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로선 정말 런던의 관광 필수코스였겠군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오도니안

오도니안
전 이중의식이 감정이입과 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일단 그 사람한테 빙의가 된 것처럼 그 사람이 펼칠 법한 주장과 사상들을 펼치는 것이죠. 5장에서 케이드의 난을 묘사한 구절들을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세익스피어는 세상을 뒤집어 엎고 문법학자와 변호사들을 처형하려는 하층민들의 심정도 묘사하고, 그들에게 박해당하는 사람들도 묘사하죠. 그런데 희곡의 특성 상 그런 대사들은 객관적인 묘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빌현되요. 세익스피어의 의식은 순간순간 리어왕이 되었다가, 멕베스가 되었다가, 마굿간지기가 되는 거죠. 그런 것이 일종의 다중의식일 것 같아요. 세익스피어에게도 믿음이 있었겠지만,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판단보다 이해가 우선이었을 것 같습니다.

오도니안
그런 맥락에서 부풀리기를 해보자면, 우리 사회에 좀 이중의식이 풍부해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탄핵판결문을 보면, 피고인의 심정과 논리를 묘사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헌법에 위반된다는 식으로 전개해나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옳고 그름을 말하기 전에 먼저 충실한 이해를 위한 노력을 하거나, 선행이 어렵다면 병행이 라도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stella15
아, 저도 그 판결문 들었는데 법리를 떠나서 정말 판결문 자체는 넘 멋있더군요. 우리나라 판결문이 이렇게 멋있었나? 다시한번 보게되더라요요.
그러다 어제 우연히 국회방송 보게됐는데 에효~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언제고 다른 판결문도 좀 봐야겠어요.

향팔
알라딘에서 탄핵선고결정문을 이북으로 무료 배포하길래 후딱 받아 두었습니다! 차분히 정독해 보려고요.
http://aladin.kr/p/CRI01

stella15
오, 고맙습니다!

borumis
오우 감사합니다!

장맥주
와, 멋진 의견입니다. 생각 못했는데 고개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아래 '우리 사회에 좀 이중의식이 풍부해져야 한다'는 말씀에도 격하게 동의합니다. 나와 주장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힘, 그런 능력이 우리 사회에 너무 부족한 거 같습니다.

향팔
@오도니안 정말 그러네요. 누가 그랬다지요, 셰익스피어는 1천 개의 마음을 가졌다고…
판단보다 이해가 우선이었을 것 같다는 말씀이 와닿네요.

borumis
오, 그런 긍정적인 시선으로도 이중 의식을 바라볼 수 있군요!
저는 어제 남편과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뼈때리는 명대사를 듣고 셰익스피어의 명예에 대한 욕구나 이중의식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가진 앙꼬가 작아질수록 엄마의 자랑이 늘어갔다. 엄마는 그렇게 마음을 지켰던 것 같다."
이중의식은 주로 억압받고 지배받는 사회계층이 느끼는 부족한 결핍을 두 가지 정체성으로나마 메꾸고자 하는 정체성의 심리적 생존방식인 것처럼 느껴졌는데요. 그래서 이중의식을 가진 자들, 지배하는 계층에서는 보기 힘들죠. 가진 것이 부족할 수록, 빼앗긴 것이 많을 수록 더 허세와 자랑은 늘어나고 그렇게라도 마음을 지킨 것일까요?
만약 이중의식이 감정이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면.. 저는 7장에서 셰익스피어를 깔보 던 대학교육받은 snob들이 과연 그의 글을 못 따라갔던 것은 단지 셰익스피어의 재능 때문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은 부족함에 억눌린 삶에 감정이입이나 상상력을 불어넣을 만한 입장이 되기 힘들었겠죠..

오도니안
아무래도 인생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복잡한 의식을 가질 필요성이 적겠죠.
하지만 인생에는 궁극적인 의미가 없다는 것과 인생은 의미로 가득하다는 것을 함께 인정해야 하는 것도 이중의식의 한 예가 아닐까요? 어느 한쪽만 이야기하는 사람은 공감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이중의식이라는 것이 잘 활용하면 편리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향팔
와 @오도니안 님 말씀이 꼭 셰익스피어 같아요. 인생에는 의미가 없다, 이건 맥베스가 생각나고 제 생각도 이쪽에 더 가깝지만… 또 한편 인생은 의미로 가득하다, 이 또한 인정하고 그렇게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겠죠.

오도니안
멕베스 대사 멋있죠. 지독한 염세주의가 은근 위안이 돼요.
죽느냐 사느냐 맨날 고민하는 햄릿이 행동파 포틴브라스한테 왕권을 넘겨주는 장면이랑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장맥주
@연해 후덜덜... 빨리 쓸게요! ^^

오구오구
9장 시작:
1200년경 영국에서 특별한 위기나 공식적 이유없이 유대인들 추방
영국은 중세 기독교 국가 중 처음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유대인을 추방
윌공의 시대에 영국에 유대인이 거의 없고, 개종한 사람들만 있었음
그럼에도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편견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림

오구오구
“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사람들은 유대인을, 에티오피아인, 터키인, 마녀, 곱사등이, 그리고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유용한 개념적 도구로 받아들였다. 이 인물들은 모두 공포와 경멸을 자아내는 형상이 었으며,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빠르고 쉽게 파악되는 내적 지향성, 명확한 경계성, 한정적인 기준 범주를 제공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48,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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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엘리자베스 시대는 반유대주의와 외국인혐오가 빈번했음

오구오구
“ 여기에는 타자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특정한 능력이 발휘된다. "만약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유대인이고. '와 그 외 충동적이고 거침없이 내뱉어지는 유대인 비하의 순간들로 셰익스피어 의 작품 속에 불편하게 들어가 있는, 경멸과 모욕의 대상이 된 어떤 인간성을 알아보는 능력 말이다. 당연히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무 심한 비하의 순간들이 유대인이나 다른 이방인에 대한 극작가의 신 중한 의견의 표현이라고 볼 수는 없고, 그런 순간들 또한 그 말을 내 별는 인품들에 대해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줄 만큼 충분히 가성이 부여되거나 상세하게 기술되지도 않았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57,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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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말로:
1593년 넷퍼드에서 프라이저와의 싸움 중 눈에 검상을 입고 사망
공식적으로는 계산서 관련 다툼이었으나, 연구에 따르면 정부 첩보 활동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확인
월싱엄 경의 비밀요원으로 활동, 위험을 즐기는 성향, 동성애적 성향, 종교적 자유사상
비관습적인 삶을 살았음

오구오구
“ 경쟁자의 죽음보다도 오래 지속된 개인적인 경쟁심을 넘어서서, 그리고 같은 관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 극단 간의 상업 적인 경쟁을 넘어서서, 말로와 셰익스피어 사 이에는 연극 자체의 본 성에 대한 불일치가 있었는데, 이는 곧 인간의 상상력과 인간 가치에 대한 미학적 관점의 차이이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말로가 보여 주 는 예술에 탄성과 경이로움이 있음을 이해했다.(이에 대해 「좋으실 대로에서는 그저 경쟁자에게 헌사를 바치는 것 이상의 더 많은 증거들이 드러 난다) 하지만 그는 말로의 언어나 상상력의 어떤 부분에는 꽤 깊이 반감을 품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셰익스피어는 이 차이에 대해서 그 어떤 논의나 진술도 따로 남기지 않았으며, 다른 작가의 예술론에 대한 그의 반응은 오직 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 속에서만 드러난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6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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