의 길을 밝히고 미래를 전망하는 한겨레 출판
[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1월의 책 <말뚝들>, 김홍, 한겨레출판올해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멜라닌>을 읽어보아요[📚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책 추천하는 그믐밤
[그믐밤] 41. 2026년, '웰다잉' 프로젝트 책을 함께 추천해요.[그믐밤] 39. 추석 연휴 동안 읽을 책, 읽어야 할 책 이야기해요. [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 느리게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 필사
[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혹시 필사 좋아하세요?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 / 모임이 100일동안 이루어지지는 못하겠지만 도전해봅니다.[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
베오의 <마담 보바리>
절제는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 투명함을 위한 것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Lego Ergo Sum 플로베르의 스타일에 관한 인용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에 나타난 보바리즘의 개념과 구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수학은 나와 상관없다?! 🔢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문학편식쟁이의 수학공부! 50일 수학(상) 마저 풀어요.[그믐북클럽] 8.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읽고 알아가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