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김삿갓과 비슷한 일화들이 셰익스피어에게도 많이 따라다니나 봅니다. ^^
11장: 『말레우스 말레피카룸』(마녀의 망치)과 같은 마녀 사냥 지침서가 있었던 시절임. 레지널드 스콧: 이러한 미신적 믿음에 대해 『마녀와 그 마술의 발견』이라는 책을 1584년에 출간 - 마녀 재판에 대한 비판적 관점 - 스콧은 시인들이 마녀에 대한 환상을 퍼뜨린 주범이라고 주장 - 제임스 왕은 영국 왕위에 오른 후 이 책을 불태우라고 명령 -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이 책을 읽었던 것으로 보임 - 킹스멘 극단은 오히려 대중의 마녀에 대한 공포와 관심을 상업적으로 활용함
셰익스피어의 극장은 관례적인 설명들이 흩어 지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환상과 육체가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피적이고 모호한 공간이다. 예술에 대한 그의 이러한 인식은, 길리스 던케인의 자리를 대신하여 왕의 경이로운 시선 앞에서 극적으로 연출된 마녀의 세계를 공연한다는 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말해 준다. 「맥베스」를 관람한 왕의 반응이 어땠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 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셰익스피어의 킹스멘 극단은 왕의 직속 제1극단의 위치에서 결코 밀려나는 일이 없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1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책을 읽고 나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네요. 왠지 실망할 거 같은 느낌이지만 한번 봐야겠어요.
개인적으로 전 좀 실망했어요..^^;; 심지어 여우주연상 후보에 대한 불신이..;;
또한 어쩌면 그에게 내재되어 있는 도덕적 보수주의 같은 것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의 보수적 관점은 『헨리 6세』 3부작에서도 드러나는데, 전통적인 충고와 교훈을 재확인하는 이러한 지점에 대하여 말로는 『탬벌레인』에서 대담하게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보수성은 셰익스피어 자신 역시 혼란스럽고 무절제한 삶에 전적으로 투신하기를 거절한 점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장 무대를 흔들다,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팔스타프를 내치는 헨리5세가 어쩌면 셰익스피어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바로 이 셰익스피어는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그의 극단 업무를 돌보게 되고, 거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실하고 꾸준한 집필 활동을 하면서(그의 작품들이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돈을 모으고 또 유지했고, 감옥에 투옥되거나 거친 법정 공방을 겪는 일도 한 번 없었으며, 농경지와 런던의 부동산에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 아주 좋은 저택을 사 두고, 그리고 40대 후반에 은퇴하여 그곳으로 돌아간 사람이었다. 이렇듯 야무진 생활 양식은 갑자기 혹은 뒤늦게 발현된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스트랫퍼드를 벗어나 런던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겪은 격동의 혼란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 셰익스피어는 이러한 삶의 자세를 서서히 확립해 나갔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장 무대를 흔들다,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왜 이렇게 우리 셰익스피어가 기특하고 장한 느낌이 들까요. 왠지 영국적이라는 느낌도 들구요. 프랑스 소설은 화려하면서도 방탕하고, 러시아 소설은 깊은 겨울밤 같은 느낌인데, 영국 소설은 어딘가 농촌 마을 같은 분위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대도시 배경이라 하더라도 농촌 사람들이 올라와 힘든 도시생활을 하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든달까. 몇 편의 소설만 읽어 보고 하는 얘기라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지 모르겠어요.
9장을 읽었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의 최대 빌런 샤일록의 인물적 배경을 엘리자베스 1세의 암살미수 사건과 연결시켜 그 주모자로 처형된 로페스와 연관시킨 내용이었습니다. 로페스가 국가 반역죄로 처형(교수형인지 참수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할 때 외쳤던 그의 마지막 진심(?)에 대해 현장에 있었던 군중이 웃음으로 대응한 이유는 개신교 여왕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악한 카톨릭교도가 보낸 첩자인 동시에 유대인이었다는 프레임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로페스는 공식적으로 개신교를 주장하고 그렇게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피가 흐르는 그가 재판장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정해진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리의 주인공 윌은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서 그의 가장 큰 경쟁자의 작품인 "몰타의 유대인"을 빌려오되 자신만의 재능을 펼친 작품 '베니스의 상인'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여기서 그는 사악한 유대인, 샤일록의 낙담과 실패에서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길 원했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작품에 반영했다는 점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아울러 앞에서 잠깐 살펴봤지만 윌이 이중의식의 대가였다는 것이 이 작품에도 반영되었는데, 그것은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느끼는 재미가, 다른 한편으로는 극심한 불편을 주는 감상으로 남게 했다는 점이 그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한 사건에 대해 이중적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은... 음.. 뭐랄까.. 약간 '단짠의 맛'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솔티드 카라멜 초콜릿, 우유소금 아이스크림 같고, 때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로이스 초콜릿을 함께 먹는 맛이라고 할까요? 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네요.. ^^
앗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짠이군요.. 아메리카노에 로이스 초콜릿이라니.. 롱기누스님 배우신 분!! 그러고보니.. 항상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보면 맥베스도 그렇고 전 빌런에게 끌리는지.. 민초파처럼 단짠파가 있는 듯해요..(저 말고 다른 가족은 다 단짠 맛을 못참는;;) 코메디도 코메디만으로 단순히 웃음을 이끌어내지 않고 관객들의 웃음 자체에서 불편함을 이중적으로 자아내는 셰익스피어는 내면도 작품세계도 참 복잡다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전 작가가 감당 못하는 캐릭터 얘기했던 것 같은데 머큐시오가 너무 날뛰어서 결국 죽였다는 설도 재미있네요. 포와로나 셜록홈즈처럼 작품을 뛰어넘는 캐릭터들이 있죠..ㅎㅎ
@borumis 앗! 같은 취향을 가지신 분을 여기서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
로이스는 비싸서 전 코스트코의 부샤드 씨솔트 초콜릿을 애용합니다.ㅋ
어머나, 이중적 느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주시니 ㅋㅋ 또 이해가 잘 가네요. 앞에서는 ambivalence 라는 감정인가 생각했거든요. 근데 사전에는 양가감정에 대해 the state of having mixed feelings or contradictory ideas about something or someone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단짠의 개념으로 생각해봐도 이중의식과 양가감정은 공통의 성분이 있는거 같기는 하네요. 초콜릿 이야기가 나오니 ㅋㅋ 제가 냉장고에 숨겨두고 혼자 아껴먹는, 저의 초콜렛 ... 자랑하고 갑니다 ㅎ
아흐.. 찐한 아메리카노가 땡기네요..
좋네요! ㅎㅎ
냉장고에 숨겨두고 혼자 아껴드신다는 말씀이 너무 귀여우세요. 전에 <효리네 민박>이라는 예능을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거기서 아이유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초콜릿을 야금야금 베어먹고, 남은 건 포장지로 잘 싸뒀다가 다음 날 또 먹곤 하던데. 그 모습이 다람쥐 같아서 정말 귀여웠거든요. 문득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작고 소중한 당 충천).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늘 조심스러운데요. 어머님도 수술 무사히 잘 받으시고 쾌차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제 친구도 얼마 전에 암 진단을 받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아직 30대 중반인데, 벌써 항암치료를...
그가 다리 위를 거닐면서 보았을 이 잘린 머리들은 「헨리 6세」2부의 케이드 장면을 묘사할 때뿐 아니라, 그 외에도 그의 상상력에 분명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만약 그가 랭커셔에서 위힘에 처할 뻔한 몇 달을 보낸 적이 있다면, 셰익스피어는 이미 위험에 대해서, 그리고 신중, 은폐, 허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력한 교훈을 체득한 상태였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교훈들은 이후 스트랫퍼드에서도 상황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음모, 암살, 그리고 외세 침략의 소문이 퍼짐에 따라 다시 한 번 강화되었다. 하지만 이 다리 위에 효수된 머리들의 풍경이야말로 가장 눈을 뗄수 없는 경고와 지침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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