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이 부분을 읽는데 바르도의 링컨이 떠오르네요 ㅎㅎ JYP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했던?? 맞나요?
바르도의 링컨2017년 맨부커상 수상작.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워싱턴 포스트」 「USA 투데이」 「뉴욕 타임스」 NPR 선정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작품이다. 링컨 대통령이 어린 아들을 잃은 후 무덤에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안고 오열했다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이러한 선포와 함께 다마스쿠스의 죄 없는 처녀들을 모두 몰살시키면서 그는 자신이 정복한 이집트 왕의 딸인 신성한 제노크레이트를 신부로 맞아들인다. 그러고 나서 충격적이게도 정말 터무니없이 연극은 그렇게 끝난다. 관객은 자신들이 살아오는 내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으며 소중히 지켜야 할 가치로 여긴 그 모든 윤리관을 거침없이 짓밟아 버린 이 탬벌레인에게,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장 도시 근교의 삶,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제가 얼마 전에 모파상의 소설을 하나 읽었는데 탬벌레인을 보면서 셰익스피어가 느꼈을 법한 감정을 느꼈어요. 책 표지에 주인공이 상당히 부도덕한데 성공을 거듭하다가, 이제 이런 일까지 벌이니 파멸이 가까왔구나 했더니 성공과 행복의 절정에서 소설이 끝나더라구요. 심지어 피해를 당한 사람도 이 정도 일을 벌이는 사람은 크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인정해주구. 악당이지만 해피엔딩이라 좋긴 했는데, 내 세계관이 자각해 왔던 것보다 협소했었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프랑스 사람들은 영국 사람들이랑 뭔가 좀 다르다 싶기도 하구. 하긴, 칭기스칸과 그 후예들은 수백만의 민간인을 학살했지만 가장 번성한 유전자들을 남겼다고 하죠.
소네트가 이렇게 사사로운 목적으로 사용되는 문학 장르인 줄 몰랐습니다. 8장 읽고서야 알았네요.
셰익스피어는 그의 문화에 존재하던 죽음에 대한 결정적 의례들 이 제자리를 잃고 처참하게 밀려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들의 무덤 가에 서서 엄청난 고통과 함께 이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극장이 그리고 특히나 그의 극적 예술이 -그 자신과,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더 이상 만족스러운 배출구를 찾을 수 없게 된 그 열렬한 감정의 퇴적물을 모두 쏟아 버릴 수 있는 곳이라고 믿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55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종교 개혁은 그에게 놀라운 선물 - 한때 풍족하고, 고도로 복잡성을 가졌던 체계가 깨어지고 난 파편 -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이 선물을 정확히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해야 하는지 알았다. 그는 자신이 성취한 세속적인 성공에 무관심하지 않았지만, 수익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셰익스피어는 한때 완전하던 의례들이 모두 깨지고 손상되어 버린 후의 세계에서 (대부분의 우리가 여전히 살아가는 바로 그 세계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느끼는 연민과 혼돈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끌어모았다. 왜냐하면 그 자신도 자기 존재의 핵심에서 그 같은 감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1596년에 아들의 장례식에서 그것을 느꼈고,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예상하면서 다시 한 번 이중으로 배가된 그 감정들을 경험했다. 그는 죽은 자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가장 깊이 표현한 예술 작품으로써 감정에 대답했다. 바로 <햄릿>으로.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55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극작의 중요한 핵심은 풀어야 할 수수께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설명 되지 않는 불투명성(opacity)을 전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 불투명성이야말로 기존의 논리적 설명이 속박• 수납하고 있던 엄청난 양의 극적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셰익스피어는 깨달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562,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는 극작가로서의 경력을 쌓아 오면서 위대한 밀렵꾼의 면모를 보여 왔다. 그는 다른 이들이 미리 점거한 영역에 솜씨 좋게 잠입하여, 원하는 것들을 재빠르게 채취하고, 감시자가 지켜보는 와중에도 그의 코 밑으로 자신이 획득한 포상품을 안고 유유히 빠져나 왔다. 그는 상류층의 문화나 음악이나 몸짓이나 언어들을 장악하여 자신의 지적 재산으로 만드는 일에 특히 능숙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것은 물론 은유일 뿐이다. 젊은 윌이 실제로 밀렵에 연루되었다는 중거는 찾아볼 수 없으니까. 우리가 아는 것은, 그리고 애초에 이 일화를 전설처럼 맴돌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알았던 것은, 그가 권위에 대해 복잡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회적 권위 앞에서 그는 일견 교묘하고 사근사근하며 순종적이나, 미세하게 도전적이기도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는 권위에 대해서 충격적일 만큼 신랄한 비판을 할 수 있었고, 권위가 내포하는 거짓말과 위선과 왜곡을 간파했다. 그는 세속적 힘을 가진 자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세운 그 모든 주장과 입장을 사실상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태평했고, 유머가 넘쳤으며, 부담 없을 만큼 간접적이었고, 미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고 제임스 1세가 즉위하며 "킹스맨 극단"으로 개명 제임스 왕의 강력한 후원이 있었고, 윌공은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하는데, 책이나 예술품보다는 주로 고향 부동산에 투자함
책 중간에 17세기 초반 만들어진 장갑 사진이 나오는데, 세익스피어의 아버지가 장갑 만드는 장인이었다는 이야기가 다시 보이네요. 전 장갑 하면 흔히 보는 가죽 장갑 정도 생각했었거든요. 무언가 안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정확한 앎은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7장 들어갔는데 흥미진진합니다. 이런 거친 세상에서 우리 시골 출신 셰익스피어가 나쁜 친구들한테 물들지 않고 훌륭하게 성공을 거둔 거구나 하는 기특하고 뿌듯한 마음이 드네요.
사회가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고학력자들이라고 하는 현상이 그때도 있었구나 싶구요. 우리나라 근대화 초기의 시인과 작가들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 것 같구.
제임스왕이 1605년에 옥스포드 대학을 방문했을때 대학에서 준비한 연극 모두 실패하였고 이후 그윈이라는 학자가 소극을 준비했는데, 그 극을 제임스왕이 좋아함. 극에 나오는 세명의 소년이 마녀로 분장해 나오고 제임스 왕의 조상인 뱅쿠오에 대한 전설을 언급하며 극찬함. 윌공은 이후 <맥베스>를 통해 세 명의 마녀가 등장해 뱅쿠오의 후손이 왕이될거라 예언하는 부분이 있음. 윌공은 실제 사건에 영감을 얻어 자신의작품을 창작한 것으로 보임 1906년 킹스맨 극단이 맥베스 공연했는데, 당시ㅣ 제임스 왕의 심리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왕의 복잡한 성격 (학문을 좋아하면서도 사냥을 즐기고 장난을 받아주면서도 깊은 공포에 시달림?) 이런 불안과 공포를 연극에 반영. —> 이 전략이 성공하여 킹스맨이 계속 왕실의 후원을 받을 수 있었음 11장의 화약 음모(Gunpowder Plot)사건 오늘날까지도 영국에서는 매년 11월 5일 "가이 포크스의 날"(Bonfire Night)을 기념하며 불꽃놀이와 모닥불로 이 사건을 기억합니다. "Remember, remember, the 5th of November"라는 유명한 동요도 이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by Clude) 왕의 암살계획이 드러나서 처형되고 하는 것은 지금으로치면 내란사건일텐데... 그런 정치적 격변기에 윌공은 제임스왕을 위로하는 극을 만들어 성공했고 그게 멕베스의 배경이라는 거네요 그래서 11장 제목이 "왕에게 마법걸기" 인가봐요
셰익스피어는 당대의 시사 현안과 연결될 수 있는 미세한 암시들을 극 중에 심어 놓았으며, 일례로 그중 가장 잘 알려진 농담이 대사 속에서 뛰어나왔을 때 연극을 관람하던 관객들 사이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소리가 파도처럼 번져 나갔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셰익스피어는 병든 소나, 손상된 곡식이나, 오랫동안 앓다가 죽어가는 아이들이 생겨 날 경우에 이러한 불행의 원흉으로 이웃이 행하는 악의적 마술을 탓 하는 경우를 아마 직접적으로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재앙들의 원인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었지만, 주로 예기치 못한 불행 -난폭한 폭풍, 원인 불명의 소모적인 병들, 근거를 설명할 수 없 는 발기 부전 -이 닥치면, 사람들은 거리 끝 돼지우리 같은 집에 사는 가난하고 추하고 무방비한 노파를 탓하며 위협적으로 투덜대기 일쑤였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56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제임스 왕은 <악마연구>를 출간 - 마녀들이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닌 왕국 전체를 위협한다 - 악마가 특히 왕족을 노린다고 믿음 - 악마의 계략은 "반은 진실, 반은 거짓"이라 더 현혹적이라고 생각 - 악마가 마녀들에게 제공하는 도구: 모호한 예언, 유혹적인 쾌락, 실체 없는 환영 윌공은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제임스의 내면을 파악한 후 그 내용을 <맥베스>에 반영... 이래서 천재라고 하나봐요. 시대 뿐 아니라 통치자의 마음을 꿰뚫는 혜안이 있었네요...
세간에 떠도는 모든 일화에서는 공통적으로, 무언가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틀어진다. 셰익스피어는 붙잡혔고 자신이 적당하다고 느끼는 수준보다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아마 법적으로 허락되는 범위를 벗어났을 것이다.) 그가 신랄한 발라드를 지어 이에 대응했다고 전해지는데, 이 발라드의 모든 버전은 예상대로 그저 그런 수준이며 그 어떤 판본도 셰익스피어의 실제 시구들에 버금갈 만큼 시적인 홍미나 신뢰성을 주지 않는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오히려 흥미로운 것은 "어떤 이가 잘못 말하듯, 누추하게 시든 것이 루시라면/ 그러면 그 어떤 일이 벌어지든 루시는 누차 시들지." 등 셰익스피어가 루시 경의 성격이나 아내의 정절을 공격하는 내용으로 모욕적인 글을 써서 이 가혹한 대접에 대응했다는 의견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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