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런 긍정적인 시선으로도 이중 의식을 바라볼 수 있군요!
저는 어제 남편과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뼈때리는 명대사를 듣고 셰익스피어의 명예에 대한 욕구나 이중의식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가진 앙꼬가 작아질수록 엄마의 자랑이 늘어갔다. 엄마는 그렇게 마음을 지켰던 것 같다."
이중의식은 주로 억압받고 지배받는 사회계층이 느끼는 부족한 결핍을 두 가지 정체성으로나마 메꾸고자 하는 정체성의 심리적 생존방식인 것처럼 느껴졌는데요. 그래서 이중의식을 가진 자들, 지배하는 계층에서는 보기 힘들죠. 가진 것이 부족할 수록, 빼앗긴 것이 많을 수록 더 허세와 자랑은 늘어나고 그렇게라도 마음을 지킨 것일까요?
만약 이중의식이 감정이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면.. 저는 7장에서 셰익스피어를 깔보던 대학교육받은 snob들이 과연 그의 글을 못 따라갔던 것은 단지 셰익스피어의 재능 때문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은 부족함에 억눌린 삶에 감정이입이나 상상력을 불어넣을 만한 입장이 되기 힘들었겠죠..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borumis

오도니안
아무래도 인생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복잡한 의식을 가질 필요성이 적겠죠.
하지만 인생에는 궁극적인 의미가 없다는 것과 인생은 의미로 가득하다는 것을 함께 인정해야 하는 것도 이중의식의 한 예가 아닐까요? 어느 한쪽만 이야기하는 사람은 공감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이중의식이라는 것이 잘 활용하면 편리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향팔
와 @오도니안 님 말씀이 꼭 셰익스피어 같아요. 인생에는 의미가 없다, 이건 맥베스가 생각나고 제 생각도 이쪽에 더 가깝지만… 또 한편 인생은 의미로 가득하다, 이 또한 인정하고 그렇게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겠죠.

오도니안
멕베스 대사 멋있죠. 지독한 염세주의가 은근 위안이 돼요.
죽느냐 사느냐 맨날 고민하는 햄릿이 행동파 포틴브라스한테 왕권을 넘겨주는 장면이랑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장맥주
@연해 후덜덜... 빨리 쓸게요! ^^

오구오구
9장 시작:
1200년경 영국에서 특별한 위기나 공식적 이유없이 유대인들 추방
영국은 중세 기독교 국가 중 처음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유대인을 추방
윌공의 시대에 영국에 유대인이 거의 없고, 개종한 사람들만 있었음
그럼에도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편견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림

오구오구
“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사람들은 유대인을, 에티오피아인, 터키인, 마녀, 곱사등이, 그리고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유용한 개념적 도구로 받아들였다. 이 인물들은 모두 공포와 경멸을 자아내는 형상이 었으며,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빠르고 쉽게 파악되는 내적 지향성, 명확한 경계성, 한정적인 기준 범주를 제공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48,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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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엘리자베스 시대는 반유대주의와 외국인혐오가 빈번했음

오구오구
“ 여기에는 타자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특정한 능력이 발휘된다. "만약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유대인이고. '와 그 외 충동적이고 거침없이 내뱉어지는 유대인 비하의 순간들로 셰익스피어 의 작품 속에 불편하게 들어가 있는, 경멸과 모욕의 대상이 된 어떤 인간성을 알아보는 능력 말이다. 당연히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무 심한 비하의 순간들이 유대인이나 다른 이방인에 대한 극작가의 신 중한 의견의 표현이라고 볼 수는 없고, 그런 순간들 또한 그 말을 내 별는 인품들에 대해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줄 만큼 충분히 가성이 부여되거나 상세하게 기술되지도 않았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57,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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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말로:
1593년 넷퍼드에서 프라이저와의 싸움 중 눈에 검상을 입고 사망
공식적으로는 계산서 관련 다툼이었으나, 연구에 따르면 정부 첩보 활동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확인
월싱엄 경의 비밀요원으로 활동, 위험을 즐기는 성향, 동성애적 성향, 종교적 자유사상
비관습적인 삶을 살았음

오구오구
“ 경쟁자의 죽음보다도 오래 지속된 개인적인 경쟁심을 넘어서서, 그리고 같은 관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 극단 간의 상업 적인 경쟁을 넘어서서, 말로와 셰익스피어 사이에는 연극 자체의 본 성에 대한 불일치가 있었는데, 이는 곧 인간의 상상력과 인간 가치에 대한 미학적 관점의 차이이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말로가 보여 주 는 예술에 탄성과 경이로움이 있음을 이해했다.(이에 대해 「좋으실 대로에서는 그저 경쟁자에게 헌사를 바치는 것 이상의 더 많은 증거들이 드러 난다) 하지만 그는 말로의 언어나 상상력의 어떤 부분에는 꽤 깊이 반감을 품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셰익스피어는 이 차이에 대해서 그 어떤 논의나 진술도 따로 남기지 않았으며, 다른 작가의 예술론에 대한 그의 반응은 오직 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 속에서만 드러난다. ”
『세계를 향 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6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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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의 창작배경에 로드리고 로페스 사건이 연관되었을 가능성.

연해
“ 그는 그들의 문학 논쟁에 끼어들지 않았으며, 그들의 시끌벅적한 작은 사회 바깥쪽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용히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바로 이 셰익스피어는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그의 극단 업무를 돌보게 되고, 거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실하고 꾸준한 집필 활동을 하면서(그의 작품들이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다는 것을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돈을 모으고 또 유지했고, 감옥에 투옥되거나 거친 법정 공방을 겪는 일도 한 번 없었으며, 농경지와 런던의 부동산에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 아주 좋은 저택을 사 두고, 그리고 40대 후반에 은퇴하여 그곳으로 돌아간 사람이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장. 무대를 흔들다,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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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오, 7장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주변 악동(?)들의 만행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자신의 작품관을 형성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네요. 버스에서 신나게 읽다가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친 건 안 비밀 입니다.

borumis
에고 연해님~ 저도 그래서 지하철에서 책읽을 때 알람을 맞춰놓고 읽어요 ㅋㅋㅋ

연해
오, 역시 꼼꼼한 @borumis 님. 알람까지! 저도 그 꿀팁을 잘 배워가겠습니다. 신기한 건요. 버스타고 출근하다가 잠드는 경우가 종종 있 는데, 하차할 정류장 근처만 가면 기가 막히게 눈이 딱 떠지거든요? 근데 책은 안 그런가 봐요. 이제 곧 도착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면 이미 지나쳐 있... 덕분에 오늘도 출근길 산책이 길어졌습니다(허허허).

borumis
종점에 거의 다 와서 사람들이 뜨문뜨문 앉아있을 때에 가서야 확 놀라서 내린 적이 많아서;; 이젠 아예 각잡고 읽기 시작하면 알람을 맞추게 되었어요;;ㅋ

오구오구
윌공님 살던 시대 주요 인물들, 같이 보니 더 재밌어요~

연해
그러니까요. 실화인데 소설 같고, 윌 공의 삶은 어쩜 이리 변화무쌍한지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 긴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니다 싶은 건 또 확실하게 자르고 있는 것 같아서 시원시원하기도 하고요.

향팔
7장도 정말 재미있네요. 페이지가 정신없이 훌렁훌렁 넘어가서 일부러 차근히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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